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을 준비하는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수학을 가르치면서 느끼는 가장 안타까운 점은 본인의 수학 점수가 아무리 공부를 해도 올라가지 않는다고 하소연 하는 친구들이 점점 늘어 간다는 것이다.
특히나, 중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자사고 특목고에 입학한 학생들 중에서 다른 과목에서는 만족할 만한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수학에서만은 마음대로 안 된다며 본인을 찾아오는 학생과 상담할 때마다 무언가 특별한 문제점이 공통적으로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면, 내가 예전에 가르쳤던 학생 한명을 예로 들어보면서 문제점이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겠다.
- 엄친아의 안타까운 사정
이 학생은 국제중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자사고에 다녔던 엄친아로, TOFEL은 예전에 115점을 넘어섰고 , 각 종 토론대회, 교내 수상 실적 등 보기 드문 스펙을 갖춘 학생이었다. 다만 수능 모의고사 등급은 1.8등급으로 우수한 편이기는 하지만 이 학생의 스펙에 비한다면 어딘가 약간 허전한 느낌이 드는 등급을 받았다.
보통 대다수의 중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생각하기에는 이 모의고사 평균 1.8 등급이 무엇이 문제일까 생각하겠지만, 학원 전문가라고 한다면 어디엔가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왜냐하면 평균 1.8등급 이라는 것은 모의고사 과목 중 어느 하나에서 2등급을 맞았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중학교 때 과도한 선행을 했던 수학이 바로 문제의 2등급 과목이다.
이 학생의 안타까운 하소연을 있는 그대로 옮기자면.
“ 아! 쌤~~ 아무래도 제가 수학 공부를 잘 못 한건가요? 남들 다 하는 것처럼 초딩 때는 사고력 학원 열심히 다녔고, 중딩 때는 무조건 고딩 선행 다 해 놔야 살아남는다고 진짜 선행 열심히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까 중딩 때 심화문제를 많이 풀어보고 고딩 과정으로 넘어 왔어야 했던 거 같아요!!....... 수학 잘하는 친구 이야기 들어보니까 저 처럼 무식하게 선행 한 애가 없더라구요..... 저 어떻게 해야 되요????”
당시 고3이던 이 학생에게 해 줄 수 있는 말은 안타깝게도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자신이 정리 해놓은 개념 노트와 오답 노트를 반복하여 보면서 최대한 실수를 줄이라는 것뿐 이었다.
- 진정한 수학 실력이란?
이 학생의 경우처럼 많은 중학생들과 학부모들은 고등학교 과정까지의 선행으로 중등 과정 수학이 자연스럽게 해결 될 것으로 생각한다. 다르게 말하자면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중등 수학 과정을 우습게 보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까지의 제 경험으로 본다면 이는 절대적으로 틀린 생각인 것이다.
수학에서의 실력은 결국 심화 문제에 대한 능력으로 평가할 수 있는데, 심화문제는 여러 단원에 걸친 다양한 개념을 활용하여 연결고리를 찾아내야만 문제를 풀 수 있는 일종의 퍼즐 같은 성격이 있기 때문에 단순히 선행을 빨리 또 많이 한다고 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전 자사고 특목고가 입학 시험을 통해 학생을 선발 하였을 때를 보더라도, 입학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심화 문제 풀이 과정을 통해 깊이 있는 공부를 한 학생들이 자사고 특목고에 진학해서도 계속 좋은 성적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 당시 입시를 준비하면서 다루었던 수학은 약간의 고등 선행과 중등 수준에서 다룰 수 있는 다양한 깊이의 심화 문제였다.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 고등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은 진도는 따라 가겠지만, 실력을 따라가는 것은 불가능 하다. 이런 실력은 중학교 3학년 내내 다양한 심화문제를 풀어보는데 시간을 투자해야만 비로소 생기는 것이다.
입버릇처럼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말씀드리지만 ‘선행이 필요 없다’가 아니라 ‘과도한 선행이 필요 없다’는 것이다. ‘적당한 선행’과 ‘깊이 있는 심화’가 실력을 만드는 것이고, 결국에는 고등학교 내신과 수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자기 학년의 심화 문제에 어려움을 느끼면서도 가방에 정석을 가득 넣고 다니는 학생 보다는 자기 학년에 맞는 깊이 있는 공부를 하고 있는 학생이 대입이라는 긴 마라톤에서 한 발자국 앞서고 있다고 보아야 하는 것이다.
박일정 소장
마테바움 융합수학 인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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