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둔산동에 사는 박 모씨(51)는 최근 어깨가 아프고 팔이 잘 돌아가지 않아 정형외과를 찾았다. 박 씨는 오십견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박 씨처럼 50대 이상의 중년들은 머리를 빗거나 혹은 옷을 갈아입는 등 일상적인 동작에서도 어깨에 심한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이처럼 일상생활이 불편할 정도로 어깨가 딱딱하게 굳고 아픈 날이 잦아지는 현상이 바로 ‘오십견’이다.
오십견, 꼭 50대에게만 해당되는 질환 아냐
오십견은 나이가 들면서 어깨 관절을 둘러싼 관절막이 퇴행성 변화를 일으키고, 이에 따라 염증이 생기면서 어깨가 점점 굳어지는 질환이다. 50대에 많이 생긴다하여 ‘오십견’이라고 불린다. 정확한 병명은 ‘유착성관절낭염’ 또는 ‘동결견’이다.
특별한 이유 없이 팔이 잘 움직여지지 않고 통증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당뇨나 갑상선 질환을 앓고 있거나 사무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어깨관절을 다쳤거나 석고나 붕대고정 등으로 인해 장기간 어깨를 사용하지 않아도 발생하기 쉽다. 과로로 인한 면역력 저하, 운동부족 등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오십견은 주로 50대 이상에서 많이 생기지만 꼭 그 이름처럼 50대에게만 해당되는 질환은 아니다. 특히 장시간 컴퓨터로 업무를 봐야 하는 직장인들과 수험생처럼 같은 자세로 오래 앉아 있는 사람들에게서 오십견이 많이 발생한다. 또한 스마트폰과 같은 전자기기의 사용이 많아지고 스트레스와 올바르지 못한 자세 등의 원인으로 40대는 물론 20~30대에서도 오십견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서문정형외과 서창문 원장은 “수많은 어깨 질환 중 남녀노소 관계없이 가장 익숙한 질환이 바로 오십견”이라며 “평소 어깨 통증을 자주 느낀다면 나이에 상관없이 한 번쯤 어깨 질환을 의심해 보는 것이 좋다. 특히 어깨를 특별히 다치지 않았는데 갑자기 어깨통증이 생겼다면 오십견을 의심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당뇨 환자나 폐경 여성이 특히 조심해야 한다”며 “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없는 사람에 비해 오십견 위험이 무려 5배나 높고 폐경 여성은 여성호르몬이 감소하면서 관절과 근육 등의 면역력이 약해져 오십견이 생기기 쉽다. 오랫동안 반복적인 가사노동으로 어깨를 혹사시킨 중장년 여성은 어깨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운동 범위 줄어들고 밤에 통증 더 심해
오십견은 어깨를 사용할 때는 물론이고 별다른 움직임이 없어도 쑤시거나 저리고 특히 그 고통으로 밤잠을 설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옷을 갈아입거나 머리감기, 안전벨트 매기 등 일상적인 동작에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또한 어깨 통증이 서서히 오다가 심해지면 팔을 들어 올릴 때와 통증이 있는 쪽으로 돌아누울 때 극심한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점차 어깨뿐 아니라 손목과 손에도 통증이 생겨 고통이 심해진다.
서창문 원장은 “오십견이 발병하면 처음에는 어깨를 안쪽으로 돌리기 어렵고 점점 팔을 앞으로 들기 힘들거나 밖으로 돌리기도 힘들어진다”며 “밤에 통증이 더 심해지는 특징이 있고 관절의 운동범위가 점점 줄어들어 얼굴 씻기, 머리 빗기, 선반 위 물건 들기, 운전석 뒷좌석의 물건집기 등이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연한 노화의 현상으로 여기거나 업무의 특성상 당연한 통증으로만 여겨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오십견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치유된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정확한 진단과 빠른 치료 필요
오십견은 비교적 흔한 질환이지만 평소 활동이 많아 통증이 잦은 부위인 만큼 초기에는 환자 스스로 증상을 진단하기가 쉽지 않다. 때문에 치료시기를 놓쳐 고생하는 일이 많다.
서 원장은 “이미 오십견으로 인해 손상된 어깨의 경우 자연적인 치유가 불가능하고 점점 통증이 심해져 어깨뿐만 아니라 팔과 손까지 전이될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확한 진단도 중요하다. 어깨가 잘 돌아가지 않고 통증이 있다고 해서 모두 ‘오십견’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일 수 있다. 어깨 관절의 중심근육인 회전근개의 일부가 파열되어 통증이 발생하면서 어깨가 굳어지는 경우 오십견으로 오해하기 쉽기 때문이다. 따라서 엑스레이 촬영은 물론이고 초음파나 MRI와 같은 정밀 검사를 통해 회전근개 파열이나 석회화 건염, 충돌증후군 등 다른 질환들과 정확히 감별해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십견 치료 목적은 통증을 줄이고 관절 운동 범위를 회복시키는 것이다. 초기에는 물리치료나 약물주사치료, 체외충격파 등의 보존적인 치료로 증상이 개선되기도 한다. 하지만 심각하게 증상이 악화되었을 경우에는 보존적 치료가 아닌 관절내시경과 같은 수술적인 요법으로 치료하기도 한다.
서창문 원장은 “오십견은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어깨 질환이다. 최근에는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은 물론 젊은 층에서도 흔하게 발병한다”며 “따라서 꾸준한 어깨운동과 충분한 휴식, 칼슘과 비타민 B1과 같이 관절 건강에 좋은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해 주는 것이 오십견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윤덕중 리포터 dayoon@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