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불편이 아이디어가 됐어요”
쿼티 더블 키보드 앱, 3만 5천 다운로드 폭발적 반응
스마트 폰이 생활화 됐습니다. 이제 스마트 폰은 전화기의 개념을 넘어 메신저, SNS, 인터넷 검색 등 컴퓨터의 기능을 대신하고 있는데요. 그런 만큼 텍스트 입력이 중요해졌습니다. 스마트 폰을 자주 사용하거나, 메시지 실수로 오싹했던 순간이 있는 분들이라면 주목하시길 바랍니다. 백마중학교(교장 이경숙) 3학년 김규리 학생이 오타 줄이는 앱을 개발했다는 소식입니다. 김규리 학생이 개발한 ‘쿼티 더블 키보드 앱’은 지난 3월부터 구글 플레이 스토어(google play store)에서 무료로 보급되고 있습니다. ‘생활 속 작은 불편이 개발 아이디어가 됐다’고 말하는 백마중학교의 김규리 학생을 만났습니다.
하고 싶은 건 꼭 해내는 김규리
김규리 학생(3학년 10반)은 하고 싶은 건 꼭 해야 직성이 풀린다. 평소에도 생활에서 불편한 게 있으면 ‘더 편리하게 할 수 없을까’를 고민하고, 해결방법을 찾는다.
오타 줄이는 앱도 이렇게 시작됐다. 평소 ‘문자 지존’으로 통하는 규리 양은 친구와 문자를 주고받다가 불편함을 느껴 키보드를 연구했다.
“메시지를 보낼 때마다 ‘더 빨리, 더 정확하게’ 보내고 싶었어요. 스마트 폰의 키보드 종류는 천지인, 쿼티 등 여러 개가 있는데, 우선 그들의 단점을 정리해봤어요. 천지인은 획수가 적어서 여러 번 터치해야 하고, 쿼티는 키보드가 너무 작아서 오타가 많았어요.”
오타를 줄이는 방법은 하루 만에 뚝딱 완성했다. ‘쌍자음은 있는데 왜 쌍모음은 없을까’ 라는 물음이 쿼티 더블 키보드 앱 개발의 도화선이 됐다.
“식사시간에 엄마 아빠께 말씀드렸는데, 특허 출원을 해보자고 하셨어요. 아빠가 IT 쪽 사업을 하고 계서서 서류준비를 도와주셨어요. 그리고 아이디어를 실용화 할 수 있는 앱을 개발하게 됐죠.”
이외에도 해킹을 막기 위해 카페 가입 시 휘어진 문자를 입력하도록 하는 ‘캡차’와 설문지와 캡차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앙케이트 캡차’를 발명했다.
천지인, 쿼티 더블 키보드 앱 개발
규리 학생이 개발한 앱은 두 가지다. 작년에 천지인 더블 키보드 앱을 개발하고, 올해는 쿼티 더블 키보드 앱을 개발했다. 둘 다 특허 출원도 했다. ‘천지인 더블 키보드’는 문자 터치수를 획기적으로 줄였고, ‘쿼티 더블키보드’는 기존의 ‘쿼티 키보드’를 크게 변형하지 않은 채 오타 가능성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쿼티 더블키보드는 자판의 ‘ㅗ, ㅜ, ㅡ’ 3개 모음과 결합해서 자판에 없는 다른 모음을 만들 경우 3개 모음을 터치하면 모음 자판에 연관된 모음만 표시되는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ㅙ’의 경우, ㅗ만 입력해도 키보드 왼쪽 모음 자판이 ㅐ(윗줄 5개 자판), ㅏ(가운데 줄 3개 자판), ㅣ(아랫줄 3개 자판)로만 표시되어 윗줄 5개의 자판 중에 어떤 자판이라도 터치하면 완성된다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사용하면 자판이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오타가 줄어든다.
“기존의 천지인 키보드는 자음 7개와 모음 3개(ㅣ, ㆍ, ㅡ)로 돼 있어 여러 번 터치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고, 쿼티 키보드는 자음 14개와 모음 12개라서 상대적으로 자판의 크기가 작았어요. 그만큼 오타가능성이 컸지요. 이런 단점들을 보완한 것이 더블 키보드에요.”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았는데도 앱 다운로드 수가 두 달 만에 3만 5000회를 넘기고 있다.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이어져
김규리 학생은 오타 줄이는 앱을 개발하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스스로 생각해서 뭔가를 만들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사람들에게 나누는 보람도 컸다.
“핸드폰 키보드는 쿼티(QWERTY)자판, 천지인, 나랏글, VEGA 자판, 모아키 자판, 스와이프 자판 있어요. 지금은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천지인과 쿼티 더블 키보드를 개발했는데, 나머지 키보드의 단점들도 보완해 앱으로 개발하고 싶어요.”
규리 양은 현재 ‘다이아몬드 자판’을 특허 출원하고, 앱으로 개발하고 있다.
“다이아몬드 자판은 좌우로 많이 나는 오타를 방지하기 위해 만들었어요. 다이아몬드 자판은 가로 면적은 넓히고, 세로는 그대로 두는 원리에요. 전체 넓이는 변하지 않아요.”
아직 해보고 싶은 일이 많다는 규리 양은 꿈이 여러 개다. 국어교사도 되고 싶고, 드라마 작가도 되고 싶다. 또, 예능 PD나 경찰도 되고 싶다고 한다.
“아빠는 스마트 키보드 분야의 전문가가 돼 보는 것도 좋다고 하세요. 하지만 저는 그냥 많은 사람들이 키보드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무료로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것에 만족해요.”
이남숙 리포터 nabisu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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