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모임 _ 강남서초 직장인 음악친목클럽 ‘갑근세밴드’

“사랑한다! 음악아, 그리고 인생아~”

지역내일 2013-12-09

살다보면 이런 일 저런 일 있게 마련이지만 음악이 있으면 그런 설움쯤은 눈 녹듯 사라진다. 퍽퍽한 인생살이 속에서 음악이라는 매개체로 서로의 희망이 되어준 이들. 1998년 첫 모임이래 지금까지 16년이라는 세월동안 음악으로 끈끈한 정을 이어온 강남서초 직장인 음악친목클럽 ‘갑근세밴드(GGS, 회장 구자중)’의 2013년 오늘의 모습이 궁금해 찾아가봤다. 

밴드1


농특세부터 면허세까지 이름도 개성만점 
국내 최초의 직장인 밴드 효시가 된 갑근세밴드는 이름부터 남다르다.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과거 ‘근로소득에 원천징수하는 갑종 근로소득세’, 즉 직장인 월급에서 떼는 원천징수의 대명사처럼 여겨져 왔던 갑근세에서 따온 것이다. 비록 갑근세가 세법용어에서 사라져버리긴 했지만 갑근세밴드는 여전히 ‘세금명’ 혹은 ‘~세’라는 뿌리를 그대로 이어가며 여전히 팀 이름을 갖고 있다.   
75명의 직장인들이 활동 중인 갑근세밴드는 매일 양재전화국 사거리 GS주유소 뒤편 GGS클럽에서 연습을 한다. 월, 화, 수, 목, 토요일에는 각 팀별로 연습을 하고 금요일에는 팀별로 돌아가며 가족 및 친구, 지인을 초청해 미니 콘서트를 열고 있다.
월요일에 연습하는 팀은 ‘농특세(농어촌특별세)’로 이 역시 세금명에서 딴 이름이다. 화요일 팀인 ‘만만세’는 밴드경력 7년의 김수연(삼성전자 근무) 운영진이 이끌고 있다. 수요일 팀인 ‘그사세’는 그 사람들이 사는 세상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목요일에 모이는 담소세는 담배소비세에서 따온 이름으로 밴드경력 25년의 김상조(한국수력원자력 근무) 운영진을 주축으로 연습하고 있다. 토요일 팀은 ‘면허세’와 ‘부가세’ 두 팀으로 나눠 연습하고 있으며 면허세는 밴드경력 16년의 원준연(SK하이닉스 근무) 운영진이, 부가세는 밴드경력 20년의 임창균(치과의사) 운영진이 이끌고 있다.  

밴드2


특이하다는 건 인생을 즐겁게 산다는 의미 
홍보 관련 개인사업을 하고 있는 구자중 회장은 밴드경력만 30년인 갑근세밴드의 수장이다. 초등학교 때 기타에 매료됐던 그는 고등학교와 대학교 때까지 밴드 활동을 하다, 직장생활을 하던 30대 초반에 동네 친구와 반포동 서래마을 근처 연습실을 빌려 밴드를 만들었다.
“음악은 열심히 사는 동기부여가 됩니다. 밴드 활동뿐 아니라 평상시 바이크를 즐겨 타죠. 그런 제 모습을 보며 중학생 딸이 ‘특이한 아빠’라고 말을 합니다. 딸조차 그렇게 말하니 제가 특이하긴 한가 보네요. 하지만 우리 클럽에는 저보다 더 특이한 사람이 많습니다."
구 회장이 말한 ‘특이하다’는 의미 속에는 각계각층의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인생의 즐거움을 음악 속에서 찾아가고 있다는 말이 내포돼 있다. 유난히 특이한 회원들이 많다는 갑근세밴드. 인생 즐겁게 살아가는 그네들의 이야기가 궁금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대체 어떤 사연들을 갖고 있느냐고.       

밴드3


의사, 변호사, 피겨코치까지 이력도 다양
20대부터 40대까지 모여 있는 갑근세밴드는 남편과 함께 밴드활동을 하는 미시 4인방부터 의사, 변호사, 박사, 피겨코치, 전직 이라크 참전 한국계 미국인 등 각양각색의 회원들이 있다. 미시 4인방 중 김수연-이문상 부부, 주혜림-최웅엽 부부는 밴드에서 만나 결혼했고, 민지영-김성민 부부, 조은정-박민우 부부는 결혼 후 남편을 밴드부원으로 영입했다.
드럼 치는 중년변호사 강치훈 회원은 사법고시 패스 후 음악이 좋아 드럼을 배우기 시작했고, 목동아이스링크 피겨스케이트 코치인 전은선 회원은 여성 드러머로 활약 중이다. 서울대 박사 과정 중인 이진호 회원은 수준급 실력을 갖춘 색소폰 연주자이다. 이 외에도 어렸을 때 이민을 가서 미군에 입대해 이라크 전쟁에 참전했던 관악기 연주의 대가 박주성 회원, KT에서 근무하는 바이올린의 대가 구도윤 회원 등이 있다.
구 회장은 “기타, 드럼, 키보드뿐 아니라 바이올린, 트럼펫, 트롬본 등 다양한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들이 모두 모여 있다”며 “강남서초 지역축제에 저희를 불러주시면 언제든 달려가겠다”며 향후 지역주민과 함께 하는 음악 축제의 장을 마련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음악을 모티브로 가족처럼 어울리는 갑근세밴드. 연습이 끝난 뒤 외치는 그들의 구호가 모든 것을 담고 있었다. “사랑한다, 음악아! 그리고 인생아…….”     
피옥희 리포터 piokhee@naver.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