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면서 자연스럽게 아줌마가 돼 가는가 싶지만 TV 속의 젊고 예쁜 남자들을 보면 아직도 수줍은 처녀마냥 설레고 가슴이 뛰는 것은 어쩔 수 없나보다. 남편은 이런 날 보고 ‘주책이다’, 남편인 자기에게 그 정성을 쏟으면 ‘내조의 여왕이 될 거다’는 등 볼멘소리를 하지만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밤이면 어김없이 ‘꽃남’들 앞에서 눈을 고정하게 된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지 그 ‘꽃남’들이 운다. 그것도 보는 아줌마 가슴이 찢어지도록…….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속,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그 존재 자체로 완전체인 김수현이 가슴 아프게 운다. 그뿐이랴 ‘따뜻한 말 한마디’에서는 정말 애인삼고 싶은 박서준도 울고, ‘기황후’속, 사심 보태서 꼭 안아주고 싶은 지창욱이 소리 없이 오열하기도 한다.
그네들이 울고, 터져 나오는 울음을 참으며 슬픔을 삼키는 것을 보면, 가슴이 짠해지고 어느새 나도 따라 울고 있다. 또 어찌나 하나같이 얼굴은 주먹만 한지, 작은 얼굴에서 눈물이 펑펑 나오는 것을 보면 왠지 더 슬퍼진다. 보고 있던 남편은 “네가 늙어서 그렇다. 왜, 아들이 우는 것 같니?”라고 되묻기도 한다. 덧붙이길 “너 같은 아줌마들 때문에 요즘 젊고 잘생긴 남자들이 죄다 드라마 속에서 운다. 남자들이 울어야 시청률이 올라가니까 말이지.”
생각해보니 예전에는 남자들이 우는 모습을 드라마 속에서 쉽게 보지 못했던 것 같다. 슬프거나 힘들 때 오히려 눈물을 들키지 않으려고, 먼 곳을 본다던지 했던 것 같다. 그러다 정확치는 않지만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에서 조인성이 그 유명한 전화 받다 우는 장면을 필두로 이제는 대놓고 막 우는 것 같다.
시청률을 올리기 위한 감성코드든, 눈요기든, 강해보이는 남자들보다는 눈물 흘리는 꽃같은 남자들이 트렌드인 것은 맞아 보인다. 오늘은 또 어떤 잘생기고 멋진 놈이 울런지……. 티슈 준비해 놓고 ‘울보 꽃남들’을 영접해야겠다.
신현영 리포터 syhy01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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