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싶었습니다-인젠학원 오신환 원장

“내가 제일 소중히 여기는 것은 학생”

지역내일 2013-11-27

정확한 통계수치는 없지만 어림잡아 300개 이상의 사설학원이 형성되어 있는 평촌학원가. 밀림처럼 빼곡이 들어선 고만고만한 학원들 가운데 유난히 눈에 띄는 학원 하나가 있다. 국민은행 건물에 위치한 수학과학 전문 인젠학원. 평촌학원가가 활황기였던 시절, 과학고 진학률이 가장 높았던 서울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던 그가 인젠학원 대표원장으로 평촌학원가에서 다시 그 명성을 드높이고 있다.


-평촌학원가에서 오랫동안 학생들을 가르치신 걸로 알고 있다. 남다른 교육철학이 있으신지?
평촌학원가가 생기기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20년 동안 과학 경시를 전문으로 학생들을 가르쳤다. 그동안 여기저기 오라는 곳도 많았지만 평촌학원가를 지금까지 떠나본 적이 없다. 왜냐하면 내가 살고 있는 곳이고 눈앞의 이익보다 고집스러운 교육철학을 버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정말 소중히 여기는 것은 학원이 아니라 학생이라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다.


-이번에 초등영재관을 개관했다고 들었다. 뒤늦게 개관한 이유가 있는지?
 초등학생들의 경우 공부를 재미있게 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초등학생은 중학생보다 사고가 유연하다. 하지만 자칫 위험할 수도 있다. 그래서 부모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이다. 초등 저학년 때는 공부가 재미있어야 하고 고학년 때는 공부를 왜 해야하는지 목적이 있어야 한다. 영재학교 입시 공부를 하기 위해 오는 학생들 가운데 진도자체가 늦어 안타까운 경우가 있다. 이럴 땐 아이는 똑똑함에도 불구하고 영재학교 입학이라는 목표가 상실되어 버린다. 초등영재관 개관을 한 것은 이런 일 뿐만 아니라 초등에서 중등과정이 자연스럽게 연계가 되어야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아 개관하게 되었다.


-영재가 되고 싶은 초등학생들에게 학습을 위한 조언을 해주신다면?
먼저 구체적인 목표를 가지고 공부해야 한다. 목표를 세워 하는 공부와 부모가 시켜서 하는 공부는 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막연하게 과학자가 되겠다는 것보다 영재학교를 진학하겠다는 구체적 목표를 세우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 반복적인 암기식 학습법보다는 응용이 되고 조금 더 심화된 문제를 제시해 깊이 있는 사고력에 의한 풀이를 하는 효율적인 공부를 해야 한다.


-초등학생은 어떻게 공부해야하나?
공부를 재미있게 한다고 해서 개그를 해야 재미있는 게 아니다. 공부방법 속에서 재미를 찾아야 한다. 어떤 과목이던지 잘 풀리면 재미있다. 우리 선생님들은 학생들이 문제를 풀 수 있도록 만들어주어야 한다. 교과과정은 전 세계적으로 비슷하다. 특히 수학은 사고력을 키우는 학문이다. 요즘 흔히 말하는 사고력이 있어야 수학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수학을 잘하면 사고력이 키워지는 것은 당연하다. 학부모들 중에서 올림피아드처럼 스펙을 쌓아야 된다고 오해하고 있는 학부모들도 있다. 입시제도의 변화로 영재학교는 스펙을 반영하지 않는다.


-옹고집스러운 원장님의 교육철학에 대한 학부모들의 의견이 분분할 것 같은데?
학부모들이나 주위 분들에게 특이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정직하게 거짓말 않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 왜 특이한지 잘 모르겠다. 선생은 학생들에게 솔직하고 정직해야 한다. 잘하면 잘한다고 칭찬하고 못하면 잘 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어야 한다. 상업적인 목적을 위해 학생이나 학부모들에게 듣기 좋은 말만할 수도 있지만 쓴 소리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선생이기 때문에 위선적이면 안된다는 생각이 있다. 거짓말은 언젠가 들통이 나기 마련이다. 우리학원은 들어오기는 어려워도 나가기는 쉬운 학원이다. 철저한 테스트를 거쳐 학원에 들어오고 공부에 흥미를 잃은 학생에게는 그만두라고 먼저 말한다. 아이들이 학원을 다니지 않으면 행복할 것 같지만 오히려 불안해한다. 얼마 전 공부에 대한 부담감으로 그만둔 남학생이 학원 앞에서 배회하는 모습을 봤다. 그 학생은 울고 있었다. “다시 공부하고 싶어요” 하고 말하는데 안타까웠다.


-학생들을 아직까지 직접 가르치시는지?
현재 10개 반에 수업을 들어간다. 학원 운영에 더 열중하지 않고 직강하는 이유는 아이들 가르치는 것이 재미있기 때문이다. 다른 선생님들도 잘 가르치시지만 내가 가르쳐야할 부분들이 있다. 힘은 들지만 이런 결과로 올해도 영재학교에 7명이 합격했고 과학고는 아직 발표가 나지 않았다. 작년에도 10명 이상이 합격해 좋은 결과를 거두었다.
배경미 리포터 ba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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