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약혼을 한 여자 분이 문의를 해 온 일이 있다. 4년간 연애를 해온 연인과 약혼을 하였고 아무런 문제 없이 잘 지내왔으며 현재 구체적으로 결혼 이야기가 오가는 상태였으나, 얼마 전 연인이 사기죄로 징역 1년형을 선고 받고 현재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라는 사정을 밝혀 온 것이다.
당사자는 연인을 사랑하는 맘이 컸지만 이와 같은 사정을 알고 나서는 선뜻 결혼하고 싶은 맘이 들지 않고 부모님과 친척 분들 역시 파혼을 하라고 설득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경우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남자와 약혼을 한 당사자는 파혼을 할 수 있을까?
민법 제804조는 약혼해제 사유로서
1. 약혼 후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
2. 약혼 후 성년후견개시나 한정후견개시의 심판을 받은 경우
3. 성병, 불치의 정신병, 그 밖의 불치의 병질(病疾)이 있는 경우
4. 약혼 후 다른 사람과 약혼이나 혼인을 한 경우
5. 약혼 후 다른 사람과 간음(姦淫)한 경우
6. 약혼 후 1년 이상 생사(生死)가 불명한 경우
7. 정당한 이유 없이 혼인을 거절하거나 그 시기를 늦추는 경우
8. 그 밖에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의 8가지 사유를 규정하고 있다.
약혼은 장차 혼인하여 부부가 되기로 하는 남녀 간의 합의로서 혼인적령에 달하지 못한 자나 금치산자가 적법한 동의 없이 약혼하더라도 그 약혼이 당연히 무효로 되거나 취소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그 약혼의 강제이행을 청구할 수도 없는 것이어서 당사자 일방은 약혼해제 사유의 유뮤에 관계없이 언제든지 상대방에 대한 의사표시로써 이를 해제할 수 있으나 다만 그 해제에 과실이 있는 때에는 상대방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된다.
정리하자면 민법 제804조의 약혼해제 사유가 있다면 당연히 약혼을 해제할 수 있고 이 경우에는 약혼해제 사유를 발생시킨 일방은 상대방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된다. 또한 일방적으로 애정이 식었지만 민법 제804조의 약혼해제 사유에는 해당되지 않는 경우라도 상대방에 대해 약혼을 해제할 수 있으나, 이 경우에는 맘이 변해 일방적으로 약혼을 해제한 일방은 상대방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위 사례의 경우 약혼해제사유 중 1. 약혼 후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에 해당하므로 약혼을 해제하더라도 상대방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
만일, 상대방이 실형으로 복역 중이 아니라 집행유예의 선고를 받은 경우에는 어떻게 될까?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이 경우에도 민법 상의 약혼해제사유에 해당한다. 벌금형과 징역형의 선고유예는 자격정지보다 경한 처벌이지만 징역형의 집행유예의 경우에는 자격정지보다 중한 처벌이기 때문이다.
법률사무소 유안 안재영 변호사 (www.uan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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