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이 흔해진 세상이다 보니 주위에서 ‘누구 집 애가 유학 가서 어떻게 됐다더라…, 어느 학교에 입학했다더라…’ 등의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얼마 전 참 반가운 전화와 마음이 좋지 않은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반가운 소식을 먼저 전하면 10년째 에이전시를 맡고 있는 벽계원(GCGS)학교를 초창기에 졸업한 학생이 미국계 신용평가사 PITCH에 정직원으로 취업이 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한국은 유래 없는 취업난 속에 젊은이들이 구직에 허덕이고 있는데 긴 유학생활 끝에 이런 좋은 결실을 맺었다는 얘기를 전해들을 때 마다 정말 지금까지 고생한 것이 싹 사라지는 기분이 든다. 무디스나 S&P, PITCH같은 신용평가사들은 인턴급여가 우리나라 대기업 신입사원 연봉에 육박하는 어마어마한 보수를 지급하는 회사이다. 또 북경에서 대학을 졸업한 친구는 외사경찰에 합격해서 당당히 대한민국을 지키는 경찰이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당시는 중국대학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았지만 묵묵히 공부하고 졸업까지 해서 이렇게 좋은 결실이 맺어진 것이다.
그런데 12년 동안 미국교육을 받은 지인의 아들이 미국의 동부 명문 사립대학 중에 하나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들은 지가 얼마 되지 않았는데 학교에 적응을 못해서 자퇴를 한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유학생신분이 아니라서 미국 공립학교를 좋은 성적에 졸업했지만 대학 안에서 적응하기가 매우 힘이 들었던 모양이었다.
이처럼 선진국 혹은 좋은 학교로 유학을 결정하고 유학생활을 했다고 해서 모두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무턱대고 유학을 결정했다가 점점 오르는 물가에 비용을 더 이상 감당하지 못하고 자녀를 한국으로 귀국시키는 어쩔 수 없는 경우도 생기고 죽어라 공부해서 선택한 전공이 나와는 전혀 맞지 않는 전공일 수도 있다. 그래서 유학을 결정할 때에는 자녀의 학업계획과 품성, 집안의 재정상태 등을 따져보고 신중히 결정을 해야 한다. 물론 유학 가고자 하는 학교의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제일 첫 번째 일 것이다.
유학에서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는 전화통화만으로 결정할 것이 아니라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찾아가서 학교를 둘러보고 선생님과 재학생들을 만나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제약이 있기 때문에 차선으로 그 학교를 나온 졸업생들이 어느 학교를 갔는지 특히 나와 비슷한 상황에 있는 학생이 어떻게 진로를 설정했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글 : 벽계원국제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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