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 왔어? 밥은? 안 먹었음 여서 먹어~” 느릿한 충청도 사투리와 푸근한 웃음으로 사람들을 따뜻하게 맞아주는 이종현(49) 씨는 지역품앗이원도심레츠(대표 최장희)의 두루지기로 일하고 있다. ''레츠(LETS)''는 지역교환 거래체계인 ''Local Exchange &Trading System''의 줄임말이다. 현금과 함께 구성원들 사이에 통용되는 ‘두루’라는 대안 화폐를 사용해 서로 물건을 사고팔거나 노동력을 교환할 수 있는 회원조직이다. 현재 600여 가구가 회원으로 있다. 두루지기는 회원들간 거래와 사무실 운영 등 전반적인 일을 담당하는 실무직책이다. 2012년 문을 연 원도심레츠는 2000년부터 시작된 한밭레츠의 대흥동 지부인 셈이다.
품앗이 회원조직이니 만큼 활동의 주요내용들도 품앗이교실이 많다. 아줌마들의 인문학 책읽기 모임인 ‘시루’, 클래식기타교실, 현직 연극인이 이끄는 연극품앗이교실, 웹툰작가의 막무가내드로잉교실, 퀼트교실 등 모두 회원들이 서로 가르치고 배우는 수업이다.
원도심레츠 사무실은 월, 수, 금 점심시간에는 식당으로 변신한다. 10여명의 ‘현미밥상’ 자원봉사팀이 조를 짜서 현미밥과 제철 식재료를 이용한 건강한 밥상을 차려낸다. 대흥동에 일터를 둔 회원들이 점심시간에 들러 밥을 먹고, 안부를 묻고, 소식을 나눈다. 품앗이 교실과 현미밥상에서는 현금과 함께 모든 거래의 20% 이상을 두루로 한다.
이종현 두루지기는 원도심레츠의 시작과 함께 실무를 맡았다. 바쁜 와중에도 조급해 하지 않고 항상 여유롭고 따뜻하게 맞아주는 그가 있어 원도심레츠는 훈훈한 사랑방이 된다.
이영임 리포터 accrayy@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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