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이 만난 사람 _ 반려동물 서양화가 김연석 씨

“반려동물을 왜 그리냐고요? 곁에 남겨두고 싶으니까요!”

누군가에게는 ‘가족’이 된 동물들, 화폭에 담다

지역내일 2014-04-10

반려동물을 그리는 화가? 생소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안산에 반려동물을 그리는 화가가 있었다. 김연석(53) 씨가 장본인이다.
“개는 아주 오랫동안 인간과 같이 살았어요. 그 녀석들은 인간과 친하게 살면서도 때론 식용으로 때론 유기견으로 버려지죠. 하지만 이제 개들은 단순 애완동물이 아닌 인생을 보듬어 가는 반려동물이라고 말해야 맞는 것 같아요.”
화가 김연석씨의 말처럼 그가 반려동물을 그리는 이유는 동물들이 더 이상 애완동물이 아닌 반려동물이기 때문이란다. 약속을 잡고 리포터는 화가의 화실에 들렀다.  

화가


화가의 소소한 이야기
아담한 화실 안에는 동물 그림들이 즐비했다. 종이 다른 ‘개’나 ‘강아지’ 그림이 주로 보였다. 사실적이고 생동감 있게 느껴지는 그림 속 동물들의 눈동자로 눈길이 갔다.
김연석 씨는 “사실 눈동자를 그릴 때 동물들 감정과 표정을 담으려고 신중해지죠.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러 가지 상상을 하게 될 거예요. 자전거 앞에서 졸고 있는 강아지며, 어미 오리를 쫓아가는 아기오리와 그것을 바라보는 강아지들, 뭔가 재밌는 이야기를 연상하게 되지 않나요?”라면서 작가의 감성을 드러냈다.
김연석씨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릴 때부터 그림을 좋아했던 그는 여태껏 독학으로 그림 공부했다. 생업을 위해 다른 일을 하다 보니 그림에 전념할 수는 없었다. 그러던 중 2011년 ‘누렁이’라는 그림이 국전에 입상하면서 그는 본격적으로 그림인생을 시작했다. 그때 그의 나이 50세였다. 처음 김연석 씨는 황소 같은 거친 동물을 그렸다. 동물을 그리면서 본인의 필법이 동물을 그릴 때 잘 맞는다는 것을 찾아냈다. 그때부터 동물들, 그중에서도 사람 곁에서 함께 살아가는 반려동물들에 회화성을 더하는 동물작가가 되었다.


변화무쌍 빛과 그림자가 있는 반려견을 그리다
이제 세상이 아니, 반려동물 세상이 달라졌다. 반려동물이란 말은 1983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처음 제안되었다. 물론 반려동물을 대하는 사람들 태도에 대한 찬반여론이 무성하지만 그 속에서 반려동물을 위한 세상은 다양해졌다. 반려동물 잡지와 의상실은 기본, 동물테마파크, 펫 페스티발, 사료좌담회 뿐만 아니라, 인터넷에는 반려동물 영양 상태를 자가 진단하는 앱이 등장하고 반려견백과사전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반려견 간식도 유기농으로 주인이 직접 만들어 먹이는 시대. 반려동물은 이미 누군가에게 ‘가축’의 의미를 넘어 ‘가족’이 되었다. 현재 우리나라 반려동물 수는 1000만 마리, 그런가하면 한해 버려지는 유기동물 수는 조사된 바에 따르면 10만 마리에 달한다. 반려동물 세상의 음영이 드러나는 조사 결과다.
김연석씨는 말한다. “반려동물을 그리다 보니까 유기동물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유기견 후원 회화전이나 펫 산업박람회와도 인연을 맺게 되었고 함께 전시회도 열었다. 유기견 문제는 관심을 둘만한 문제다. ‘펫 페스티벌’에 참석해보면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만큼 동물들이 우리 곁에 더 가까이 다가왔다고 볼 수 있다. 그림을 통해서라도 생명력과 존재의미를 불어넣는 작업을 한다.”
반려동물들의 생존기간은 평균 10~20년. 때문에 동물애호가들은 애정을 두었던 반려동물의 초상을 남기고 싶어 한단다. 김연석 씨가 알려지면서 반려동물의 초상화를 의뢰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화가가 그린 동물 원화를 소장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은 원본을 인쇄한 ‘에디션작품’에 관심을 가졌다. 에디션 작품은 티셔츠나 인테리어소품으로 애용되고 있었다. 아직은 일부의 관심사인 동물초상화를 그리는 화가 김연석 씨. 그의 행보가 기대된다.


인터넷갤러리 gallery@alpha.co.kr
한윤희 리포터 hjyu67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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