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위권 학생들의 ‘역전카드’, 적성고사 전형
수능 아니라도 대학 갈 길은 있다
내신 3~6등급으로 서울 및 수도권 대학 진학…취업전망 좋은 학과는 경쟁률도 높아
올해 첫 전국연합학력평가인 3월 모의고사가 지난 12일 치러졌다. 수험생에게 이 시험 결과를 분석하는 작업은 수능시험 대비 전략을 짜는 첫 걸음이다. 물론 이 시험은 서울시교육청이 주관해 수능을 출제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출제하는 수능과 차이가 있는데다 졸업생을 제외하고 재학생만 치른 시험이므로 수능과 그 결과가 다를 수 있다. 대부분은 3월 평가에 비해 수능에서 등급이나 백분위가 떨어지는 결과가 나온다. 어거스타 입시학원 대입적성팀 최봉석 팀장은 “수험생들은 3월이 결정의 시기라는 점을 잘 알아야 한다”며 “3월 모의고사 점수를 바탕으로 객관적으로 자신의 상황을 바라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특히 내신 4~6등급 학생들은 기초가 부족한 상황이므로 수능점수를 올리는데 주력한다 해도 등급을 크게 올리기 어려우므로 수능보다 적성고사를 추천한다고. 적성고사 전형은 대입간소화정책으로 모집학생 수는 줄었으나 여전히 중위권 학생들이 수도권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역전카드’로 꼽힌다. 적성고사 전형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봤다.
고등학교 교과과정 출제되는 교과형이 대세
대학이 실시하는 적성고사는 기업체나 교육기관에서 실시하는 적성검사와는 다르다. 대학 교육을 받는 데 필요한 논리력, 사고력 등 잠재된 학업 능력을 테스트하는 대학별 시험이다. 언어 사고와 수리 사고 영역을 주요 평가 영역으로 하며, 대학마다 전형 방법과 문항 수, 시간에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문제 유형과 시험 방법은 유사하다. 문제 유형은 크게 순수 적성형과 교과 적성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도입 초기와 달리 최근에는 고등학교 교과과정에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하는 교과형으로 출제되고 있다.
적성고사 문제는 크게 언어영역과 수리영역으로 나뉜다. 인문계나 자연계 모두 언어영역과 수리영역 문제를 풀어야 한다. 언어영역에는 언어 규칙, 어휘 유추, 어휘 응용, 문장과 글, 논리 추론, 한자, 영어 등이 포함되고, 수리영역에는 공간 추리, 수 추리, 수, 식, 도형, 수리 응용, 확률과 통계, 미적분 등이 포함된다. 문항 수는 60~80개 안팎이며, 이를 60~80분 안에 풀어야 한다. 문제의 난이도는 아주 쉬운 것부터 꽤 어려운 것까지 다양하지만 수능보다는 쉬운 편이다.
학생부 비중 높아져 내신대비도 철저히
2015학년도 적성고사 전형은 지난해에 비해 모집대학과 모집인원 모두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30개 대학에서 1만 9420명을 모집했지만 올해는 13개 대학에서 5850명을 선발한다.
올해 적성고사를 실시하는 대학은 가천대 고려대(세종캠퍼스) 금오공과대 대진대 수원대 서경대 성결대 을지대 한국기술교육대 한국산업기술대 한성대 한신대 홍익(세종캠퍼스) 등이다.
지난해와 달리 적성고사 반영비율이 축소되었다는 점도 알아둬야 한다. 지난해까지 많은 대학에서 적성 100% 또는 적성고사를 70~80%정도 반영하고, 나머지는 학생부 교과성적을 반영했다. 하지만 올해는 대부분의 대학에서 적성고사를 40% 반영하고 학생부를 60% 반영한다. 최봉석 팀장은 “최근 적성고사가 교과형으로 출제되는 경향이 높아지면서 8~9월에 잠깐 준비하고 시험에 응시하는 경우가 있다”며 “한 달의 준비기간으로는 주어진 문제를 빠르고 정확하게 풀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요구하는 대학도 있으므로 자신의 성적과 준비 정도에 맞춰 지원대학을 결정해야 한다.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요구하는 학교는 고려대 금오공대 한국기술교육대 홍익대 등이다.
적성고사 전형 준비는 지금부터
그렇다면 적성고사 전형은 언제부터 준비하는 것이 좋을까.
최봉석 팀장은 “대입에서 중요한 것은 ‘선택과 집중’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에 맞는 유형의 전형을 결정하고 그에 맞는 준비를 서두르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적성고사 전형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준비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는 것. 중위권 학생들 특히 내신 5~6등급 학생들은 기초가 부족한 상황이므로 여름방학까지는 기초를 다지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또 올해 적성고사 전형에서는 내신을 반영하는 학생부 비율이 60%로 높기 때문에 내신대비도 철저히 해야 한다. 최 팀장은 “내신반영에 있어 기본점수를 주고 급간 점수차를 좁히는 등 실질반영비율은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낮은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5등급 이하부터는 감점 폭이 커지므로 등급을 올리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2년 적성검사 전형으로 가천대 방사선학과 합격한 서지혜 씨는 비평준화 지역인 의정부여고 재학 당시 내신 성적이 3.5~4등급대 초반이었다. 고3 여름방학 때 적성검사에 올인 하기로 마음을 먹은 지혜 씨는 3개월 동안 적성검사 준비에 돌입했다. 4곳에 합격한 그가 최종 선택한 곳은 취업률이 높다는 가천대 방사선학과. 그는 “가장 어려웠던 때는 적성과 수능 중 무엇을 선택할지 기로에 섰을 때였다. 하지만 적성 준비 없이 수능에 계속 매달렸다면 지금의 결과는 얻지 못했을 것 같다”고 전했다.
김정옥 리포터 jungga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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