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숯에 구워먹는 신천 한우갈비

불판에 지그지글 구워, 양념에 한번 콕!

지역내일 2014-03-11

밖의 음식보다는 집 밥이 최고라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지만 숯불에 구워먹는 고기는 집에서는 불가능한 음식. 숯불구이의 대부분이 외식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참숯에 투플러스(1++) 일등급 한우를, 거기에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먹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터. 신천 먹자골목의 한우갈비집에서 오랜만에 몸보신한번 제대로 해보자.

한우


누렁소 한우의 고소한 맛
숯불에 불판을 얹고 지글지글 한 두 번 뒤집어서 윤기 자르르 흐르는 한우를 입에 넣으면 부드럽고 고소한 맛에 감탄이 저절로 나온다. 평소 맛 집이라면 아무리 먼 거리도 마다하지 않는 리포터가족. 집근처의 한우 맛 집을 찾다가 우연히 알게 된 신천 한우갈비는 이제 멀리 움직이지 않아도 맛있고 신선한 고기를 먹을 수 있다는 안도감까지 준다. 더구나 주인장이 한우 중에서도 육우가 아닌 누렁소 최상급 1++만 고집한다니 먹는 사람 입장에서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듯.
이집만의 특징 중 또 한 가지는 고기를 주문하면 접시에 중량과 가격이 표시되어 있는 스티커가 붙여서 나온다는 것이다. 정직하게 맛있는 한우 집답게 주문한 양의 정확한 중량이 표시되어 있어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정직함을 느끼게 한다. 좋은 음식점의 일차조건은 신선한 식재료에 있고 여기에 정성과 정직함이 더해지면 소비자는 충분한 만족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없이 만족스런 곳이다.   


상추 없이 고기를?
고기집하면 당연이 상추와 깻잎, 고추를 떠올리지만 신천 한우갈비집에는 상추가 없다. 참기름장도 없다. 대신 여러 가지 신선한 채소가 새콤달콤한 소스에 버무려져 한 그릇 푸짐하게 나오고 작은 종지에 신안 천일염이 함께 차려진다. 고기가 구워지는 동안 샐러드 한 그릇을 뚝딱 하고나면 채소는 무한리필이 된다. 다시 한 그릇 가득 담아온 채소샐러드에 고기 한 점을 올려서 함께 먹으면 고기의 고소함과 채소의 신선함이 어우러져 입안이 상큼해진다. 흔한 상추를 쓰지 않는 대는 고기의 참맛을 즐기게 하고픈 주인장의 고집이 숨어있다. 그만큼 고기에 대해서만큼은 자신이 있다는 의미. 소금도 신안에서 올라온 천일염만을 쓴다. 천일염은 열을 발산하여 지방을 분해하고 체온을 상승시켜 몸을 따뜻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하니 작은 것 하나에도 세심하게 신경 쓰는 마음이 느껴진다. 

한우2


즉석에서 양념한 신선한 한우
고기를 주문하면 발갛게 달궈진 참숯에 얇고 촘촘한 불판이 올려지고 뚝배기에는 보글보글 된장찌개가 담아져 나온다. 한 눈에 보기에도 다른 집과는 다른 불판모양. 요리조리 살펴보니 불판이 얇아서인지 고기가 잘 들러붙지도 않고 아까운 고기가 아래로 떨어지는 일도 절대 없다. 마늘을 함께 구우면 먹을 때 쯤 숯불로 떨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촘촘한 철망 덕 뿐에 한 점 흘리지 않고 먹을 수 있으니 작은 한 점 까지도 알뜰하게 먹을 수 있는 이집만의 노하우다.  
생고기도 맛있지만 갓 양념한 한우를 구워먹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다. 이 집 양념한우의 특징은 미리 양념에 재워놓지 않는다는 것. 보통은 고기를 양념에 며칠 재워놨다가 굽지만 주문을 하면 신선한 고기위에 진하지 않은 양념이 솔솔 뿌려져 나온다. 양념을 따로 한 그릇 담아주어 구운 고기를 찍어먹을 수도 있다. 양념을 미리 하지 않아서인지 선홍빛 한우의 마블링이 선명하게 보이고 고기의 신선함이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다. 겨울이 제철인 배추에 고기 한 점과 직접 담근 오이 양파피클을 올려서 먹어도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고기를 먹고 나면 누룽지, 냉면 등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다. 공기 밥만 추가해서 된장찌개와 먹어도 좋지만 고기를 먹은 뒤에는 왠지 꼭 냉면을 먹어야할 것 같은 고집스러움. 이때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 김치말이냉면이다. 일반 냉면과 달리 박 즙으로 반죽해서 면발이 부드럽고 베타카로틴과 칼슘이 풍부해 골다공증 예방과 피부미용에 최고라 하니 후식을 핑계로 안 먹고는 못 견딜 듯하다.


위치 송파구 잠실동 208-6(신천역 3번 출구 새마을시장)
영업시간 낮 12시~새벽 1시
메뉴 생/양념 한우 14000원, 꽃등심 17000원, 살치살 19000원, 안창살 23000원, 갈비살 17000원, 육회 25000원, 누룽지 3000원, 냉면 3000원, 김치말이냉면 4000원
문의 02-421-0026


이은경 리포터 hiallday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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