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자라면서 성인이 될 때까지 부모와 가장 많이 충돌하는 이유는 아마도 공부에 대한 문제 때문일 것입니다. 부모님은 주로 공부 하라고 다그치고, 학생은 온갖 이유를 둘러대며 부모님의 성화에서 벗어나고자 애를 씁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인 학부모와 자녀 사이에서 늘상 벌어지는 다툼의 주제는 이처럼 공부에 대한 것입니다.
학생들이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의문을 제기할 때, 그것은 단지 공부가 하기 싫어서 부리는 억지라고 치부하고 넘어갈 문제만은 아닙니다. 자녀와 함께 공부가 삶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차분하게 이야기해 보는 시간을 꼭 가져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막무가내로 산더미처럼 많은 스케줄을 들이미는 부모님을 통해 어린 학생은 공부의 재미보다 공부에 대한 거부감부터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아무 생각 없이 그저 열심히 공부하기만 하면 된다’는 논리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어떤 행위도 ‘아무 생각 없이’ 열중할 수는 없습니다. 아이 스스로의 논리 체계 안에서 납득할 수 있는 정당성이 있어야만 최선의 노력을 할 수 있습니다.
인간으로서 배움이 당연한 행동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기 힘든 어린 학생이라면 일단 공부가 얼마나 재미있는 것인지에 대하여 깨달을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공부 속에는 수많은 흥미 유발 요소가 함유되어 있습니다. 공부는 원래 지금의 학생들이 느끼는 것처럼 과도한 노동의 개념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유희와 놀이의 개념에 가까웠습니다. 더 원색적이고 말초적인 놀거리에 집착해서 그렇지 사실 공부의 과정을 이해하고, 자신의 방법을 찾을 수만 있다면 공부는 생각처럼 지긋지긋한 것만은 아닙니다. 사실 많은 학생들이 부분적으로 공부를 통해 재미를 느끼는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 재미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를 이해하고 지속적으로 극대화시킬 기회를 갖지 못했기 때문에 금세 더 경박한 다른 재미에 매몰되어 버릴 뿐인 것입니다.
가끔은 가장 현실적인 세상의 이야기를 해주는 것도 좋습니다. 자녀가 원하는 미래의 모습이 무엇이며 그것을 이루기 우해서는 지금 어느 정도 노력을 해야 그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는지에 대해 지극히 현실적인 차원에서 깨우쳐 주는 것입니다. 사회에서 남부러운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 등 얼마나 가혹한 노력을 통해 그 자리에 올라간 것인지에 대해 일어주어도 좋고, 돈을 버는 일의 냉정한 세계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왜 공부를 해야 하는가 그것도 왜 이토록 열심히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학생들이 공부의 중압감에 시달릴 때마다 수시로 고개를 드는 반발 섞인 의문입니다. 그때마다 정말로 왜 공부가 필요한지에 대하여 부모님과 풍성하고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며 성장할 수 있다면 학생들의 어깨를 짓누르는 공부의 무게가 조금은 가벼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
김송은 에듀플렉스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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