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수능 마친 딸과 함께 산부인과를

미혼여성에게 더 중요한 정기검진

지역내일 2013-11-28

우리나라 미혼 여성들은 산부인과에 오는 것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대한산부인과학회 조사에 따르면 많은 여성들이 ‘부끄러워서’ 산부인과 방문을 꺼린다고 한다. 미혼 여성이 산부인과에 드나드는 것을 이상하게 여기는 불편한 시선, 진료 중에 느끼는 수치심 등을 들 수 있겠다. 하지만 아이 낳는 것 외에도 부인과를 찾아야 할 이유는 많다. 
여성들의 경우 스트레스, 호르몬 이상, 약물 등의 요인에 노출될 경우 곧바로 부정 출혈, 생리통, 생리주기 이상 등이 나타나기 쉽다. 또 초경 직후에 자궁 내막의 조절 기능 장애와 약물 부작용, 정신적 긴장 등으로 자궁 출혈이 나타날 수도 있다. 부끄러운 마음 때문에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생리통을 참기만 하다가는 자궁이나 골반에 병을 키울 수도 있다. 통증은 매우 주관적이어서 치료받아야 할 정도가 정해진 건 아니지만 생활이 불편하다면 병원에 가는 게 참는 것보다 낫다.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생활습관 탓에 젊은 여성들의 암 발생률도 늘고 있다. 따라서 성경험이 있으면 자궁암 검사를 해야 하고 냉 검사로 임질, 비임균성 요도염에 대한 정밀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성경험이 없으면 초음파 검사로 자궁이나 난소의 혹, 이외에 다른 이상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정기적인 검진은 딸이 초경을 시작할 때부터 받는 것이 좋다.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 초경 연령은 11.98세로 어머니 세대의 평균 초경연령이 14.41세로부터 점점 빨라지고 있다. 11세에 초경을 시작한 여성이 30세에 결혼을 하고 임신과 출산 때에야 산부인과를 처음 방문하게 된다면, 초경 이후 20년간 검진 공백이 생겨 중증 질환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 실례로 최근 초경 연령과 성경험 연령이 내려오고, 미혼여성의 성생활도 활발해지면서 20~30대 자궁경부암 환자도 증가하는 추세다. 
청소년기 딸을 산부인과에 데리고 가기 좋은 핑계는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이다. 자궁경부암은 성접촉을 매개로 한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때문에 발생하는데, HPV는 14~60세 여성의 감염률이 25~30%일 정도로 많다.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접종의 최적 나이는 15~17세다. 성 접촉 전에 예방백신을 접종하는 게 좋다. 수능을 마친 딸의 평생 건강관리를 위해 이번 기회에 딸과 함께 산부인과에 들러보자.


조형권산부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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