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3일 안양시립도서관에서는 특별한 행사가 진행됐다. 다름 아닌 ‘2013년 하반기 책 읽는 가족’을 선정, 총 7가족에게 인증서와 현판을 수여한 것이다. ‘책 읽는 가족’은 가족 단위 독서생활 증진과 도서관 활성화를 목적으로 한국도서관협회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독서운동 캠페인이다. 안양시 시립도서관 관계자는 “자녀들과 함께 다양한 독서활동과 도서관 프로그램에 참여한 가족을 도서관별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내일신문에서는 2013년 하반기에 안양 어린이도서관에서 500여 권이 넘는 책을 읽어 ‘책 읽는 가족’에 선정된 조안나(평촌초 3), 조예나(평촌초 1) 자매와 엄마 박정하(귀인동, 40세) 씨를 만나보았다.
둘째 돌 무렵부터 어린이 도서관을 내 집처럼 드나들다
조안나, 예나 가족이 안양 어린이 도서관을 처음 방문한 것은 둘째인 예나의 돌 전후 무렵이었다. 엄마 박 씨는 “어린이 도서관이 막 개관했을 때였던 것 같다. 1층 어린이 열람실에서 예나를 무릎에 앉혀놓고 책을 읽어주었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 씨는 “특히 요즘 같은 겨울에는 도서관에 일주일에 2~3회 이상 왔었다”며 “아이들에게 책을 한 시간 정도 읽어주고 2층의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고 나면 하루가 금세 지나갔다”고 회상했다. 도서관을 자주 찾던 어린 안나와 예나에게는 2층 먼나라 열람실에서 1주일에 한 번씩 상영했던 영화도 즐거운 이벤트였다. 그래서일까? 어느새 초등학생으로 훌쩍 자란 안나와 예나에게 어린이 도서관은 또 다른 집같이 정겨운 곳이다.
책의 바다에 빠지다. 자연스레 책의 즐거움 깨달아
박 씨가 두 아이 교육에서 가장 신경 쓴 것은 독서였다. ‘독서의 힘을 믿었다’는 박 씨. 엄마와 함께 도서관을 내 집처럼 드나들던 아이들이 책을 좋아하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그래도 6개월 동안 어린이 도서관에서만 500여 권이 넘는 책을 읽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박 씨는 아이가 지금처럼 책을 즐기고 좋아할 수 있는 노하우로 “늦어도 만 5세, 6세까지 책의 바다에 빠뜨려라”고 말했다. 아울러 “좋은 책들을 많이 접하면 엄마가 강요하지 않아도 아이는 저절로 책의 즐거움을 깨닫게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3월이면 4학년이 되는 안나는 요즘 어린이도서관에서 사회과학도서와 역사책을 많이 빌린다. 도서관의 경우 다양한 교과연계도서가 비치되어 선택하여 읽기 좋다.
책의 바다에 빠져서 얻게 된 가장 큰 소득은 무엇일까? “책을 좋아하는 것”이라는 엄마의 조용한 대답에 안나는 “책을 읽다 보면 이해력이 높아져서 공부하는데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야무지게 말한다.
한글을 책으로 배운 것처럼, 영어도 원서로 익히다
안나와 예나는 그 흔한 영어 학원 하나 다니지 않는다. 하지만 영어 실력은 또래보다 뛰어나다. 박 씨는 “한글을 책으로 익힌 것처럼 영어도 어릴 때부터 무릎에 앉혀서 원서를 읽어주며 배우게 했다”고 말했다. 원서 한 권 가격이 만 원 남짓인 시대에 어린이 도서관의 먼나라는 보물창고 같은 곳이다. 영어 그림책부터 시작해서 노부영, 리더스북, 챕터북을 거쳐 소설책을 읽는 안나가 요즘 좋아하는 책은 재클린 윌슨과 로널드 달의 도서들이다. 둘째인 예나가 좋아하는 책은 티아라와 쥬니비이다. 영어 원서를 한글책처럼 접하게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 될 만한 수준이다. 하지만 안나와 예나에게는 꼭 읽고 싶은 재미있는 문학책일 뿐이다.
사실 영어 읽기 레벨이 더 높아도 영어 원서를 읽기 싫어하는 아이도 적지 않다. 문득, 아이들이 영어 원서를 스스로 읽고 싶어하는 책으로 만든 비결이 궁금했다. 박 씨는 “다양한 책을 읽혀보면 아이의 성향이 보인다. 엄마는 아이의 흥미와 성향을 잘 살펴서 좋아하는 책을 권해주면 된다”고 말했다. 원하는 책을 아이가 몰입해서 읽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이다.
수상으로 1인당 매주 2권의 책 더 빌려, 책 읽는 기쁨도 두 배
박 씨는 안양시 어린이 도서관의 장점으로 다양한 도서 비치를 꼽으면서도 “더 많은 책이 갖춰지고 모든 영어원서에는 시디가 함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책 읽는 가족’에 선정되어 매주 1인당 두 권의 도서를 더 대출할 수 있어 기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책을 열심히 읽는 것이 좋았을 뿐인데 상을 받아 좋다”며 “앞으로도 또 받고 싶다”는 의젓한 안나의 소망이 올해도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주윤미 리포터 sinn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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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타트’와 ‘상반기 문화강좌’ 3월 초 접수 예정_ 북스타트는 엄마와 아기가 책을 함께 읽고 다양한 방법으로 진행되는 독후활동 프로그램이다. 생후 12개월부터 48개월까지의 영유아가 대상이다. 인터넷을 통해 접수하며 컴퓨터로 추첨하여 대상자를 선정한다. 초등학생과 학부모가 대상인 문화강좌 프로그램도 접수 예정이다.
어린이 극장 영화상영_ 매주 금요일, 3층 어린이극장에서 애니메이션을 상영한다. 2월 14일 ‘명탐정 코난 : 11번째 스트라이커’, 2월 21일 ‘모모와 다락방의 수상한 요괴들’, 2월 28일 ‘캐니멀 2’ 상영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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