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중·고등학생들은 공부나 성적 때문에 고민을 합니다. 그런데, 성적이 좋은 학생일수록 자신의 현재 공부 상태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효과적인 공부를 합니다. 반대로 성적이 안 좋은 학생일수록 말 그대로 그냥 공부만 합니다. 정작 자신에게 맞는 더 효율적인 공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학생은 중·하위권 학생들인데도 말입니다. 그래서 내일신문에서 중·고등학교 중·하위권 학생들을 위한 과목별 성적향상 솔루션을 마련했습니다.
이춘우 리포터 leee8742@hanmail.net
수학을 어려워하는 중3 A군을 위한 솔루션
“수학 때문에 걱정입니다. 다른 과목은 그럭저럭 하는데, 수학은 중위권 유지도 힘들어요. 학원을 보내 봐도 별로 효과가 없고 어려워만 하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내년이면 고등학생입니다. 대입도 수학이 중요하다던데, 무엇이 문제일까요?”
안산시 상록구 사동에 사는 A군 어머니의 얘기다. 유난히 수학을 어려워하는 중3 아들 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A군이 어려서부터 수학을 못한 건 아니었다. 초등학교 때까지는 최소한 남들보다 못한다는 소리를 듣는 수준은 아니었다는 게 어머니의 얘기다. 문제는 중학교 입학 이후부터 나타났다. 학교시험에서 유독 수학 점수가 저조했다. “실수가 많아서 그럴 거야. 학년이 올라가면 좋아 지겠지”라며 기다려봤지만, 중3이 끝나갈 무렵, 상태는 더 심각해졌다. A군의 시험지나 문제집을 보면 기초 연산문제에서도 실수가 제법 많이 보인다.
현재 A군의 상황에 대해 전문가들은 어떻게 해석하고 있을까? 수학교육 전문가와 자기주도학습 전문가에게 A군의 상황에 대해 자문을 구했다.
안산 정상수학 이창헌 중등원장
대수영역 기초 연산문제 반복풀이 도움 될 수 있어
“어려서부터 사고력적인 수학을 너무 강조한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수학을 어려워하는 중·하위권 학생들의 상당수가 간단한 수학공식 전개도 힘들어합니다. 공식을 외우기만 했지, 이 공식을 어떻게 문제에 적용시키는지 모르는 거죠. 이런 상태의 학생들에게 공식과 관련된 응용이나 창의 문제 풀이를 강요한다면 기본마저 흔들리게 됩니다.”
안산 정상수학 이창헌 중등원장은 “중등수학을 어려워하는 중·하위권, 특히 하위권 학생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중등과정의 단순연산 문제들을 많이 접하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A군처럼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시점이라면 겨울방학을 이용, 중등과정의 기초 연산문제 반복풀이를 통해 공식에 대한 개념을 정립시켜 놓는 게 중요하단다.
중등 수학은 크게 대수영역과 도형영역으로 구분이 된다. 도형영역은 중등과정에서 거의 완성이 되고, 대수영역은 고등과정의 기초를 만드는 수준이다. 때문에 현 시점에서는 대수영역의 기초에 중점을 둔 공부를 해야 한다.
이창헌 원장은 “대수영역과 도형영역 중에서 중·하위권 중3 학생이 더 비중을 두고 공부해야 할 영역을 굳이 선택하면 대수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며 “대수영역의 기초가 없으면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수학은 교수법에서 의견이 많이 갈린다. 어떤 이는 아이디어적인 부분을 강조하고, 어떤 이는 전통적인 방법을 중시한다. 개인적으로는 대수영역은 교과서의 흐름대로 차근차근 진도를 나가는 게 좋다고 생각하다”며 “A군처럼 중등과정의 기초가 부족한 중·하위권 학생이 복습을 할 때는 창의문제나 사고력문제는 과감하게 배제하고 공부를 하는 것도 좋다”고 덧붙였다.
중학생들이 수학을 어려워하는 이유 중에는 자녀의 수학실력을 객관적으로 파악하지 못하는 부모의 책임도 있다는 게 이창헌 원장의 지적. 어려서부터 ‘선행 빼기’ 등의 수학공부에 치중할 경우 “우리아이가 이런 것도 풀 수 있네”라며 자녀의 실제 수학실력을 파악하지 못할 수 있다.
“실제는 기초적인 연산문제도 어려워하는데, 그 이상의 실력을 가진 아이라고 판단하는 거죠. 중하위권 학생들은 고등과정 대비를 위한 반복연산훈련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초등학교는 기초연산을 반복하면서 공부할 수 있는 교재들이 많지만 고등과정 대비를 위한 기초연산을 반복하면서 공부할 수 있는 교재가 별로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부모나 강사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A군의 경우도 그렇습니다. 수학이 걱정이라면 겨울방학 동안 기초적인 연산문제를 다양하게 풀어볼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창헌 원장은 A군의 경우 겨울방학을 이용해서 선행도 한 학기 전도는 해 두는 게 좋다고 했다. “기초가 부족하다는 생각에 후행을 할 계획이라면 중3 과정을 중심으로 후행학습을 하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중3의 입장에서 보면 중1이나 중2 과정은 생각보다 쉽습니다. 수학 중위권 학생 정도만 되도 그렇습니다. 그리고 선행은 한 학기 정도 해두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제대로 이해를 하지 못하더라도 선행을 해놔야 고등학교 진학 후 본수업에서 이해를 할 수 있거든요.”
안산 에듀플렉스 정현구 원장
낮은 단계 수학부터 다시 공부하는 게 바람직
“중3인 A군이 수학을 어려워하는 것은 아마도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교 1·2학년 때부터 문제가 있어서 일겁니다. 그래서 현 시점에서는 후행에 무게를 둔 공부를 추천합니다. 중학교 1학년 과정이나 2학년 과정부터 다시 공부를 하는 것이죠. 그런데, 현실적으로 중3 학생에게, 그것도 하위권 학생에게 중등 1·2학년 과정을 체계적으로 학습시켜주는 교육기관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자기주도학습을 통해 후행과정을 공부하는 게 최선이죠.”
자기주도학습 교육기관인 안산 에듀플렉스 정현구 원장은 “현 시점에서 A군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자신에게 맞는 수학공부 방법을 찾고 수학에 대하 자신감을 키워주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이번 겨울방학에는 선행에 욕심을 내지 말고, 중등과정을 후행학습 하는데 초점을 맞춰 수학에 대한 자신감을 찾아주는 게 집중하는 게 좋단다.
“수학성적이 낮은 학생들을 상담해보면 수학 자체를 재미없어합니다. 그런데, 이것을 한 단계 더 들어가 보면 대부분 자신에게 맞지 않는 방법으로 수학공부를 하고 있어서 재미없어합니다.”
자신은 60점도 겨우 받으면서 90점 받는 친구가 선행한다고 같이 선행을 할 경우, 내용을 알아듣지 못하니 재미가 없고 공부를 해도 효과가 없다는 설명이다.
“상위권 학생이 하는 방법을 따라 하기보다는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수학공부의 정설 중에 ‘답을 보지 말고 풀어라’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데, 중하위권 학생들은 문제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답을 보지 않고 고민만한다고 해결되지 않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답지를 참조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공부는 무조건 후행에 무게를 두세요. 우선은 교과서부터 반복해서 차근차근 접근하는 것이 좋습니다. 기초도 되지 않는 상태에서 수준 높은 교재 본다고 공부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정현구 원장은 A군의 경우 이번 겨울방학이 수학성적을 올릴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고 했다.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는 학습량이 크게 늘어나기 때문에 수학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 그만큼 줄어든단다. “고등 이과를 기준으로 보면 중등과정 수학에 비해 5배 정도 학습량이 많다고 합니다. 여기에 다른 과목들의 학습량도 크게 늘어나죠. 고등학교에 올라가서 수학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A군에게 이번 겨울방학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수학에 대한 자신감을 찾게 하기 위해서는 교재 선택도 중요한데, 10문제 중에서 7문제 정도 해결할 수 있는 교재를 선택하는 게 좋다. 그리고 학원을 보내거나 과외를 시킬 때는 반드시 공부하고 온 시간만큼 혼자서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줘야 한다. 그래야 배운 내용을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수학공부를 할 때 중요하게 강조하는 것 중에 하나가 ‘오답노트 작성’입니다. 하지만, 중·하위권 학생들에게 오답노트 쓰라고만 하면 할 수 있는 학생이 얼마 없습니다. 어떻게 쓰고,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꾸준히 알려줘야 합니다. 시험지에 문제를 푸는 방법이나 시간을 관리하는 방법도 모를 수 있습니다. 이런 부분도 꼼꼼하게 체크하고 알려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중·하위권은 많이 가르치는 만큼 관리에도 신경을 써줘야 학습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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