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도히 흐르는 한강과 산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곳, 아차산. 광진구의 스테디셀러 문화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아차산 투어를 소개한다.
아차산생태공원 내 바보 온달과 평강공주 동상 앞. ‘아차산 박사’로 통하는 향토사학자 김민수씨가 온달장군 설화를 입담 좋게 풀어낸다. “아차산 유적은 고구려 광개토대왕, 장수왕의 남진 정책을 연구하는 데 귀중한 자료입니다. 천하를 호령했던 고구려의 흔적을 남한에서 유일하게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하고요.”
향토사학자의 해박한 설명이 역사공부 재미 더해
김씨는 1989년 아차산에서 산불을 끄다 돌무지를 처음 발견해 아차산성과 보루의 존재를 세상에 처음 공개한 주인공이다. 그 인연으로 고대사를 깊이 파고들어 지금까지 발표한 논문만 10여 편이 넘을 만큼 해박한 지식을 갖춰 역사학자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재야 사학자다.
사유지라 출입이 제한된 아차산성도 투어프로그램 신청자들에게는 출입할 수 있는 특전이 있다. 돌을 차곡차곡 쌓아 만든 산성 꼭대기에 오르자 탁 트인 한강과 서울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기가 막힌 절경이 펼쳐진다.
“아차산성에는 천원지방 형태의 제단이 잘 보존돼 있습니다. 풍수가들도 인정할 만큼 좋은 기가 흐르는 곳입니다. 이 제단은 정확히 동쪽을 향하고 있습니다. 신라시대에는 해가 떠오르는 동쪽을 향해 제사 지내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투어단 일행은 풍수지리상 명당이라는 설명에 귀가 솔깃해 세심하게 주변을 둘러보고 좋은 기운을 들이마시며 한껏 들뜬다.
그 다음 코스로 온달과 평강공주의 전설이 깃든 바위를 찾았다. 신라와 치열한 전투에서 전사한 고구려 온달장군의 시신을 끌어안고 슬퍼하는 평강공주의 형상을 닮았다는 바위를 앞에 두고 두 사람에 얽힌 전설과 역사적 상관관계를 향토사학자는 구수하게 풀어낸다.
“평범한 바위, 무심코 지나쳤던 산성의 돌무지에 전문가의 폭넓은 해설이 더해지니 늘 보던 아차산이 색다르게 느껴집니다.” 한 참가자가 소감을 밝힌다.
아차산에서 만난 고구려
현재 아차산은 홍련봉 발굴조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그동안 각종 토기와 기와, 연화문 와당이 출토 됐고 해자, 성곽 구조물이 발견됐다. 이는 고구려의 토목기술을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6세기 무렵 고구려 군의 조직과 운영, 남진정책 연구에 중요한 유물이다. 특히 중국의 동북공정과 고구려 역사 왜곡에 대응하기 위해 고구려 문화재를 복원하는데 중요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상당수 학생들이 역사공부를 반기지 않습니다. 연대표와 각종 사건들을 줄줄이 암기해야 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렇게 역사적인 현장에서 흐름을 차근차근 짚어주면 훨씬 이해가 쉽기 때문에 친근하게 받아들입니다. 때문에 학생 단체 관람 때는 특히 신경 써서 해설하죠. 딴 짓하고 장난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귀로는 설명을 들으며 배워가는 게 분명 있거든요.” 노련한 역사해설사 김씨가 귀띔한다.
아차산 역사문화투어는 주말에는 역사답사회, 문학동호인, 산악회, 가족 단위 신청자들이 몰리므로 미리 신청하는 것이 좋으며 여유롭게 해설을 들을 수 있는 평일을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아차산역사문화투어
홍련봉 보루, 아차산성, 온달평강전설바위, 아차산 일대 보루군 등 아차산에 깃든 이야기를 재미나게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진행된다. (주말, 공휴일 오전 10시와 오후 2시 총 2회 운영, 주중에는 예약 시 참가 가능)
스토리텔링 투어
홍련봉 1·2보루와 고구려정을 돌아보는 1시간 코스, 아차산 1 ~ 5보루를 돌아보는 2시간 코스, 용마산 보루까지 둘러보는 3시간 코스.
주제투어
아차산·용마산 보루군 및 아차산성 등 아차산의 군사유적을 둘러보는 코스와 영화사, 대성암, 아차산 일대 절터를 둘러보는 불교유적 코스.
문의 : 광진구청 문화체육과 문화재팀 02-450-7591~3
오미정 리포터 jouro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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