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버스] 파주 교하중학교

지역내일 2014-04-10

 
꿈이 있어 특별한 우리들의 입학식


처음 보는 선생님, 어색한 친구들, 낯선 건물. 기억 속의 입학식은 그랬다. 쭈뼛쭈뼛 들어선 강당에서 입학식을 치르고 어리둥절하게 하루 이틀 지내다 보면 어느새 중간고사 기간이 돌아오고, 어처구니없는 점수를 확인하고서야 정신이 바짝 들었던.
파주 교하중학교(노재룡 교장)는 달랐다. 입학식 첫날부터, 아니 그 전부터 함께 모여 자신의 꿈을 이야기했다. 지난 3월 3일 입학식 날 ‘꿈누리 발표대회’를 여는 교하중학교에 찾아가 보았다.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꿈 발표로 시작하는 한 해
교하중학교는 2011년부터 네 해 째 입학식 날 꿈누리발표대회를 열고 있다. 1교시는 강당에서 전체 행사를 마치고 교실로 돌아가 2~4교시에 모든 학생이 꿈을 발표하는 시간을 갖는다.
꿈 발표가 한창인 1학년 1반 교실에 들어가 보았다. 학생들이 차례대로 나와 자신의 꿈을 발표하고 있었다.
“저의 꿈은 작곡가입니다. 어릴 때부터 노래 듣는 것을 좋아했던 탓인지 노래가 좋았고 부르는 것도 좋아합니다. TV에서 가수들이 노래하고 있는 것을 보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1학년 1반 박은형 양이 1600자 원고지에 적어 온 꿈이다. 왜 작곡가를 꿈꾸게 됐고 어떻게 그 꿈을 이뤄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원고지에 가득 적혀 있었다.
은형 양이 꿈을 적은 원고지는 입학 전 진행하는 진로역량강화캠프에서 나눠 준 것이다.
진로역량강화캠프는 지난 2월 19일에 진행했다. 교하중학교에 입학 예정인 학생들과 재학생들, 인근 중학교의 학생들까지 신청을 받아 명사의 강의를 듣고 꿈에 대해 고민하며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교하중학교 진로진학상담부장을 맡고 있는 조미랑 교사는 “학생들은 꿈누리발표대회를 통해 꿈에 대해 생각하면서 자신을 이해하고 자긍심을 가질 수 있다. 교사들은 학생들을 빨리 파악하고 지도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현정 교사는 “꿈이 없는 아이들이 많은데 처음부터 이렇게 생각해보고 (중학교에) 들어올 수 있어서 좋다. 교하중학교 아이들은 진로, 꿈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아이들이 학교생활을 하는 거 같아서 교사로서 좋다”고 말했다.


학교에서 내 꿈 찾아가는 아이들

신입생들처럼 2, 3학년 학생들도 각자의 교실에서 꿈누리발표대회를 연다. 교하중학교는 이처럼 한 해 수업 첫 날부터 꿈에 대한 생각을 늘 하도록 연중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있다.
2학년 학생들은 주1회 진로 수업을 갖는다.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확립하는 데 도움이 되는 내용들로 채운다.
지난해 5월에는 직업 현장 체험의 날 행사를 열었다. 34명의 직업인을 초청해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다. 학생들은 저마다 관심 있는 2개의 직업을 선정, 1시간 씩 선택한 직업인과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8월 방학에는 진로캠프를 열었다. 이색적인 고등학교의 재학생들을 초청했다. 교하중학교 학생들은 진주국군항공과학고등학교, 인천해사고등학교, 도예고등학교 등 전국 11개 고등학교 재학생과의 만남을 통해 인문계, 실업계의 이분법을 벗어나 진학에 대한 넓은 시야를 갖게 됐다.
기말고사가 끝나고 모두가 들떠있는 시간. 교하중학교에서는 진로의 날 행사를 열었다. 진로를 주제로 노래를 만드는 진로송대회, 진로신문만들기, 자기 명함 만들기, 진로에 대한 표어와 포스터 그리기 등 진로 의식을 높이는 학교 차원의 이벤트였다. 진로를 이야기하는 하루 동안 학생들은 자신을 자꾸만 생각하게 됐다. 나는 무엇을 잘 하나, 무엇을 하고 싶은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그려보는 시간이었다.
2학기에는 학교 부적응 학생을 대상으로 직업체험을 가졌다. 생생한 직업의 현장을 찾아 체험하는 것이 어떤 잔소리보다 효력이 있었다.
단순히 직업 찾기가 아닌, 꿈을 찾고 실현시킬 수 있는 역량을 만드는 것이 교하중학교 진로교육의 고갱이다. 입학식부터 졸업하는 날까지 꿈을 생각하는 교하중학교 학생들. 먼 훗날 그들 앞에 꿈꾸었던 미래가 그대로 펼쳐져 있기를 기대해 본다.


교하중학교 새내기들의 꿈 이야기
미래의 지질학자 박민수 군
“지질학자가 제 꿈이에요. 어렸을 때는 과학자에 대해서만 생각했는데 커가면서 지질학자가 좋아졌어요. 암석이나 광물에 대해서 중학교 과학시간에 배운다고 들었어요. 중학교에 입학해서 설레고 앞으로 더 열심히 배울 거예요.”


미래의 정형외과의사 김현지 양
“진로캠프에 가서 꿈에 대해 확신을 갖게 됐어요. 제가 운동을 좋아하는 만큼 많이 다쳤거든요. 의사선생님께서 친절하게 치료해 주셔서 저도 정형외과 의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과학과 수학을 열심히 해야겠고 인체에 대한 책도 많이 읽을 거예요. 입학하자마자 대회를 해서 당황스럽긴 하지만 발표를 해보니까 친구들이랑 가까워진 것 같아 좋아요.”


중학교에서 꿈을 찾아갈 김지인 양
“꿈을 확실히 정하지 못해서 초등학교 선생님, 작곡가, 변호사 세 가지나 썼어요. 중학교 생활 동안 좀 더 공부를 많이 해야 (선택의) 폭이 넓어지잖아요. 입학하자마자 꿈에 대해 써보니까 중학교 생활에서 뭘 해야 할 지 느끼는 게 있었어요. 공부도 열심히 하고 책도 읽고 악기 연주도 하고, 적극적으로 여러 가지 참여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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