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도와 소래포구로 떠나는 봄나들이~

“바다 안 산책길 따라 걷고, 빨간 등대에 올라 바다를 본다!”

지역내일 2014-04-16

바야흐로 봄나들이의 계절이다. 연일 이어지는 따뜻한 날씨와 선선한 바람은 밖으로 나가라며 등을 떠민다. 주말마다 어디로 가야하나 고민 하던 어느 날, 남들 다 꽃놀이 갈 때 우리는 바다로 나들이 가자는 아들 녀석의 제안에 ‘좋다’며 무릎을 쳤다.
그래서 떠난 나들이 길이 바로 오이도. 안양에서 그리 멀지도 않고 가는 길도 편한데다 바다 안까지 뻗어있는 산책길이 이색적이라는 소문도 들은 터라 궁금하기도 했다. 거기다 오이도의 상징인 빨간 등대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었고.

오이도


방조제를 따라 시원하게 뻗은 산책길에 운치가 느껴져
시흥시 정왕동 서쪽에 위치한 오이도는 섬 모양이 까마귀의 귀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까마귀 오(烏), 귀 이(耳), 섬 도(島)자가 합쳐져 ‘오이도(烏耳島)’가 됐다고 하니, 갑자기 한 번도 주의 깊게 본 적 없는 까마귀의 귀 모양이 궁금해졌다.
해안가를 빙 둘러싸고 있는 방조제는 그 위로 사람들이 다닐 수 있도록 산책길이 조성돼 있었다. 쭉 뻗은 길을 따라 바다를 옆에 두고 걷는 기분이 꽤나 이색적이었다.
방조제 사이로는 바다 안으로 들어가 볼 수 있는 ‘오이도 황새바위길’이 나 있었다. 황새바위길은 간조 시에는 갯벌의 살아 숨 쉬는 생명을 관찰하고 만조 시에는 바다의 움직임을 느낄 수 있는 특색 있는 장소로 길을 따라 바다 안으로 들어가 볼 수 있게 만들어져 있었다.
간조로 인해 갯벌이 드러난 곳에는 바다 생물들의 숨구멍으로 추측되는 무수한 구멍들이 나 있었고, 길 끝에서는 바닷물이 찰랑거릴 때마다 마치 다리가 움직이는 듯한 물결의 동요도 느낄 수 있어 신기했다.
방조제를 따라 계속 걷다보면 스테인레스 스틸 소재로 만든 높이 8.2m, 지름 15m의 하얀 나무가 자리한 ‘생명의 나무 전망대’가 나타난다. 잠깐 쉴 수 있는 벤치가 마련된 이 전망대에서는 멀리 송도의 마천루들과 서해 바다의 시원한 풍광을 즐길 수 있었다.


오이도의 상징 빨간 등대, 꼭대기 전망대에 꼭 올라봐야
생명의 나무 전망대를 지나 다시 방조제를 따라 걷다보면 오이도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빨강등대’를 만나게 된다. 빨강등대는 어업과 관광을 접목해 실질적인 어업 외 소득을 높여주기 위한 목적으로 옛 해양수산부가 ‘어촌체험 관광마을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건립한 시설물이라고 한다. 전체높이가 21m에 지름이 8.3m로 꽤나 웅장하고 큰 규모다.
빨강등대 위에는 전망대가 마련돼 있어 누구나 자유롭게 들어가 구경할 수 있었다. 전망대에 올라 볼 요량으로 등대 안으로 들어서자 꼬불꼬불한 좁은 계단이 눈에 들어왔다. 난간을 붙잡고 한발 한발 조심히 내디디며 3~4층 정도의 높이까지 올라가자 드디어 전망대가 보이기 시작했다. 등대 위 전망대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도착한 상태. 전망대에서 바라본 오이도는 갈매기 떼가 날아다니는 넓은 바다와 갯벌, 그물을 다듬는 마을 사람들과 고깃배까지 평온한 어촌 마을 그 자체였다. 
빨강등대는 TV드라마에도 등장했을 정도로 이곳 사람들에겐 명물 중의 명물이라고.

소래
 
멀지않은 곳에 자리한 소래포구, 싱싱한 해산물 구경엔 최고
어느 정도 오이도 구경이 끝나자 근처에 있는 소래포구 생각이 났다. 오이도에서 약 11km정도 떨어진 소래포구는 자동차로 20분 정도면 갈 수 있는 가까운 거리라 해산물 구경도 하고 사오기도 할 겸 가보기로 했다. 리포터가 찾은 날이 마침 주말이라 소래포구는 나들이에 다양한 해산물을 사러 온 사람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꽃게와 새우, 주꾸미와 멍게 등 제철을 맞은 해산물들이 수조가득 담겨 보기만 해도 싱싱함이 느껴졌다. 또 자연산 광어와 우럭, 농어 등 횟감을 팔고 사는 사람들의 모습도 정겨웠다.
몇 가지 해산물을 서둘러 사고는 오는 길에 봤던 ‘소래습지생태공원’으로 향했다. 소래습지생태공원 안에는 뜻밖에도 거대한 규모의 염전이 자리하고 있어 깜짝 놀랐다. 알아보니 원래 염전이던 이곳을 생태습지공원으로 개발한 것이라고. 현재도 이 염전에서 매일매일 상당한 양의소금이 채취된다고 한다. 염전을 처음 본 아이들은 입을 다물 줄 모르고 쳐다봤다.
안양을 출발해 오이도와 소래포구까지 이어지는 이날의 봄나들이는 6시간 만에 마무리가 됐다. 몸은 피곤했지만 색다른 바다 나들이 덕분에 마음은 어느 때보다 즐거웠다.


이재윤 리포터 kate25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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