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25일 제42회 전국소년체전에서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신강초등학교(교장 민영규)가 배구 남자 초등부 금메달을 차지했다. 초등부라도 전국대회 단체전 금메달은 쉽지 않은 고지이다. 아직은 앳된 아이들이지만 배구 실력만큼은 전국 최강인 그들. 오늘의 성적보다 더 빛나는 내일이 기대되는 신강초등학교 배구부 친구들을 만났다.
하산수 리포터 ssha71@gmail.com
1986년 창단, 초등부 최강 배구부
학교 정규수업이 끝난 오후 3시. 학생들은 우렁찬 소리로 훈련을 시작했다. 모두 16명의 선수들로 구성된 신강초 배구부는 1986년에 창단, 올해로 28주년을 맞았다. 전임 한국배구연맹 심판이자 국제심판이었던 최정순 선생의 발의로 출발했고, 현재 전국 유소년 배구대회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2010년, 2013년 전국소년체전 남자 초등부 금메달, 2011년 한국배구연맹 회장기 전국초등학교 배구대회 우승, 2013년 추계배 전국초등학교 배구대회 1위, 2014년 칠십리기 전국초등학교 배구대회 준우승 등 화려한 수상 성적을 자랑한다. 이곳 배구부 선수들은 중고등학교에 진학한 후에도 선수생활을 지속하는 비율이 높다. 프로배구선수로 이름을 날리는 선수들도 많이 배출했다.
신강초에서는 학생들의 배구 실력을 키우는 것 외에도 학생의 본분이 되는 학업에 충실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민영규 교장은 “우리 학교 배구부는 모든 수업에 참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훈련이나 대회 등으로 공부가 조금 뒤처지는 경우, 선생님들이 방학중 주요 과목에 대한 보충학습을 해주며 부족한 부분을 채워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배구부원이 되면 학교예산으로 선수들의 유니폼이나 배구화 등 선수생활에 필요한 재정적 지원을 해주기 때문에 훈련에만 집중할 수가 있다”라고 설명한다.
서울시 초등학교에 배구부가 있는 초등학교는 3개교, 그 중 한 곳이 신강초이다. 서울지역에서는 이미 최강자로 자리 잡았고, 전국 대회를 휩쓸며 양천구를 빛내는데도 한몫을 하고 있다. 민영규 교장은 “여러 단체와 지인들이 배구부를 돕고 있으나 양천구를 빛낸 우리학교 배구부에 대한 홍보가 많이 이뤄져 구청 차원의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덧붙였다.
즐겁게 배구하며 우정도 깊어져
신강초 배구는 초등 4~6학년생들로 구성돼 있다. 배구부의 전통이 소문나면서 배구를 좋아하거나 관심 있는 학생들이 스스로 찾아오고, 또는 주변 학교로 우수한 인재를 찾아 나서기도 한다. 신강초 송영재 체육 교사는 “가장 많은 경우는 학교 방과후 배구교실을 통해 잠재력을 가진 학생들을 발굴하는 것”이라며 “그런 인재들을 훌륭한 선수로 육성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인다”고 전한다.
배구는 혼자하는 경기가 아닌, 6명이 함께하는 운동. 게다가 어린 학생들이 하는 만큼 신강초 배구부에서는 팀웍과 즐거운 배구를 지향한다. 1987년부터 신강초 배구부를 이끌고 있는 조영식 감독은 “배구는 팀웍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팀웍을 위해서는 즐겁고 재미있게 훈련을 해야 한다”며 “아직은 어린 학생들이고 앞으로의 미래가 더 기대되는 만큼, 배구에 재미를 느끼도록 가르치고 있다”고 전한다. 배구부 주장인 신윤호 학생(6학년)은 “배구를 통해 내성적인 성격이 밝아졌다”며 “친구들, 후배들과 한마음으로 노력한 덕분에 훈련을 하고나면 서로의 우정이 깊어지는 것 같다”라고 씩씩하게 말했다.
<미니 인터뷰>
신강초 배구부 조영식 감독
배구는 진로와 성장에 도움되는 운동
재능이 보이는 학생들에게 배구부 선수 생활을 권유하면 공부 안하고 운동만 하게 되는 줄 알고 학부모님들이 반대를 많이 합니다. 그러나 우리 배구부는 공부도 일반 학생들과 똑같이 하고 방학 때는 보충수업을 받으며 운동합니다. 학교에서 모든 장비들이 지원되고요. 우리나라 생활체육 중 가장 활발한 분야가 배구인데 초중등부 배구선수들은 희소성이 있어요. 고등학교까지 선수생활을 계속하면 대학진학이나 프로진출 등 진로를 결정할 때 선택의 폭이 넓어 유리합니다. 배구는 성장판을 적절히 자극해 키 성장에 큰 도움이 되는 어린 학생들에게 좋은 운동입니다.
신강초 6학년 신윤호 학생
(42회 전국소년체전 남자 초등부 배구종목 최우수선수상)
훌륭한 배구선수로 성장하고 싶어요
4학년 여름방학때 방과후 배구교실에서 취미로 배우다가 감독님의 권유로 배구부에 들어왔어요. 팀의 주장으로서 팀원들을 격려하고 경기에 집중하도록 파이팅하자는 이야기를 많이 해요. 덕분에 단결된 팀웍이 우리 팀의 강점이죠. 전국을 다니면서 배구경기를 하다 보니 같은 관심사를 가진 친구들을 많이 사귈 수 있어 좋았어요. 선수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지난해 열렸던 전국소년체전에서 금메달을 땄을 때입니다. 중학교에 진학해서도 배구선수생활을 계속해 훌륭한 배구선수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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