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인류는 태양이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지는 현상을 보고, 태양이 지구 주위를 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서구에서 지동설을 비롯한 과학이 빠르게 발전해 근?현대 문명을 주도해왔던 것을 보면, 현상 이면에 있는 본질을 얼마나 빨리 파악하느냐가 결정적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2015 대입도 마찬가지다. 서울대가 정시논술을 폐지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연고대 등 다른 명문대들도 논술을 축소한다고 발표했다. 이런 현상만 보면서 이제 수능과 내신이 중요하며, 논술 준비는 안 해도 되거나 나중에 잠깐 해도 된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이것은 아침에 동쪽에서 뜨는 해를 보고 천동설이 맞다고 판단하는 것만큼 거대한 착각이다. 실제로는 정반대다. 최근 정시에서 논술을 본 대학은 서울대밖에 없었고, 그 비중도 2014학년도엔 17%밖에 안 됐다. 서울대 정시논술 폐지는 상징성은 크지만, 수많은 대학의 수시 논술은 여전히 건재하다.
연세대가 수시 논술전형 모집인원을 833명에서 750명으로 10% 축소하고(성균관대와 한양대도 10% 축소), 고려대가 1,366명에서 1,277명으로 6.5% 줄이고, 중앙대는 1,280명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대체로 생색내기 수준의 축소일 뿐이다. 쉬운 ‘물수능’도 믿을 수 없고, 특목고가 많아 내신에도 크게 의존할 수 없는 대학들은 여전히 자체 대학별고사(논술, 면접)를 통해 우수학생을 선발하려는 것이다.
특히 수능 최우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우선선발제도가 사라졌기에, 수능 최저만 맞추면 논술 성적으로 연고대 등 최상위권 대학을 갈 기회가 최소 3배 이상 넓어졌다. 수능 최우수자들도 입학정원의 70%내외를 선발하는 수시를 포기하지 않는 이상, 이제는 우선선발을 노릴 수 없기 때문에 (정시를 대비해 수능을 준비하는 한편) 논술 실력을 쌓기 위해 더 분투해야 한다. 서울대 수시 일반전형의 심층면접조차 말로 하는 논술이기에, 서울대 준비생들조차 논술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결국 겉보기와 달리 2015대입에서 논술의 영향력은 훨씬 더 커졌으며, 논술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다. 이런 본질을 누가 얼마나 빨리 파악하고 대비하는가에 따라 최종적 희비가 엇갈릴 것이다.
평촌이안논술학원
김경민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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