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다 동아리-안양여자고등학교 미술부

“다양한 예술적 경험으로 진정한 미술가를 꿈꾸다!”

지역내일 2013-10-09

올해로 개교 53주년을 맞은 안양여고. 반세기가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이 학교는 안양지역에서 명문 고등학교로 자리매김해 오고 있다. 역사와 전통이 깊은 만큼 재학생들과 졸업생들의 자부심도 강하고, 지역에서의 명성도 높다.
이런 명문 안양여고에 ‘꽃’이라 불리는 동아리가 있다. 자칫 평범해 보일 수도 있는 ‘미술’이라는 주제로 활동을 펼치는 미술부가 그들이다. 미술부라고 해서 함께 보여 그림만 그리고 미술전시회만 다니는 것으로 오해하는 것은 금물. 다양한 미술적 활동으로 한명 한명을 독립된 예술가로 성장시키는 특별한 경험을 해볼 수 있는 동아리이다.

미술1


미술을 사랑하는 여고생들이 한자리에 모여
안양여고 미술부는 1학년부터 3학년까지 약 40명의 학생들이 모여서 활동하는 동아리다. 매주 금요일 학교 5층에 마련된 미술실에 모여 두 시간 가량 동아리 활동을 펼친다.
안양여고 미술부는 ‘미술’하면 떠오르는 회화나 소묘 등 일반적인 활동만을 펼치는 동아리가 아니다. 물론 그림도 함께 그리지만, 대부분은 ‘미술부가 이런 활동도 하나?’ 싶은 독특한 경험들이 이뤄진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종이 옷 만들기’이다. 종이로 만든 옷이라고 해서 사이즈가 작거나 인형에게나 입힐 수 있는 비현실적인 옷이 아니다. 한지나 색상지, 머메이드지 등의 종이를 사용해 사람이 직접 입을 수 있는 옷들을 만든다.
동아리 지도교사인 고정현 교사는 “종이 옷 만들기는 아이들이 직접 옷을 디자인하고 재단하며 소재를 선택해 재봉질도 하고 풀과 가위질도 하며 작품을 만드는 활동”이라며 “교사의 지도가 일부 들어가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아이들이 스스로 디자이너가 돼 결정하고 진행하면서 창의적 예술 감각이 발현되고 성취감과 자부심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종이옷이 완성되면, 학생들은 각자 만든 옷에 가장 어울릴만한 모델을 선정해 런어웨이를 걷는 교내 패션쇼 행사도 연다. 학생들이 선택한 모델은 같은 반 친구이거나 동아리 친구 등이다.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가는 작업이지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예술적 역량을 총동원해야 하는 통합적 미술 활동이라 학생들의 참여태도는 진지하고 적극적이라고.
고정현 지도교사는 “인문계 고교에서 미술을 전공하려는 아이들은 자신들이 공부를 못해서 미술을 한다는 열등감이 약간씩은 다 있다”며 “그런 아이들이 열등감을 버리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통해 미술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해 내는 예술적 활동임을 가르치고, 실력이 부족하다 핑계대지 말고 그 시간에 실력을 키울 수 있도록 노력하라고 충고한다”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미술부 아이들은 다양한 미술적 경험을 통해 기능적인 미술인이 아닌 자신의 생각을 창의적으로 표현해내는 진정한 미술가를 꿈꾸고 있었다.

미술2


미술부의 다양한 활동, 생각을 변화시키고 꿈꾸게 하다!
미술부에는 디자인 분야를 전공하고 싶다는 학생들이 많았다. 2학년 정수연 학생은 “미술을 하고 싶고, 미술이 좋아서 무작정 이곳에 왔는데, 종이로 옷도 만들고 새로운 경험들을 많이 하면서 앞으로 하고 싶은 디자인 전공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정여진(2학년) 학생도 “산업디자인을 전공하려고 준비 중인데, 미술부에서 다양한 전시활동도 해보고 옷이나 패키지 제작 같은 새로운 경험도 해볼 수 있어서 동아리 활동이 재미있고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미술부에서 유일하게 회화 쪽을 전공하고자 진로를 잡은 송현주(2학년) 학생은 “친구들이 대부분 디자인에 관심이 많아 회화 전공에 도움이 되겠나 싶었지만, 동아리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미술이 모두 통한다는 것을 깨달았고, 이런 미술적 다양함들이 오히려 나의 그림 세계에 색다른 영감을 준다는 것을 알게 돼 만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술부 활동에 힘든 점은 없을까? 2학년 진솔 학생은 “대부분 활동이 친구들과 함께 하는 공동 작업인데, 공동작업을 하다보면 의견 충돌이나 갈등이 종종 생긴다. 이런 갈등을 풀면서 작업을 완성해 나가는 과정이 가장 힘들긴 하지만 다 끝나고 나면 사이는 더 돈독해지고 좋아지는 것을 경험한다”고 말했다.
안양여고 미술부는 2학기에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중간고사가 끝나는 대로 학교안에 미술부 학생들 개인 개인만의 부스를 만들기로 한 것.
각자의 이름을 내 건 부스에는 아이디어, 스케치를 포함해 그동안 자신이 활동해 온 작업들과 부스 전시를 위해 여름방학동안 틈틈이 준비해 온 작품 5~7점 정도가 선보일 예정이다.
고정현 교사는 “이 행사를 통해 학생들이 독립된 예술가로서 미술을 바라보고, 친구들에게도 자신을 보일 수 있는 당당함의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재윤 리포터 kate25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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