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 가고싶다 청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해피레인보우작은도서관’
다문화시대, 다문화여성을 위한 도서관 생기다
지난 12월 개관 이후 3월부터 프로그램 개강
청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해피레인보우작은도서관’에서는 결혼이주여성을 대상으로 한 독서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아뇽하쎄여? 방가썹니다”
어눌하지만 쾌활한 목소리로 인사를 하는 여성은 8년 전 한국으로 시집온 로홍걸(중국) 씨다. 그녀는 지난 10일 청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해피레인보우작은도서관’에서 진행하는 ‘동화구연과 함께하는 책 놀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강사로부터 우리나라 전래동화를 구연동화로 듣고 손유희 등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책 놀이를 배워보는 시간이다. 로홍걸 씨는 수업이 끝나자 “재밌다. 아이와 함께 해보고 싶다”를 연발하며 “다음에 또 오겠다”고 환하게 웃었다.
다문화 여성 여러분! 도서관으로 놀러 오세요~
청주시에 거주하는 2000여명의 다문화여성들을 위한 도서관이 본격 운영되고 있다. 상당구 꽃다리 인근 청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이하 다문화센터) 내에 있는 ‘해피레인보우작은도서관(이하 레인보우도서관)’이 문을 열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외국 여성들의 발길을 잡고 있는 것이다.
다문화센터는 지난해 12월 27일 다문화 여성들이 모여 공부도 하고 만남도 가질 수 있도록 레인보우도서관을 개관했다. 레인보우도서관이 문화체육관광부 국비지원사업 대상 도서관으로 선정된 이후 다문화센터는 지난해 3000여만 원을 들여 리모델링을 실시한 바 있다.
20여 평 규모로 그리 크지 않은 공간이지만 레인보우도서관에는 영유아 그림책 및 다문화 동화책 2000여 권, 각국의 사전과 다문화 관련도서 700여권 등 4000여 권의 도서가 구비돼 있다.
이외에도 레인보우도서관에는 어린아이들이 놀 수 있는 장난감이 일부 마련돼 있어 엄마와 아이가 함께 들러 편안하게 책을 볼 수 있다. 청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전영철 센터장은 “결혼이민 여성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도서관을 중심으로 여성들의 모임이 만들어지고 도서관이 결혼이주여성들을 위한 문화의 공간이자 정보공유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문화여성들의 구심점 역할 기대
전혀 다른 7가지 색깔이 모여 알록달록한 무지개가 되듯이 다문화센터는 다양한 문화와 사람들이 모여 한데 어우러지는 다문화가정을 추구한다. 레인보우도서관은 이러한 활동의 구심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제까지 다문화센터 관계자들은 협소한 장소와 여성들이 모임을 할 수 있는 구심점이 없다는 것을 문제로 지적해 왔다. 결혼이민여성은 해가 갈수록 증가함에도 여성들이 모임을 할 수 있는 공간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전 센터장은 “레인보우도서관이 다문화여성들을 위한 만남의 장소, 교육의 장소로 활용되길 바란다”며 “도서관 개관을 계기로 각 나라별로 모임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현재 다문화센터는 나라별로 자조모임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11개국 다문화여성 20명을 대상으로 리더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30여 차례에 걸쳐 진행될 리더교육에서는 자녀교육, 국적취득을 위한 법률지식 등 결혼 이민 여성이 국내에서 생활하는데 꼭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전 센터장은 “여성들이 각 나라별로 소모임을 만들 때 도서관에서 모일 수도 있고 책을 이용한 모임도 할 수 있어 도서관은 앞으로 여성들이 활동하는데 구심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모임은 단순한 정서적 교류의 장을 넘어 결혼 이민자들이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도서관 프로그램 운영
레인보우도서관에서는 보다 많은 다문화 여성들의 도서관 이용을 위해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동화구연과 함께하는 책 놀이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보자’ △그림동화책으로 배우는 즐거운 영어교실 ‘헬로~잉글리쉬!’ △세계명작고전, 책이 아닌 영화로 접하기 ‘영화로 읽는 고전도서’ △신문을 활용한 진로탐색 프로그램 ‘신문으로 찾아보는 나’ 등 모두 4개로 이들 프로그램은 다문화 여성들을 대상으로 짧게는 4회에서 70회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지난 2월 21일 시작된 ‘영화로 읽는 고전도서’는 오는 12월 12일까지 매달 2, 4째 주 금요일(월 2회)마다 11개월 동안 진행될 예정이다. ‘레미제라블’을 비롯해 △위대한 개츠비 △비밀의 화원 △안나 카레니나 △로미오와 줄리엣 등 다양한 고전 명작 20여 편을 상영할 계획이다. 신문을 활용한 진로탐색 프로그램인 ‘신문으로 찾아보는 나’는 신문을 이용한 놀이교육으로 결혼이민 여성이 스스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진로탐색의 시간을 가져보는데 목적이 있다.
다문화센터 레인보우도서관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홍효순 씨는 “앞으로 다국적 도서와 아동도서를 활용해 다문화 가족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도서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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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주 리포터 chjkb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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