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창세기 6~8장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 스토리를 모티브로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이 상상과 판타지를 더해 창조주와 인간 사이에서 고민하는 노아의 이야기를 인간적인 시선으로 그려냈다. 장엄한 천지에서 벌어지는 웅장한 스케일의 대서사 속에서 인간의 본성을 섬세하게 터치해 우리들에게 선과 악에 대한 고민을 던진다.
창조주의 인간세상 정화 프로젝트
창세기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아담과 이브에게는 세 아들인 카인, 아벨, 셋이 있었는데 카인은 동생 아벨을 죽였고 카인의 후손이 땅을 지배하며 산다. 카인의 후손 중 두발가인은 구리와 쇠로 도구를 만드는 대장장이이다. 셋의 후손인 노아는 카인의 후손을 피해 세 아들 셈, 함, 야벳을 낳아 키우며 창조주의 뜻에 따라 살아간다.
창조주는 세상이 인간의 죄악으로 가득차고 사람마다 못된 생각만 하는 것을 보시고 사람을 만든 것을 후회하며 아파했다. 창조주께서 보시기에 세상은 너무나 썩어 있었고 그야말로 무법천지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노아만은 마음에 들었다.
노아는 창조주로부터 “홍수를 내어 하늘 아래 숨 쉬는 동물들을 다 쓸어버리리라. 땅 위에 사는 것은 하나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너는 배를 만들어 네 아들들과 네 아내와 며느리들을 데리고 들어가라. 그리고 온갖 동물도 한 쌍씩 데리고 들어가 너와 함께 살아남도록 하여라”라는 계시를 받는다. 노아가 그대로 하자 땅위에 40일 동안 폭우가 쏟아져 모든 것이 물에 잠겼고 땅 위에 움직이던 모든 생물이 죽고 노아와 함께 배에 있던 사람과 짐승만 살아남았다.
이러한 성경의 내용에 상상력이 더해진다. 홍수가 나자 두발가인이 이끄는 카인의 후손들은 노아의 방주를 빼앗기 위해 전쟁을 벌이고, 노아는 방주에 올라타려는 인간들을 막기 위해 치열하게 싸운다. 또 방주 안에서는 창조주의 뜻을 오롯이 따르려는 노아의 무자비함에 가족들마저 반발하는 갈등상황이 벌어진다.
풍성한 볼거리와 할리우드 명품 배우들의 열연
영화 초반에 펼쳐지는 광활한 대지, 거대한 방주의 스케일, 방주로 몰려드는 수많은 동물들, 노아를 도와 방주를 지키려는 거인족과 타락한 인간군상의 치열한 전투, 세상을 집어삼키는 대홍수 등 압도적인 스케일의 영상은 시각적인 즐거움을 선사한다. 특히 성경에 잠깐 언급된 거인족은 영화 속에서 노아를 도와 방주를 만들고 이를 지키기 위해 싸우면서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는데, 마치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반지원정대를 도와 싸우는 엔트를 연상시킨다.
러셀 크로우, 제니퍼 코넬리, 안소니 홉킨스, 엠마 왓슨, 로건 레먼 등 세대를 넘나드는 할리우드 초특급 배우들의 명품연기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영화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노아 역할의 러셀 크로우는 대홍수 속에서 생명을 지키려는 강한 신념과 함께 선과 악의 기로에서 끊임없이 고뇌하는 입체적인 캐릭터를 보여준다. 제니퍼 코넬리는 노아의 아내 역을 맡아 노아를 믿고 지지하는 동시에 가족들의 안식처가 되는 현명한 여성상을 보여준다.
할리우드의 대세로 떠오른 엠마 왓슨과 로건 레먼은 이 영화에서 연기변신을 선보인다. 엠마 왓슨은 난민촌에서 살아남아 노아의 첫째 아들 셈과 사랑에 빠지는 일라 역을 맡아 기존의 세련된 이미지를 벗고 강인하고 현명한 여성의 모습을 연기한다. 로건 레먼은 선과 악의 사이에서 갈등하는 둘째 아들 함 역을 맡아 한층 깊어진 내면 연기를 선보인다.
방주를 놓고 벌이는 치열한 전투와 노아 가족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갈등 상황이 관람 포인트.
이선이 리포터 2hyeon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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