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도 이제 끝인가 보다. 눈으로 고생하는 지역도 있지만 봄 같은 날씨가 계속된다. 전원생활을 계획하는 사람들 마음도 들뜬다. 이들을 불러들여 ‘농촌을 살리겠다’는 거창한 생각으로 정부나 지자체들도 나선다. 여기에 딴지를 걸고 싶을 때가 있다.
입만 열면 농촌마을은 텅텅 비고 절박하다 한다. 하지만 그곳에 사는 주민들은 정작 심각하지 않다. 정책의 고민이고 자치단체장의 선거구호일 뿐이다. 정책자금을 타 쓰는 마을사업의 명분일 뿐이다. 주민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지켜내는 것이 우선이지 외지에서 사람이 들어오는 것엔 관심도 없다. 오히려 귀찮은 일이다. 기득권을 지켜내고 수호하겠다는 주민들의 의지는 강하다. 더불어 살려면 자신들의 눈높이에 맞출 것을 요구한다. 공동체를 인정하라 한다. 새로운 생각, 새로운 시도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
정책도 한계가 있다. 아직도 농업에 매몰돼 있다. 입맛에 맞는 도시민만을 고르겠다는 거만함도 있다. 덩치만 키우고 생색내기용으로 간다. 빠른 성과를 위해 조급하다.
도시민의 농촌유치는 모든 도시민을 대상으로 할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정말 농촌에 갈 수 있는 사람은 우선 매니아들이다. 땅도 집도 준비돼 있고 스스로 준비할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움직인다. 그런 사람들이라야 진득하게 정착해 살고 지역에도 도움도 된다. 선명한 타킷이 있는데 온 국민을 대상으로 요란을 떨 필요는 없다.
땅을 구하고 집 짓는 것도 도움을 받아 농촌으로 이주할 생각이라면, 그런 사람들이 농촌으로 이주한다면, 과연 농촌에서 얼마나 버텨낼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오히려 농촌지역에 부담만 되지 않을까 염려된다.
전원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농촌의 살기 좋은 환경이다. 농촌마을을 다녀보면 무슨 마을 개발 사업이라 하여 주민들의 소득 증대를 꾀한답시고 쓸데없이 큰 집을 짓고, 공장을 지어 방치하는 것들이 많다. 어느 마을에나 한 두 개는 꼭 있다. 주민들에게 도움도 안 된다. 그것 보면서 차라리 그곳 주민들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골프연습장을 지어주고 수영장을 지어주는 것이 농촌을 살리고 도시민을 유치하는 올바른 길이란 생각도 한다. 농촌주민들이 골프채를 들고 어울릴 때, 풀장이 있는 정원에서 가든파티를 즐길 수 있을 때, 그런 것들에 대한 거부감이 없을 때 살기 좋은 농촌이 된다. 그러면 오지 말래도 도시민들이 농촌으로 이사해 살려 들 것이다.
김경래 리포터 oksigol@oksig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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