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첫 성적이 38등(반 전체수가 60여명)이었다.
‘이러다간 대학을 못 갈 수도 있겠구나!’라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변화가 필요했다.
고등학생 이동석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공부량을 늘려갔고, 집중하는 법을 터득해갔다. 자신만만했지만 허점투성이이던 수학도 자신만의 공부법으로 파고들었다.
고등학교 평균성적은 4등. 수학은 ‘신의 경지’에 이르렀다.
그는 말한다. “이 세상에 해도 안 되는 공부는 없다. 어릴 때부터 공부를 쭉 잘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공부를 못 하는 아이들을 정말 잘 이해할 수 있다. 그들이 왜 공부를 못 하는지,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를 알아내면 그때부턴 성적 오를 일만 남았을 뿐이다!”라고.
광진구에서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며 뛰어난 입시 실적을 거둔 (구)광진페르마 ‘가우스에듀’ 이동석 원장, 바로 그 ‘이동석’이다.
특목고 입시가 절정이었던 2000년 대 ‘페르마’의 창단 멤버로 광진페르마와 압구정페르마 대표원장을 역임한 이 원장. 특목고와 자사고에 3000명 이상, 그리고 SKY 등 주요 상위권 대학에 1000명 이상을 합격시킨 수학교육계의 베테랑인 그가 들려주는 그의 고등학교 이야기. 목표를 이루기 위한 그의 노력과 하나하나 스스로 깨쳐가는 자기주도학습 노하우. “누구나 공부를 잘 할 수 있다”고 외치는 그의 열혈 공부 성공기다.
죽도록 공부해보자!
시험기간에만 약간의 공부를 하던 중학교 시절. ‘고등학교는 다르구나’를 느끼기까지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첫 성적이 발표된 후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그래, 하루에 3시간 정도만 공부하자’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그 후 그가 받은 성적은 여전히 처참했다.
“하루에 3시간? 정말 안일한 생각이었죠. 1학년 4월부턴 장기레이스에 돌입합니다. 1등보다 무조건 공부를 더 많이 해야겠다고 생각해 학습량 세계1위에 도전하게 되죠.(웃음)”
3시에 수업이 마치고 상위권 학생들의 학교자율학습이 시작되는 시각은 3시30분. 이동석은 숨이 차게 집으로 뛰어와 3시20분이면 책상에 앉았다. ‘10분을 벌었다’는 생각에 뿌듯하기까지 했다. 저녁식사시간도 딱 10분만 할애했다. 거기서 또 몇 분을 벌었다.
밤12시. 1등하는 아이가 잠자리에 들 리가 없다는 생각에 공부를 중단할 수 없었다.
새벽2시. 2시면 1등이 잘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는 1시간을 더 공부했다. 그야말로 학습량 세계1위는 떼어 놓은 당상. 죽도록 공부한 그의 4월 성적은 반에서 10등이었다.
문제는 집중력!
‘이게 뭐야, 이렇게 공부했는데도 10등? 뭐가 문제지?’
문제는 집중력이었다. 공부하려는 의지는 있었지만 무의식적으로는 계속 공부 때문에 하지 못하는 것들에 대한 딴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딴 생각을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의식적으로 하기 시작했다. ‘지금도 내가 딴 생각을 하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의도적으로 ‘이 생각 자체를 없애야지’라는 하나만을 생각했다.
“의지가 강하니 그 의지대로 되더라고요, 집중력이 저도 모르게 생겼어요. 학교에서 친구들이 장난을 심하게 쳐 책상의자가 다 무너졌는데도 저 혼자 모를 정도로 집중하게 됐죠.”
그가 그 무렵의 일화를 하나 들려준다.
“어머니가 그 당시 최고로 좋은 CD 6장이 동시에 들어가는 오디오플레이어를 사 주셨어요. 첫 번째 CD 1번 트랙이 ‘Beauty and The Beast’였죠. 그 노래를 들으며 공부를 시작했는데 ‘좀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쯤 다시 오디오에서 ‘Beauty and The Beast’가 나오는 거예요. CD 6장이 돌아가는 최소 6시간 동안 공부에 집중한 거죠.”
이 원장은 이어폰을 귀에 꽂고 수학 문제를 푸는 학생들에게 꼭 질문한다. 공부하는 중에 노래 가사가 들리고 멜로디가 귀에 들어오느냐고. “둘 중 하나라도 해당되면 넌 집중하고 있는 게 아냐.” 그럼 학생들은 하나둘 이어폰을 주머니에 넣는다.
수학,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
본고사가 있던 당시, 3학년 3월 모의본고사를 치른 이동석은 또 한 번 좌절을 맛본다. 수학에는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었던 터라 그 좌절은 타격이 더 컸다. 수학에 집중하기 시작한 그. 공통수학 실력정석을 목표로 잡고 총41단원을 하루에 6장씩 파고들기 시작했다.
“첫 장에서부터 마지막 장에 이르기까지 단 한 글자도 빼놓지 않고 읽었어요. 아는 문제도 겸손한(?) 마음으로 풀어보고 제 풀이 방법과 정답에서의 풀이법이 다르면 연구도 했죠. 하루에 2시간도 채 안 잔 것 같아요. 그렇게 딱 한 달, 공통수학을 마스터하고 나니 저 스스로 ‘수학의 경지’에 이른 게 느껴지더라고요."
수Ⅱ나 다른 이과수학을 공부하는데도 문제를 읽고 있노라면, 동시에 머릿속으로는 해결법이 생각나기 시작했다. 생각의 오류가 어디에서 나는지도 정확하게 파악이 됐다.
이때의 경험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에 무엇보다 큰 자산이 된다.
“학생들이 수학을 어려워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어요. 저도 그런 오류를 겪어 봤으니 아이들의 머릿속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죠.”
자신의 부족한 부분, 정확하게 파악해야
“넌 이렇게 하면 답을 구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렇게 하면 넌 답을 구할 수 없어!”
이 원장의 이 말에 학생들은 당황한다. 자신의 머릿속을 해킹당한 기분에서다.
“학생들이 헷갈려하는 포인트를 정확하게 잡아주는 게 중요합니다. 또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정확하게 아는 것도 중요하죠. 그렇지 않으면 대부분의 학생들은 자신이 아는 부분은 많이 공부하는 어려워하는 부분은 그냥 지나치려고 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가 자신만의 노하우를 학원시스템에 그대로 적용하려 노력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같은 이유에서 그는 강사들의 역량도 강조한다.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을 파악하고 극복해나가지 않으면 절대로 좋은 점수를 받기가 힘이 듭니다. 학생 개개인의 부족한 부분과 문제점을 잡아줄 수 있는 ‘선생님’이 중요한 이유죠.”
수학은 반드시 알아야할 중요개념을 적용해 문제를 푸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문제풀이에 대한 피드백 역시 매우 중요하다. 그는 그런 역할을 하는 게 자신의 ‘임무’라고 했다.
“고3학생들이라면 누구나 ‘열심히’ ‘죽도록’ 공부하겠다는 말을 합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떻게(how)’ 공부하느냐입니다. 공부에는 반드시 효율적인 공부법이 있습니다. 저는 비록 그걸 오랜 시간 혼자서 터득해 얻었지만, 학생들에게는 그 효율적인 수학공부의 비법을 제대로 알려주고 싶습니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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