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를 즐기기 가장 좋은 계절. 경기고등학교 테니스장에 가면 20대부터 40대까지 테니스를 사랑하는 선남선녀들을 만날 수 있다. 매주 주말이면 어김없이 이곳에 나와 테니스 삼매경에 빠진 테니스매니아 ''강남불패'' 회원들이 그 주인공이다.
불패 신화 이어가는 막강 회원들
테니스매니아(http://cafe.naver.com/tetizen)는 테니스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전국구 클럽이다. 강북클럽 ''상록신화'', 강서클럽 ''라이징'', 일산클럽 ''불사조'', 안양클럽 ''안양미르'', 수원클럽 ''수원도담'', 창원클럽 ''반바지'', 대구클럽 ''발리'', 대전클럽 ''우드라켓'', 부산클럽 ''갈매기'', 그리고 강남지역 회원들이 모여 있는 강남클럽 ''강남불패''가 있다.
이름처럼 올해 일산불사조대회에서 당당히 우승을 차지하며 ''불패'' 신화를 이어가고 있는 막강 실력파들이 대거 모여 있다. 강남불패의 역사는 1996년 유니텔 통신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에는 젊고 열정적인 청춘남녀 회원들이 모여 있어 테니스뿐만 아니라 사랑의 결실을 맺은 테니스 부부가 스무 쌍이나 된다. 회원들 간의 사이도 돈독했고 서로의 경조사를 챙기는 등 인간적인 교류 중심의 모임이 함께 이루어져 테니스매니아 내 각 지역별 클럽 중에서도 가장 끈끈하기로 소문이 자자한 곳이 바로 ‘강남불패’다.
올해 18대 클럽장을 맡은 이수웅 클럽장은 20대 때부터 15년간 강남불패 회원으로 활동한 원년멤버나 다름없다. 테니스가 좋아 군대 제대 후 클럽에 가입한 뒤 지금까지 테니스에 빠져있는 진정한 마니아다. 아직 미혼인 그의 첫 인사가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저뿐 아니라, ‘강남불패’에는 테니스와 결혼(?)해 아직 제 짝을 찾지 못한 총각회원들이 많이 있습니다. 물론 미모의 여성회원들도 많이 계시니 ‘강남불패’에 오셔서 활력 넘치는 테니스도 즐기고, 알콩달콩 사랑도 싹틔워 보세요. 하하하"
진정한 테니스 마니아들이 모인 곳
궂은 날씨가 아니라면 매주 토, 일요일 오후 1~6시까지 경기고등학교 내 테니스장에 집결해 테니스 연습을 한다는 강남불패 회원들. 해가 질 때까지 테니스를 쳐야 직성이 풀릴 만큼 회원 대부분이 열성적이다. 17대 클럽장이었던 김지훈 회원은 각종 스포츠를 두루 섭렵해봤지만 테니스만한 운동이 없다며 예찬론을 펼쳤다.
"농구, 축구 등 웬만한 스포츠를 모두 해봤습니다만 6~7년 전에 처음으로 테니스를 접한 후 지금까지 쭉 한 우물만 파고 있습니다. 심지어 여름휴가지를 고를 때에도 그 지역에 테니스대회가 열리는지, 테니스장이 있는지를 꼼꼼히 확인합니다."
이에 질세라 15대 클럽장이었던 이정환 회원도 한 마디 거들었다.
"대학졸업 후 친구의 권유로 테니스를 시작한 것이 지금까지 오게 되었네요. 처음에는 배우기 어렵지만 차츰 치다보면 더 잘하고 싶다는 욕심도 생기게 마련입니다. 승부욕이 너무 지나치면 좋지 않지만 오히려 건전한 경쟁은 삶의 활력소가 되니까요."
어릴 때부터 테니스를 쳤다는 오창민 회원뿐 아니라, 실력과 미모를 두루 갖춘 ‘강남불패’의 사라포바 김은주, 민화진 회원까지, 회원 대부분이 테니스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워스트 드레서 뽑는 재미난 전통
‘강남불패’에는 베스트 드레서와 워스트 드레서를 뽑는 재미난 전통이 있다. 테니스에 빠지다보면 자연스레 테니스 라켓과 각종 테니스 용품에 욕심을 부리게 마련. 하지만 회원들의 소비 및 지출을 조장하기보다는 ''센스 있게 옷 입기'', ''개성 있게 옷 입기''를 지향하며 1년에 한 번 베스트 드레서와 워스트 드레서를 뽑는 ''어워즈 시상식''을 열고 있다.
듬직한 체구의 김지훈 회원은 밝고 경쾌한 옷을 즐겨 입어 3회 연속 베스트 드레서에 뽑힌 바 있고, 워스트 드레서의 영광(?)은 윤승식 회원이 차지했다. 윤승식 회원은 업무 차 중국에 자주 머물러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빨간색과 원색 옷을 상하의로 맞춰 입는 독특한 패션 센스를 자랑한다. 이렇듯 자신만의 개성을 강조한 ‘강남불패’의 어워즈 시상식은 클럽별 테니스대회에 출전하는 것보다 더 뜨거운 관심사가 되고 있다고.
서로의 경조사를 챙기는 것은 기본, 회원들끼리 특별한 추억을 만들기 위해 여행을 다니기도 한다. 지난 2월에는 영덕대게 원정대를 발족해 영덕에서 대게 파티를 열기도 했다는 ‘강남불패’ 회원들. ''테니스보다 정이 먼저''라는 회원들의 끈끈한 가족애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대목이다.
피옥희 리포터 piokhee@naver.com
(맨 왼쪽부터) 이정환 15대 클럽장, 이수웅 18대 클럽장, 오창민 회원, 김지훈 17대 클럽장. 연습경기 전 선의의 경쟁을 다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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