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산책 ‘열한시 AM11:00’

24시간 뒤 나의 죽음을 알았다면?

지역내일 2013-12-02

TV드라마 쪽에는 타임 슬립을 소재로 한 이야기가 넘쳐난다. 현재 방영되고 있는 ‘미래의 선택’부터 ‘신의’, ‘닥터 진’, ‘옥탑방 왕세자’ 등 무수히 많다. 열혈 마니아층을 만들어냈던 ‘나인’은 미국방송국에 포맷이 판매되기도 했다. 그런데 한국영화 쪽으로 오면 타임 슬립 소재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 블록버스터 급 제작비는 물론, 탄탄한 시나리오, 과학적 오류 등 현실 구현이 힘든 부분이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척박한 장르에 과감히 도전한 영화가 있다. 바로 영화 ‘11시’. 부제도 없이 너무 간단한 제목에 고개를 갸우뚱 하게 되는 영화 ‘11시’. 과연 타임 슬립을 통해 전하려는 메시지는 무엇이었을지 무척 궁금해지는 영화다.

11시1


운명을 바꿀 수 있는 24시간
개발단계인 타임머신 트로츠키를 타고 24시간 뒤 자신들을 만나고 온 두 주인공 우석(정재영)과 영은(김옥빈). 그러나 평온한 오늘과 달리 내일의 그곳은 아수라장이 되어 있다. 메인 컴퓨터까지 망가진 채 폭파 직전에 놓인 기지, 선혈이 낭자한 복도, 누군가의 치명적인 습격. 상상을 초월한 모습에 당황한 두 주인공은 급히 CC-TV화면만을 확보해 오늘로 돌아온다. 하지만 원인모를 바이러스에 감염된 화면, 대체 24시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점차 복구되는 CC-TV파일은 마치 판도라의 상자처럼 팀 전원을 공황상태에 빠트리고 곧이어 서로 죽고 죽이는 믿지 못할 미래의 상황들이 하나둘 씩 재현된다.
?자신의 죽음을 확인하는 팀원들. 그리고 각자 자신만의 방법으로 보내게 되는 24시간. 나라면, 내가 그 해저기지 속에 있었다면 자신의 죽음을 알게 된 후 과연 어떤 방법으로 24시간을 보낼게 될까? 과연 스피노자처럼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는 여유가 찾아질까? 각 캐릭터들은 저마다의 욕망과 도덕률에 따라 최선의 24시간을 보내기 시작한다.

11시2


과학적 자문을 통한 치밀한 스토리와 세트
아무리 이야기의 얼개가 좋다하더라도 그 이야기를 담는 이론적 근거나 비주얼이 조악하다면 관객들은 영화에 몰입하기 어렵다. 그러나 영화 ''11시''는 시나리오 단계부터 블랙홀 전문가 박석재 박사가 참여해 철저한 과학적 검증을 거쳤다. 그래서 제작진은 시간 이동에 대한 이론적인 배경들 중 블랙홀 사이의 웜홀을 통과해 시간여행을 한다는 설정을 선택하게 되었다. 하지만 웜홀은 새로운 물질이 반응하면 입구를 닫아버리는 민감한 특성을 가지고 있었고, 타임머신이 들어가기 위해서는 입자 가속기 외에 웜홀을 지탱해줄 또 다른 에너지가 필요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코어 에너지. 현재 존재하지는 않는 지구 핵에너지(코어 에너지)를 이용한 가설을 세우게 되었고, 그 가설에 걸맞게 지구의 핵과 가까운 곳에 해저기지를 세워야 한다는 설정까지 이끌어낼 수 있었다. 벗어날 수 없는 폐쇄된 공간, 스릴러 장르에 걸맞고 관객들에게 극적 긴장감을 주기에 충분한 공간적 배경은 그렇게 과학적 가설에 의해 탄생했다.

11시3


집착은 화를 부른다
정재영이 연기하는 우석은 시간이동 연구에 집착하는 천재물리학 박사다. 그에게 완성단계에 이른 프로젝트 중단 통보는 도저히 인정할 수 없는 관리자의 횡포로만 보인다. 지킬박사가 개발 중인 약을 스스로 삼키듯 우석도 타임머신에 스스로 올라타 테스트 이동을 감행한다. 명철한 물리학 박사였던 우석은 팀원들의 불신, 살인, 그로 인한 프로젝트 실패를 목격하면서 점점 광기어린 모습으로 변해간다. 그리고 마침내 이 모든 일은 자신의 욕심과 집착으로 인해 시작되었음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이미 시간은 돌이킬 수 없는 지점까지 이르고  과거의 우석은 언제나처럼 트로츠키를 탈 것이고 내일의 우석은 계속해서 그런 자신을 말리고 있을 것이다. 미래를 안다고 해도 쉽사리 집착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 사람의 욕심인걸까. 오늘을 사는, 오늘을 열심히 사는 우리의 모습이 영화 ‘11시’ 안에 그대로 담겨있다.
이지혜 리포터 angus70@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