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동아리 - 진선여고 밴드 동아리 ‘꽃미녀밴드’

꽃보다 음악! 노래가 있어 아픈 청춘도 아름다워진다

지역내일 2013-12-18

‘응답하라 1997, 1994’ 시리즈가 왜 인기를 끌까 생각해보면 그 안에는 누구나 지나왔을 아픈 청춘의 시기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서투르지만 진심이었고, 진지했지만 어설펐던 젊음의 방황과 고민, 행복과 갈등이 오롯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각종 학원으로 공부기계처럼 내몰리는 요즘의 아이들은 무엇으로 어떻게 아픈 젊음을 달래며 살고 있을까? 역삼청소년수련관 연습실에 주말마다 모여 연주와 노래로 청춘을 달래는 꽃보다 예쁜 여고생들이 있어서 찾아가 보았다. 진선여고 밴드 동아리 ‘꽃미녀밴드’다.

밴드


“외모가 예쁘다고요? 음악은 더 섹시해요”
밴드라고 해서 어떤 외모일까 궁금했더니 긴 생머리를 늘어뜨린 수줍은 얼굴의 여고생 몇이 나타났다. 가녀린 얼굴과 손가락으로는 기타를 내려치는 에너지가 나올 것 같지 않은데 체육동아리처럼 군기도 세고 엄하단다. 노래 몇 곡 하고나면 힘들다고 주저 않을 것 같은 가녀린 몸인데 두어 시간 공연에 4-5시간 연습은 끄떡없단다. 선배가 무서워서일까 물으니 그저 음악이 좋아서 그렇게 하게 된다고.
지난 10월에는 중랑구 주최 ‘청소년 락페스티벌’에 참가해 본선 탑 10에 들기도 했던 ‘꽃미녀밴드’. 중산고, 배명고, 단대부고, 문정고, 연하제, 홍대...등 올해만 해도 10여 번 이상의 공연무대에 섰다. 고등학교 축제무대라도 엄연히 총학생회 오디션을 통과해야만 무대에 설 수 있는데, 그 오디션 한번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주말 시간을 반납하고 연습 또 연습해야 한다. 공연 일정이 잡히고 나면 매일 두 시간씩 연습을 강행하기도 한다. 그렇게 한 번, 두 번 멋진 무대를 선보이자 오디션 없이 다른 학교 축제무대에서 바로 섭외를 받는 경우도 생겼다. 스스로 생각해도 가만히 있을 때보다 밴드 음악을 할 때가 더 멋지고 예뻐 보이는 것 같단다.


전공자와 비전공자가 어울려 만드는 음악
15년이란 역사를 갖고 있는 진선여고 ‘꽃미녀밴드’는 현재 17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연습과 연주 활동을 활발히 하는 것은 고1과 고2 회원들. 수능 준비에 바쁜 고3 선배들은 가끔씩 와서 격려를 하고 갈 뿐 매주 연습에 참여하지는 않는다.
기타를 맡고 있는 1학년 유소희 양과 보컬을 맡고 있는 2학년 이유정 양은 음악 전공을 염두에 두고 입시를 준비하고 있다. 반면 1학년 최원희 양이나 조영재 양은 악기 연주마저도 서툰 상태. 공연 때면 이들이 어울려 한 무대에 선다. 음악 전공을 준비하고 있는 학생들은 그들대로, 비전공자들은 그들대로 각자의 어려움이 있지만 서로 끌어주고 따라가며 배려와 협동을 익히고 나눈다.
“밴드 연습을 하다보면 전공 선생님과 갈등이 생기기도 해요. 저는 실용음악을 전공하려고 하는데 밴드에서는 록을 연주하니까요. 하지만 밴드활동 덕분에 기타 실력이 느는 건 좋아하세요. 제가 더 열심히 해서 둘 사이의 차이를 확실히 하고 두 가지 다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 기타를 맡고 있는 유소희양(고1)의 얘기다. 반면 음악도 음악이지만 사람간의 정이 좋아서 다닌다는 학생도 있다. “친구 따라 왔다가 가입했어요. 얼떨결에 오디션 보고 들어왔는데 이제는 안 했으면 어땠을까 생각해요. 매주 만나는 연습시간이 너무 좋아요.” 최원희 양(고1)의 얘기다.


음악에 빠져드니 성적도 오르더라
밴드 동아리에 가입한다고 하면 주위 어른들은 걱정부터 한다. 연습에 집중하는 만큼 공부할 시간이 줄어드니 어른들의 걱정도 이해는 간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만둘 수는 없는 일, 부모와 선생님들의 선입견을 바꾸기 위해 공부도 학교생활도 더욱 열심히 하게 된다고 한다. 부장을 맡고 있는 권진경 양은 1학년 첫 시험 결과 5등급이 나왔지만 지금은 반에서 2등, 전교 20등 정도의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고.
“교내에 밴드 연습실이 있어요. 2기 선배님 때 생긴 건데요. 그 당시 KBS ‘골든벨’의 녹화가 우리 학교에서 이루어졌나 봐요. 그 때 선배님이 학교 대표로 골든벨을 울리게 됐고, 교장선생님께서 소원을 들어주시게 되었대요. 선배님의 소원은 밴드 연습실과 드럼이었대요. 정말 자랑스러운 선배님이죠. 그런데 그때 받은 드럼을 지금까지 쓰고 있어요. 저희 후배들도 더욱 분발해서 지원을 팍팍 받는 동아리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권 양의 야무진 각오다.
무엇인가에 미친 듯이 빠져들 수 있는 것은 젊음의 특권이 아닐까. 혹여 그것이 남들이 말하는 정답의 길은 아닐지라도 뭔가에 자신의 청춘을 바쳐본 사람이라면 그 어떤 일도 두렵거나 피하지 않을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얼굴이 참 곱고 예쁜 ‘꽃미녀밴드’. 하지만 그녀들이 만들어내는 음악과 도전은 얼굴보다 몇 배 더 아름답고 강렬하다.
이지혜 리포터 angus7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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