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이 즐거운 이유 중 하나는 산 아래 맛집들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관악산 산행길에 만난 맛집 중 특히 비산동 종합운동장 지나 군부대 방면에 위치한 속초명가는 조림부터 매운탕, 지리까지 코다리를 이용한 다양한 요리들로 등산객들에게 소문이 자자한 곳이다. 그런데 지난 주말 산행 후 들른 이 집, 뜻밖의 메뉴가 새삼 입맛을 사로잡았다.
봉평 메밀로 직접 뽑아 만든 메밀막국수, 쫄깃한 식감으로 등산객 입맛 사로잡아
관악산 전망대에서 비산동 종합운동장 방면으로 코스를 잡은 것은 속초명가에 들러 점심을 먹기 위해서였다. 속초코다리맛조림의 매콤한 맛이 좋아 산행이 아니더라도 가족들과 종종 찾는 집이다. 1시간 여 가벼운 산행길이었지만 날씨가 따뜻해 이마에 송글송글 땀이 맺혔다.
갈증이 난 탓에 시원한 음식이 먹고 싶어 평소 밥과 함께 먹던 코다리맛조림 대신 막국수를 맛보기로 하고 일행과 함께 회비빔막국수와 물막국수를 주문했다.
들깨향이 고소한 회막국수는 메밀면 위에 빨간 비빔다대기, 절임 무와 오이, 달걀 반쪽이 올려 나온다. 거기에 새콤한 무침 회가 곁들여지니 보는 것만으로도 저절로 침이 고인다. 한 젓가락을 집어보니 메밀면이 하얗다. 직원에게 이유를 물어보니 “껍질까지 갈아 만든 검은면과는 달리 한 번 껍질을 까서 만들었다”며 “봉평 메밀가루로 반죽을 만들어 여러 번 치대어 직접 면을 뽑기 때문에 면이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해 손님들이 좋아한다”고 설명해 준다. 정성들인 음식은 어디가 달라도 다르다. 거칠고 투박한 껍질을 제거해 직접 뽑아 만든 면이라 그런지 입에 착착 붙는 식감이 좋다. 매콤하게 무친 회는 씹을 때마다 쫀득하면서도 고소해 씹는 재미를 더한다.
처음 얼마간은 식초와 겨자를 넣어 매콤새콤한 맛을 충분히 즐기며 먹었다. 막국수가 절반쯤 남았을 때 직원이 다가와 동치미국물을 넣어서 먹을 것을 권한다. 자작하게 동치미국물을 부어 먹으니 촉촉함이 더해져 그 맛 또한 즐겁다. 입맛을 당기는 양념장에는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대신 국산고춧가루를 사용해 칼칼하면서도 깔끔한 맛을 최대한 살렸다고.
함께 주문한 물막국수 맛도 훌륭했다. 이집에서 직접 담근 동치미국물에 메밀막국수가 보기좋게 담겨져 나온다. 먼저 동치미국물을 한 숟가락 떠 먹어보니 목 줄기를 타고 내려가는 시원한 동치미국물이 산행 후 갈증을 말끔하게 씻어준다. 깔끔하면서도 감칠맛이 있다. 깨와 들깨, 땅콩가루까지 듬뿍 들어가 고소한 맛이 진하다. 넉넉한 양인데도 맛이 너무 좋아 지인과 함께 게 눈 감추듯 회막국수와 물막국수를 모두 먹어 누가 볼까 민망한 마음이 들었다.
매콤달달한 코다리맛조림과 먹는 시원한 메밀막국수 맛도 “일품”
메밀은 예부터 몸에 이로운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식료본초에는 장과 위를 튼튼하게 하고 기력을 늘리며 정신을 맑게 하고 오장의 부패물을 제거한다고 기록되어 있으며 동의보감에는 비위장의 습기와 열기를 없애주며 소화가 잘되게 하는 효능이 있어 1년 동안 쌓인 체기가 있어도 메밀을 먹으면 체기가 내려간다고 기록되어 있다. 또한 본초강목에는 적채를 없애고 풍통(신경통)을 그치게 하며 설사를 멎게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실제 농촌진흥청은 작물 시험보고를 통해 ‘메밀은 지방분해효소가 많아 고혈압과 당뇨병 비만 변비에 효과가 있고 무농약 무공해 작물이다. 메밀에 다량 함유되어 있는 루틴은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하며 모세혈관의 투과성을 조절하는 기능이 있어 고지혈증 고혈압을 예방하는 효과가 큰 물질’이라고 보고하고 있다.
메밀막국수는 단품으로 먹어도 좋지만 코다리맛조림과 함께 먹으면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매콤달달한 코다리맛조림이 시원한 봉평메밀막국수와 잘 어울려 먹는 즐거움을 더해 준다. 어린이메뉴로 떡갈비정식과 크림스파게티, 토마토스파게티 등도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어 관악산 산행길은 물론 주말 가족 외식 장소로도 손색이 없겠다.
속초명가 031-388-8133
백인숙 리포터 bisbis68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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