한발 앞서 찾아온 봄철 진미(珍味) 꽃게
알과 살이 오동통, 달달한 암꽃게에 물 만난 입맛!
수온상승으로 예년보다 출하시기 빨라지고 어획량도 풍부
파닥파닥 꽃게 철이 다가왔다. 꽃게 마니아들 사이에는 봄에 암꽃게를 먹지 않으면 일 년을 헛 보낸 것이라고 할 만큼 알과 살이 통통히 오른 요즘. 예년에 비해 일찍 찾아온 꽃게로 수산시장이 분주하다. 싱싱한 꽃게를 골라 맛있게 먹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봄에는 알과 살이 통통한 암꽃게
계절 마다 꼭 먹어줘야 하는 음식이 있다. 봄철 수산물 중 으뜸은 꽃게. 4월과 9월, 1년 중 두 번 제철을 맞는 꽃게는 가을에는 살이 오른 숫꽃게가, 봄철에는 알이 가득 찬 암꽃게가 유명하다. 특히 4월초에서 6월 금어기 전까지 두어 달만 맛볼 수 있는 제철 암꽃게는 산란전이라 알은 물론이거니와 내장 맛도 일품이어서 찜이나 탕으로 먹기에 좋다. 밥도둑이라 불리는 간장게장도 이맘때 꽃게로 담아야 제 맛이다.
제철 꽃게는 짭조름하면서도 달달한 맛이 일품이지만 영양 면에서도 뒤지지 않는다. 꽃게에는 필수아미노산과 칼슘이 함유되어있어 성장기 아이들의 두뇌활동을 촉진시키고 고단백 저지방식품으로 성인들에게도 좋은 음식이다. 특히 다량 함유된 타우린은 노화방지에도 좋고 눈과 시력을 좋게 한다고 하니 맛으로 먹으면서 건강도 챙길 수 있는 일석이조의 식품이다.
가락시장 청해수산의 권주산 사장은 “올해는 유난히 따뜻한 날씨로 예년보다 수온이 높아져서 어획량도 늘고 출하시기도 빨라졌다”며 “본격적으로 출하량이 늘어나는 5월이 되면 가격이 조금 내려가긴 하지만 암꽃게는 가격변동이 크지 않기 때문에 4~5월이면 어느 때든 좋다”고 한다. 톱밥 게는 종류도 다르고 오래 살아있게 하기 위해 처리한 것이라 싱싱한 게를 원한다면 톱밥에 담아있는 것 보다는 망에 담아 경매가 이루어져 물에 담겨있는 것이 살이 더 많다는 귀띔도 잊지 않는다. 가락시장에서는 암꽃게 기준 1kg에 3만8천원~4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싱싱한 꽃게, 깐깐하게 고르기
대형마트나 어시장에는 이미 많은 양의 꽃게가 판매되고 있다. 싱싱한 꽃게의 달달함을 맛보려면 가족 나들이 겸 소래포구나 인천어시장으로 나서보는 것도 좋다. 시끌벅적한 어시장의 분위기도 좋고 막 잡아 올린 꽃게를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어 마트 장보기에 익숙한 도시인들에게는 색다른 재미까지 더해준다. 주변에 시장에서 구입한 꽃게를 바로 쪄서 먹을 수 있는 식당들도 있어 포구주변 볼거리에 먹거리까지 풍성한 주말을 보낼 수 있다. 멀리 이동할 형편이 안 된다면 노량진 수산시장이나 가락시장을 이용해보는 것도 좋다.
꽃게를 살 때는 오전에 일찍 움직여야 막 들어온 활 꽃게를 싱싱할 때 구입할 수 있다.
꽃게를 고를 때는 등딱지 색이 선명한 청록색을 띄고 단단하며 묵직한 것이 좋다. 등딱지를 살짝 눌러보아 단단하지 않은 것은 전날 들어온 것일 수 있으니 주의. 또한 다리가 10개 모두 달려있고 파닥파닥 힘차게 움직일수록 싱싱한 꽃게다. 대부분의 꽃게는 잡자마자 집게다리의 한쪽 집게를 잘라버리는데 꽃게들끼리 싸우다가 서로 다리를 잘라버리기 때문. 요즘 많이 팔리고 있는 꽃게는 암꽃게로 배 부분을 보았을 때 배꼽이 넓으면 암게, 좁은 것이 숫게다. 암게는 배가 희고 배, 등딱지 끝의 뾰족한 부분이 붉은빛이 돌 정도로 알이 꽉 찬 것을 고른다. 봄철의 암꽃게는 알도 좋지만 산란전이라 내장이 풍부해 등딱지에 장이 많이 들어있기 때문에 싱싱한 것을 고를수록 고소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알과 살이 많이 찰수록 들었을 때 묵직한 느낌이 든다.
꽃게 찜을 맛있게 먹는 방법
봄철 알이 꽉 찬 암꽃게는 탕으로 끓이거나 간장게장을 담아먹어도 좋지만 꽃게 본연의 맛을 즐기려면 찜으로 먹는 것이 가장 좋다. 제절에 먹는 꽃게 찜은 대게 못지않게 가격대비 맛도 양도 실하다. 살아있는 꽃게를 배 부분을 솔로 문질러 씻은 다음 등딱지가 아래로 가게 찜통에 넣고 물이 끓기 시작하면 중불로 줄여 20여분 찐다. 등딱지가 반드시 아래로 가도록 넣어야 찌는 동안 국물이 흘러내리지 않고 껍질에 고이게 된다. 5분정도 뚜껑을 덮은 상태로 뜸을 들인 다음 등딱지와 아가미를 잘라내고 4등분하면 살을 발라먹기에 편리하다. 잘라낸 등딱지에는 내장과 국물, 알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따뜻한 밥과 참기름을 넣어 비벼먹으면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검푸른 내장 색깔 때문에 질색을 하는 아이들도 그릇이 아닌 게 껍질에 직접 비벼먹는 재미에 고소한 맛을 알게 되니 편식하는 입맛까지 바꿔놓는 효과가 있다.
탕으로 끓인다면 흔하게 먹던 빨간 꽃게탕보다는 된장 꽃게탕을 끓여보는 것은 어떨까? 찬물에 된장을 풀고 생강과 대파 꽃게를 넣고 끓이면 된장의 구수함에 꽃게의 단맛, 생강의 고유한 맛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맛을 낸다. 자주 먹던 꽃게탕과는 다른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국물은 꽃게가 짭짤하기 때문에 조금 싱거운 정도로 간을 맞추고 국이 다 끓고 나면 마지막에 간을 맞추는 것이 좋다.
이은경 리포터 hiallday7@naver.com
<꽃게 손질과 저장 Tip>
- 꽃게 손질에는 칼보다는 가위가 편리하다.
- 살아있는 꽃게를 저장할 때는 자르지 않고 통으로 냉동시킨다.
- 조금씩 꺼내먹기 편하게 냉동할 때는 4조각으로 잘라서 보관한다.
- 간장게장은 간장과 게를 따로 분리해서 얼려야 맛이 변하지 않는다.
- 배딱지, 등껍질, 아가미 순으로 떼어내고 절반을 자른 뒤 몸통에 가위를 넣어 가위집을 넣은 다음 잘라주면 속살이 빠져나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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