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기 국회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2013년도 수능 성적 전국 상위 2등급 이내 50개 고교 중 천안에 있는 고교는 단 한 곳도 없다. 일반고 순위 50개 고교 중에서만 복자여고가 22위, 천안고가 50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천안은 높은 학구열에도 불구하고 수능결과는 그리 맑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2014년 수능 성적도 별반 다르지 않을 거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올해는 특히 선택형 수능이 처음 도입되면서 영어와 수학 성적 수준을 쉽사리 가늠하기 어려워졌다. 불안한 수험생들은 정시보다는 수시에 몰리고 있다. 하지만 최종 결정은 수능 성적이 발표된 이후에 하는 것이 안전하다.
우선 수험생들은 정확하고 신속한 가채점으로 정시 지원 가능 대학을 빨리 파악해야 한다. 성적에 따라 유?불리를 살펴 수능 이전 원서접수를 마친 대학별고사 전형 응시 여부를 결정하고, 남은 수시모집에서 최종 지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주요 대학들이 지난달 25일 교육부가 확정한 ‘대입전형 간소화 방안’에 따라 2015학년도 대입전형 계획을 공개했다.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이 대부분 정시 선발 인원을 늘리고, 학생부 종합전형을 확대한다. 학생들은 여전히 수시 6번 지원이 가능하지만 대학들은 내년부터 전형 수를 6개(수시4, 정시2)로 축소해야 한다.
입학전형 수를 축소하면 특기자 선발이 어려워진다. 대학들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학생부 종합전형 확대를 선택했다. 학생부 종합전형은 기존 입학사정관이 참여하는 전형으로 사실상 특기자 전형을 포함했다는 분석이 많다. 특목고 출신이 유리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이 뒤따르는 이유다. 결국 수능시험 대비에 주력하면서 논술과 학생부 비교과(독서·봉사·체험 등) 활동에도 신경 써야 하는 것이다.
엎어졌다 되돌아온 입시제도에 대해 내년 수능까지 채 1년도 남지 않은 현재 고2 학부모들은 마치 자기 발등에 불이 떨어진 양 조급하다. 고1도 마찬가지.
막판 뒤집기, 쉽지 않다. 그러나 전략만 잘 짜면 길은 보인다. 천안지역 학생들을 위한 입시 로드맵이 필요하다. 틈새전략을 찾아 지난 목요일 쌍용동 산새에서 2015~2017 대입확정안을 놓고 좌담회를 열었다.
천안 지역 학생들이 놓치고 있는 점은 무엇인지, 학생들이 대학입시에서 특별히 더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천안 교육현장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과 함께 점검했다.
*강 석 프린시피아 원장
* 권순복 청담어학원 원장
* 김영대 아발론교육 원장
*이병채 유니크 입시전략팀장
*홍동호 닥터윤 교육컨설팅 연구소장
2015~2017 대입확정안에 따른 입시 전략
내신 유리한 천안 … 학생부 종합전형 철저 대비가 힘
천안, 수시에 집중하지만 능동적 정보 취합력 약해 =
홍동호 닥터윤 교육컨설팅 연구소장(이하 홍동호) : 서울 극상위 아이들은 성적에서 별 문제가 없다. 우리가 상위권이라고 흔히 얘기하는 아이들이 변동할 수 있는 변별력을 많이 가진 것이 아닌가 분석한다.
이상하게 천안만큼은 수능에서 좋은 결과가 안 나온다. 천안지역은 수능이 어려웠다고 볼 수 있지만 전국적인 차원에서 상위권에게 수능이 그렇게 어려웠을까 싶다.
천안은 대부분 학교 입시전략이 수능보다 수시에 집중하기 때문일 것이다. 수능성적이 잘 나온 지역은 수능에 강점 두고 끌고 가는 추세다. 학생 스스로 취약점 보강하기 위한 기회도 필요한데 천안은 학교가 끌고 가는 경우 많다.
김영대 아발론교육 원장(이하 김영대) : 올 수능은 처음 실시한 수준별 선택형 수능이었다. 지난 6월 9월 모의고사 1등급이 올 수능 영어 B형 1등급 장담 못한다. 수능 점수가 전반적으로 낮아 수시 경쟁률이 높아지고 영어가 수시 합격에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내년부터 영어 AB형 없어지고 원래대로 돌아가면 평소보다 수능 점수 낮은 재수생 응시 비율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강 석 프린시피아 원장(이하 강석) : 수시에 중점 두지만 천안뿐 아니라 대부분 정보력 차이가 크다. 수시도 적성시험 있고 정시도 탐구과목을 외국어로 대체 가능한데 학생들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정부는 언론 보도를 통한 확정안에서 자율적 유도라고 얼버무린다. 학생과 학부모가 전형에 대해 자세히 알 필요가 있다.
치밀한 전략 필요한 수시, 초?중 때 영어 수학 배경지식 구축해야 =
권순복 청담어학원 원장(이하 권순복) : 극상위권 부모들은 웬만한 정보를 다 알고 있다. 문제는 중하위권. 학교에서 설명회를 개최해 정보를 많이 줘도 적극적으로 알려고 하지 않는다. 개인이 원하는 정보는 지망학과마다 다르기 때문에 학생과 학부모가 직접 정보를 찾아나서야 한다.
강 석 : 한 매체에 의하면 수능 결과 상위 평균 2% 리스트 안에 복자여고가 겨우 들어있고 상위 7%까지 오픈했는데도 나머지 학교는 등외다. 학교에서 수시를 강조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러나 학교는 너무 많은 인원을 챙겨야 한다. 수시가 무너지면 당연히 정시도 등급 나오기 어렵다. 수시는 전략이 필요하다.
그런데 천안은 학생부 100% 전형 위주로만 준비하고 있다. 사실 학생부 100% 전형은 경쟁이 치열하다. 천안 도심은 농어촌 전형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배경지식은 초중학교 때 쌓아야 하는데 그만큼 공백이 많은 우리지역 아이들은 틈새 전략이 절실하다.
이병채 유니크 입시전략팀장(이하 이병채) : 천안은 내신에 치중해 심화 포괄 수능 준비가 안 되고 있다. 단답형 공부에 익숙한 학생들은 심화문제를 못 푼다. 수능에 강하려면 심화문제를 공부하는 것이 포인트다.
김영대 : 내년부터 수준별 선택형 없어지고 입시영어 측면에서 수능 강화되고 수능 최저학력 완화되고 특기자 전형 일부 축소될 가능성도 크다. 그러나 최상위권 대학들은 특기자 전형을 많이 줄일 수 없다. 줄이면 특목고 학생을 받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일반고는 특목고와 경쟁하려면 그만큼 내신에 신경 써야 한다.
홍동호 : 서울대 입학생 3000여 명 중 800여명이 특목고 출신이다. 어느 대학이든 특목고 받아들이는 체제가 되어있다. 입시제도 바뀌어도 특목고에 영향 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충남은 입시전략이 취약해 입시 결과를 향상시키기 어렵다. 우리지역 아이들 중3까지 학습과정은 굉장히 얕다. (성적이 잘 나오는) 타 지역은 대학까지 고려해 중학교 때 심화학습을 시킨다. 천안은 목표가 고등학교인지 대학입학인지 구분이 안갈 정도다. 중학교 때 영어 수학 웬만큼 마스터해야 고교 때 엄청나게 많아진 공부 속에서 헤매지 않는다.
강 석 : 특히 중상위권은 70% 연계돼 있다는 EBS만 잡고 있다. 결국 다 맞춰도 70%다. 절대 성적이 나올 수 없다. 고난이도 기출 문제 꼼꼼히 봐야 한다.
홍동호 : 올해 수능은 유독 더하다. EBS 연계 유형 70%이지만 아이들 체감 못한다. 쉬운 문제만 EBS 연계하고 어려운 문제는 연관성이 적다.
권순복 : 천안지역 학생들은 고교 입학이 최종 목표인 듯. 학부모 교사 인식전환이 중요하다. 비평준화 지역이라는 점도 한 몫 한다. 평상시 심화학습에 공을 들여야 함에도 고등학교 가기 위해서만 전력투구한다. 이러한 환경에 우리 아이들이 있다.
더 늦기 전에 독서 풍부히, 학생 학부모가 입시전문가 돼야 =
김영대 : 이번 정권 교육 키워드는 ‘진로’다. 학생부 종합 전형은 비교과도 포함한다. 비교과 안에 진로관련 내용을 기재하므로 일반고는 학생부 중심 공부를 열심히 해서 내신이 유리한 점을 잘 활용해야 한다. 또한 내신준비만 몰두하지 말고 본인이 장기적 로드맵을 잡는 게 중요하다. 오히려 학년이 올라갈수록 진로와 배경지식 잡기 어렵다. 배경지식은 초중학교 때 쌓아두어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권순복 : 현재 중학영어만 봐도 ESL이 아닌 EFL 환경이다. 당장 고교평준화가 돼도 이 분위기가 금방 바뀌지 않는다. 그러나 평준화가 되면 중학교 때 우리 아이들이 뭘 해야 하는지 점점 알게 될 것이다.
강 석 : 어릴 때 꿈이 선명하면 포트폴리오 준비가 쉬워진다. 진로가 확정돼 미리 준비하면 고등학생이 돼도 힘들지 않다. 준비가 덜 돼 있다면 천안에선 비평준화 지역인 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홍동호 : 상위권 아이들은 학교에서 학습플랜을 짜준다. 아이들은 환경에 약하다. 치열하게 공부하는 아이들 속에 있으면 공부한다. 최상위권은 초등학교 때 결정된다. 특히 독서량 차이가 크다. 성적 안 나오는 학생은 역시 독서가 안 돼 있었다.
캐나다의 경우 의대 가고 싶으면 의대 가서 체험할 수 있다. 우린 불가능하다. 그래서 독서를 통한 간접체험이 필요하다. 독사가 안 돼 있으면 제시문 파악도 잘 못한다. 독서습관이 공부습관이다.
권순복 : 부모가 ‘나이스 대국민 서비스’ 열람이 가능한데 직접 열어보는 부모 얼마나 되나. 중등부터는 성적과 관련한 비교과 활동을 찾아서 해야 한다. 부모가 나이스에서 학생부 보고 누락된 것 찾아서 관리해야 하고 학교는 나이스 홍보해야 한다.
김영대 : 부모의 관심과 학생의 집중이 중요하다. 지금의 현실에선 부모가 전략가여야 한다. 고등학교 때 관심이 더 필요하다.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홍동호 : 새정부는 간소화 주장하지만 학생부 종합 전형을 예로 들었을 때 오히려 너무 많은 활동을 추구해서 난잡해질 우려가 있다. 기록으로 남는데 기록이 잘못되면 불이익이 생길 수 있다.
독서는 봉사보다 중요한데 현재 학생부는 너무 특기 위주다. 대학은 전공과 적성도 보지만 연관성 있는 다양한 활동도 눈여겨본다. 지금이 융합시대이기 때문이다.
강 석 : 꼭 교내가 아니어도 자신이 하고 싶은 활동 동아리나 소그룹을 만들어 체계적으로 기록하면 된다. 서울 등에서는 이미 하고 있다. 단 학교 허락은 받아야 한다.
이병채 : 여기 아이들은 너무 막연하게 공부해서 입시 준비가 안 돼 있다. 목표대학을 3~4개 설정해서 맞춤형 공부를 해야 한다. 서울과 달리 기본적인 부분도 학부모가 모른다. 학교에서 전달도 잘 안 되는 듯하다. 학년별로 뭘 준비해야 하는지 입시 설명회가 있으면 참여해서 정보를 취합하기 바란다.
-좌담회 참석자(가나다순)-
권순복 청담어학원 원장
김영대 아발론교육 원장
이병채 유니크 입시전략팀장
홍동호 닥터윤 교육컨설팅 연구소장
노준희 리포터 dooai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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