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이지연 씨의 남편은 올해 초 담배를 끊겠다고 가족들 앞에서 선언을 했다. 40대 중반을 넘어간 남편의 건강을 위해 금연을 권장하던 이 씨와 아이들은 박수를 쳐주면서 응원을 보냈다. 그런데 금단증상이 심해지면서 가족들도 함께 담배와 전쟁을 벌여야 했다. 이 씨는 “차라리 도로 피우라고 하고 싶을 만큼 남편이 화도 잘 내고 짜증도 심했다”며 “다른 사람들은 쉽게 끊는 것처럼 보였는데 금연이 쉬운 일만은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이전에는 건강에 대한 염려에서 금연을 했다면 최근에는 사회적으로 금연을 강조하는 분위기 때문에 금연을 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기업에서 직원의 금연을 인사고과에 반영하는 곳이 나타날 정도로 사회적인 분위기가 금연을 강조하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젊은 층에서도 금연을 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특히 1~2월은 금연을 시작하는 이들이 많다. 이후 3월 중순부터 등록자 수가 줄어든다. 연초에 세운 금연 결심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3월을 잘 보낼 필요가 있다.
“담배를 끊기 시작하면 금단현상이 나타나면서 매우 예민해지고 힘들어합니다. 이럴 때 아내의 칭찬과 격려가 큰 힘이 됩니다. 옆에서 가족들도 스트레스를 받겠지만 당사자는 더 힘들고 괴롭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응원을 보내줘야 해요.”
허현숙 실장은 “금연클리닉에 등록한 분들 중에서 아내가 무심해 상담사들에게 격려를 받으러 내방하는 경우도 있다”며 “금연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데에는 가족의 관심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금연을 돕는 보조적인 방법들이 있지만 흡연 습관을 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당사자의 의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 의지를 북돋고 격려해주는 가족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흡연, 기호나 습관 아니라 질병
보통 흡연자들의 대부분은 쉽게 담배를 끊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금연 결심도 매우 쉽게 결정하는데 비해 금연 성공률은 높지 않다. 서울연구원 도시정보센터가 통계청의 2012년 사회조사 결과를 분석해보니, 서울시의 흡연자 중 지난 1년간 금연을 시도한 사람은 44.8%로 절반에 가까웠지만 실패하고 다시 흡연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은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일종의 ‘재발성 만성질병’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있을 정도. 금연이 어려운 이유는 담배 성분인 니코틴의 중독 때문이다. 니코틴은 뇌에서 쾌감을 불러일으키는 도파민을 분비시켜 잠시나마 정신적 충만감을 주는데 이런 과정들이 반복되면서 니코틴 중독이 된다. 흥덕보건소 금연클리닉 상담실의 허현숙 실장은 “니코틴이 담배 연기 속의 증기를 통해 기관지, 폐, 폐 속의 모세 혈관, 혈액, 심장박동을 타고 전신, 뇌혈관, 뇌의 신경조직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고작 7초에 불과하다”며 “니코틴은 말초혈관을 수축시키고 맥박을 빠르게 해서 혈압을 높이는 등 신체에 매우 유해하다”고 경고했다.
니코틴에 의한 금단현상은 니코틴에 대한 강력한 갈망, 긴장, 집중력 저하, 졸림, 수면장애, 맥박 및 혈압 하강, 식욕과 체중 증가, 운동수행능력의 감소, 근긴장력 증가 등으로 나타난다. 서울대병원의 자료에 따르면, 만성 흡연자가 마지막 담배를 피운 지 2시간 이내에 발생해 24~48시간 사이에 최고에 이르고 수주 또는 수개월까지 지속될 수 있다.
금연 성공을 돕는 방법
금연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우선 당사자의 금연의지가 확고해야 한다. 금연의 어려움 및 금단증상 등에 대해 미리 알아두고 가족이나 친구, 동료들에게 자신의 금연계획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좋다.
니코틴 패치나 껌, 금연침 등 보조수단을 이용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가장 흔히 사용하는 니코틴 패치는 담배 속에 들어있는 다른 유해물질은 빼고 니코틴만 신체에 흡수시키는 보조제다. 니코틴이 혈관을 축소시키고 혈압을 높이기 때문에 혈압이 높거나 심내혈관 질환자들은 사용에 제한이 있으므로, 자신의 건강상태에 따라 사용해야 한다.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에서 운영하는 금연길라잡이(www.nosmokeguide.or.kr)를 활용하는 것도 좋다. 이곳에는 흡연과 금연에 대한 최신 정보는 물론 자가 테스트, 1대1 전문가 상담, 이용자별 금연 정보 등 다양한 정보와 자료가 있다. 또 금연길라잡이 모바일 앱도 있어 스마트폰을 활용해 금연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보건소에서 운영하는 금연클리닉은 금연을 도와주는 전문상담사들이 상주하고 있어 금연성공률을 높여준다. 상담사들은 금연 및 건강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면서 금연을 이어갈 수 있도록 자극하고 격려하는 역할을 한다. 혈압과 일산화탄소 측정 등을 통해 개인에 맞는 니코틴 패치 같은 보조제를 지급하거나 금연침을 시술하는 등 보조적 수단도 제공한다. 혼자의 힘으로 금연을 하는 것은 쉽지 않으므로 지속적인 관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추천할 만한 방법이다.
김정옥 리포터 junggam@naeil.com
흥덕보건소 금연클리닉
6개월 과정 따라오면 금연 성공률 80%
흥덕보건소 금연클리닉은 6개월 과정으로 운영된다. 금연클리닉 등록자 전체의 금연 성공률이 40%에 머무는데 반해 6개월 과정을 모두 마친 경우 80%로 올라간다. 성공적인 금연을 위해서는 귀찮고 힘들어도 꾸준히 관리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허현숙 실장은 “금연클리닉에 등록하면 지속적인 관리를 받을 수 있으며, 보조제 제공, 금연침 무료 시술, 금연 성공 후 선물 증정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흥덕보건소 금연클리닉에 등록하고 현재 관리를 받고 있는 인원은 약 340여 명이다. 첫 상담 이후 4~6주간은 보건소를 방문해 상담이 이뤄지며 이후에는 전화 이메일 문자 등을 이용해 금연 지속여부를 확인한다. 10명 이상의 등록자가 있는 기업으로는 이동금연클리닉을 시행하지만 현재는 거의 마감이 된 상태다.
문의전화 200-417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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