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어린 아이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이 사회가 필요로 하는 능력 빵빵 스펙이 있는 것도 아닌, 그저 평범한 이 시대의 아줌마인 김정숙(49) 씨. 요즘 정숙 씨에게 새로운 직함이 하나 생겼다. 작은 도서관 관장.
새로 입주한 어울림하트 아파트에 1년 전 공고가 붙었다. 도서관에서 자원봉사 하실 분을 찾는다는 공고였다. 정숙 씨는 책이 좋았다기보다는 봉사를 하고 싶었다고 한다. 사람들의 필요를 돕고 임의롭게 만나 이야기 하고 무언가에 참여하고 있다는 보람을 느끼고 싶어 자원봉사를 하게 됐다고 한다.
돈 벌 궁리도 여러 번 해 봤지만 용기가 나질 않았다. 40대 초반, 아이가 중고등학교를 다니게 될 무렵부터 일을 해보고 싶어 두어 번 이력서도 내봤단다. 하지만 번번이 출근 며칠 전부터 신경 쓰이고 긴장돼 포기했었다. 취업은 그만큼 부담이 컸다. 그러면서 찾게 된 일이 자원봉사다.
정숙 씨가 관장으로 자원봉사 하고 있는 어울림하트 작은 도서관은 북카페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용객은 단지 내 입주자들이다. 커피가 생각나는 날 무심히 들러 커피 한 잔을 기울이면서 책을 읽기도 하고 아파트 아이들이 친구를 기다리며 책장을 넘기기도 한다. 김정숙 관장 외에도 3인의 자원봉사자가 요일을 달리하며 사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제 막 한걸음을 뗀 작은 도서관. 관장으로서의 보람을 물었다.
“일을 하다 보면 늘 오는 아이들이 있다. 그 아이들과 눈 마주치는 것이 참 좋다. 그 아이들 자체가 보람인 것 같다.” 김정숙 관장은 오늘도 자원봉사 중이다.
박수경 리포터 supark2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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