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갑오년 새해가 밝았다. 크고 작은 사건들로 도무지 종잡을 수 없었던 2013년은 드라마보다 절절하고 영화보다 흥미진진했다. 개그프로그램보다 기막힌 뉴스에 헛웃음을 날리기도 했다. 때로는 기뻤고, 대부분은 암울했던 한 해를 보내며 서민들의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 단단해졌다. 그리고 맞이하는 2014년. 천안 아산에는 어떤 일들이 있을까. 2014년 천안 아산의 한 해를 설명해줄 대표 키워드를 모으고, 그에 대한 기획을 4주에 걸쳐 진행한다. <편집자 주>
■ 고교평준화 =
천안의 2014년은 고교평준화 시행 결정과 함께 시작됐다. 지난해 12월 17일 충남도교육청은 ‘2016학년도 천안지역 고교평준화 도입’에 대해 여론조사 73.8% 찬성으로 시행을 확정했다. 1995년 고교평준화 해제 후 20년만의 큰 변화다.
고교평준화는 현재 중학교 1학년이 고등학교에 들어가는 2016년부터 시행된다. 충남교육청은 곧 천안지역 고교평준화를 실시하기 위한 로드맵을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다.
20년만의 큰 변화인 만큼 시행에 앞서 탄탄한 준비가 중요하다. 비선호학교에 대한 부분, 통학거리와 학구설정, 추첨 배정 방식 등 결정해야 할 과제가 많다. 통학거리가 멀어 이번 평준화 대상에서 제외된 성환고 목천고, 특성화고인 천안제일고 등을 어떻게 지원할 지에 대한 계획도 세워져야 한다.
천안지역 고교평준화는 올해 충남 타 시 도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천안고교평준화 시민연대 이상명 사무국장은 “천안지역 고교평준화 시행 결정 이후 아산 공주 등에서도 평준화 논의가 조금씩 진행되는 것으로 안다”며 “천안에서의 안착 여부에 따라 타 시?도의 평준화도 순차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6.4 지방선거 =
6월 4일 지방선거가 치러진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치러지는 전국단위 선거다. 6?4 지방선거에서는 광역단체장 17명, 기초단체장 226명, 광역의원 761명(세종시의원 13명 별도), 기초의원 2888명, 시도교육감 17명을 동시에 선출한다. 우리 지역에서도 벌써부터 선거열풍이 거세다.
가장 큰 관심사는 삼선을 거친 성무용 천안시장의 자리를 누가 이을 것인가 여부다. 새누리당은 이정원 전 천안시의장, 최민기 천안시의장 등이 뜻을 보이고 있다. 박찬우 안전행정부 제1차관의 경우 현직 공무원이라 조심스런 입장이지만 곧 출마를 공식화 하지 않겠느냐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민주당은 구본영 천안시정발전연구센터 이사장, 이규희 ‘멋진천안 만들기’ 대표, 장기수 천안시의원 등이 출마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장기수 천안시의원은 지난해 12월 26일 천안시장 출마기자회견을 갖고 시장출마를 공식화 했다.
아산시도 후보군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현직 시장인 복기왕 아산시장, 충남내일포럼 집행위원인 권현종 박사(아산내일포럼 대표)가 출마 의지를 피력한 가운데 새누리당은 이교식 아산시정연구원장, 이상욱 아산희망포럼 대표 등이 거론된다.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재선도 초미의 관심사다. 현재까지 안 도지사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지키고 있다. 이에 전용학 전 한국조폐공사 사장, 농어촌공사 사장을 지낸 홍문표 의원, 이명수 의원 등의 출마가 예측되고 있다. 성무용 천안시장도 지난해 12월 14일 출판기념회를 열고 사실상 출마를 선언했다.
■ 일.가정 균형 =
2013년 기준 대한민국 출산율은 1.24명으로 세계 224개국 중 219위를 차지한다. 2001년에 출산율 1.3명을 기록한 이후 2011년까지 1.3명 이하의 초저출산 사회가 지속되고 있다. 통계청은 2018년부터 인구 감소를 예측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대두되고 있다. 천안시의 경우 저출산의 심각성을 미리 인지해 2011~2015년 저출산 대책 중장기 계획을 시행, 2011년도 기준 전국 합계 출산률보다 높은 1.45명을 기록했다. 더 나아가 직장맘지원센터 설립, 남성의 육아참여를 홍보하는 ‘찾아가는 직장교육’ 운영 등을 통해 일.가정 균형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저출산 위기 극복과 일.가정 균형 정책은 올해 더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천안시 여성가족과 주미응 저출산대책팀장은 “일.가정 균형이 구호로 그치지 않으려면 사업체 내규를 컨설팅 해야 한다”며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일과 직장을 양립할 수 있는 회사 분위기를 만들고 전 사회적으로 확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주 팀장은 “2014년에는 가족친화 기업 10여곳을 선정, 시범사업을 실시해 가족친화 기업 인증까지 받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 중산층 붕괴와 불안, 그리고 사회적경제 =
2013년은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씁쓸한 인사로 마무리됐다. 사회 전반을 흔들고 있는 불안은 청년을 중심으로 터져 나왔고, 중심을 잡지 못하는 교육정책 앞에 선 고교생들, 너덜너덜한 가계부를 움켜쥔 주부들도 대열에 합류했다. 아무리 기를 써도 중산층 편입이 불확실하고, 설령 지금은 안락한 중산층일 지라도 언제 어떤 이유로 끝도 없이 추락할 지도 모른다는 불안은 현재를 설명하는 대표 키워드가 됐다.
동시에 중산층 붕괴와 불안감은 ‘사회적경제’라는 담론을 키웠다. 대기업 중심의 발전 위주 경제에서 지역경제 공유경제 등 인간 중심의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 것이다.
거대한 흐름에 정부는 지난해 7월 2017년까지 사회적기업을 3000개로 늘리고 10만명의 신규 고용 창출과 50만개 일자리 계획으로 답했다. 천안의 경우 2013년 현재 고용노동부가 인증한 사회적기업 9곳, 충남도가 지정한 ‘충남형 예비사회적기업’ 16곳, 충남도가 선정한 마을기업 2곳, 산림청이 주관하는 부처형예비사회적기업 1곳, 사회적협동조합 1곳 등 29개 사회적기업이 있다.
김나영 리포터 naym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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