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시청 마라톤 동호회’를 찾아서

퇴근 후, 우리는 달려간다

지역내일 2014-04-14

마라톤을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했던가. 이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퇴근 후, 직장 동료들과 함께 즐겁게 이어가는 이들이 있다. 바로 파주시청 마라톤 동호회 회원들. 시원하게 펼쳐진 파주스타디움 경기장에서 달리고 있는 그들을 만났다.


김수정 리포터 whonice@naver.com  



 



 


평일, 어둠이 내리기 직전의 파주스타디움 경기장. 그곳에는 마라톤 연습에 한창인 파주시청 마라톤 동호회 회원들이 있었다. 이미 땀으로 흥건해진 이들도 있었고, 여러 명이 한데 뭉쳐 트랙을 막 돌기 시작한 이들도 있었다.
‘파주시청 마라톤 동호회’는 파주시청 공무원들로 구성된 마라톤 동호회로 지난 2000년도에 창단돼 올해로 14년째를 맞고 있다. 회원 수는 42명으로 30대부터 50대까지 연령이 다양하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퇴근 후, 이곳 파주스타디움에 모여 마라톤 연습을 하는데 한 번 모이면 파주스타디움의 트랙 25바퀴 정도에 해당하는 10km를 기본으로 달리는 회원들이 많다고 한다. 한 달에 한 번씩은 지역 내 타 마라톤 동호회들과 연합모임을 가지며 연합 장거리 훈련도 한다. 하천변 자전거도로나 산악 등 다양한 장소에서 15~20km가량의 장거리 마라톤을 한다. 


 함께 땀 흘리고 ‘파이팅’ 외쳐주는 동료들


파주시청 마라톤 동호회의 회원들 중에는 눈에 띄는 실력파들이 여럿 있다. 200회 풀코스를 완주한 이낭기씨를 비롯해 마라톤 하는 이들에게는 ‘꿈의 서브쓰리’라 불리는 서브쓰리(3시간 안에 풀코스 완주)에 성공한 최귀남씨와 윤승현씨, 그리고 황의천씨 등. 최귀남씨는 정식 마라톤 경기의 풀코스인 42.195km보다 긴 거리를 달리는 울트라마라톤을 3회 달성하기도 했다. 이렇듯 이곳 회원들 중에는 도전에의 열정으로 가슴이 뜨거운 회원들이 많다. 또한 기본적으로 운동이라면 무슨 운동이든 좋아하는 운동 마니아들이 많아 마라톤을 비롯해 수영, 사이클, 탁구, 등산 등 다방면의 운동을 함께 즐기는 이들이 많다.
흔히 마라톤은 재미없고 지루한 운동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곳 회원들은 마라톤이 주는 즐거움과 매력에 대해 많은 이야기들을 한다. 동호회 회장직을 맡고 있는 최귀남(53)씨는 “달리면서 얻는 행복감은 안 달려본 사람은 모른다. 특히 취미나 생각이 같은 사람들과 함께 달릴 때 그 건강해지는 느낌, 행복해지는 느낌, 그리고 세상이 아름다워지는 느낌은 해본 사람들만 안다”고 말했다. 류춘매(48)씨는 “마라톤은 변화하는 자연환경을 다 느끼며 달릴 수 있을 뿐 아니라, 달리는 동안 이런 저런 생각들을 정리할 수도 있어 좋다”고 했다. 또한 “동료들과 함께 달리면 서로 힘들 때 끌어주고 ‘파이팅’ 외쳐주며 완주의 기쁨까지 함께 누릴 수 있어 무엇보다 좋다”고도 말했다. 2년째 마라톤을 하고 있는 최강기(34)씨는 “직장생활을 하며 건강 돌볼 새 없이 지내면서 혈압도 높아지고 위출혈까지 생긴 적이 있었지만 마라톤을 시작한 이후로는 모두 정상으로 되돌아왔다”고 말했다. 
파주시청 마라톤 동호회는 즐겁게 운동하되 ‘가족을 우선시하자’는 주의이다. 그래서 별다른 규정이 없이 운동 후 더치페이로 식사하고 헤어지고, 가정사가 바쁜 사람들은 운동만 하고 귀가한다.
앞으로 이곳 회원들은 꾸준히 마라톤 연습을 이어가고 각종 마라톤대회에도 출전할 계획이다. 또한 타 마라톤동호회와의 교류도 활발히 유지해 모임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갈 생각이다.
   


 ‘파주시청 마라톤 동호회’ 회원 미니 인터뷰


내 몸을 위해 무언가를 해보자는 생각에 시작
- 최귀남(53)씨
마흔 살 되기 전, 혹사당한 내 몸을 위해 무언가를 해보자는 생각에 담배 끊고 시작한 것이 마라톤이었어요. 기록에 대한 욕심이 생겨 도전도 많이 했고 이룬 것도 많았지만 지금은 즐기는 쪽으로 부담 없이 하려고 합니다. 마라톤은 자기 몸에 맞게 과욕을 부리지 않고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해요. 조급하게 마음을 먹고 무리하다보면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거든요.





30대에 시작한 마라톤, 50대까지 쭉~

-윤승현(54)씨

30대 후반, 문득 마라톤에 한 번 도전해보자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37살부터 마라톤을 시작해, 2000년도에는 직장 동료 5명과 마라톤동호회 창단멤버로 활동하기 시작했죠. 그 후 50대가 된 지금까지 쭉 마라톤을 하고 있습니다. 마라톤을 하면 체력이 좋아져, 평소 쉬 피곤하지 않아 좋아요.



“마라톤이 좋아 절로 부지런해지네요”
-류춘매(48)씨

운동이라면 무슨 운동이든 가리지 않고 좋아하고 즐겨하는 편이에요. 마라톤 동호회는 2001년 가입해 지금까지 하고 있죠. 지금은 직장이 멀어져 어렵지만, 예전에는 매일 아침6시에 일어나 밥 올려놓고 공릉천 한 바퀴 돌고 집에 들어와 아이들 밥 먹이고 출근할 정도로 부지런하게 운동했어요. 지금도 언제든지 차를 타기보다는 걸어서 다니는 편입니다. 



“체력이 많이 좋아졌고 몸이 깃털같이 가벼워졌어요”
-최강기(34)씨
처음에는 동호회에서 제가 가장 젊은 나이인데도 불구하고 생각같이 잘 못 뛰겠더라고요. 허벅지가 찢어질 것 같이 힘든 적도 있었고요. 하지만 이제는 마라톤에 자신감이 많이 붙고 체력도 많이 좋아진 걸 느껴요. 몸도 깃털같이 가벼워졌다고 할까요. 지금은 안 뛰면 몸이 찌뿌듯하고 갑갑할 정도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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