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모임 어때요-우리들이 숨쉬는 터전

엄마 아빠가 함께 하는 교육&독서모임

지역내일 2014-02-05

매주 일요일 저녁 5시, 평촌아트홀 아트리움에는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들이 모여 독서토론을 하고 강좌를 듣는다. 이들은 바로 우리들이 숨쉬는 터전(이하 우숨터)회원들. 암담한 교육현실에서 자녀 교육에 대해 남다른 애착을 가지고 있는 부모들이 서로의 애로점을 토로하고 해결책을 찾는 것. 취재진이 찾은 이날은 우숨터에서 주최하는 ‘학부모를 위한 부부가 함께 듣는 논어특강’이 진행되는 날이었다. 

우슴


자기성찰 위해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다
“子曰:古之學者爲己러니, 今之學者爲人이로다.”
(옛날에 공부하는 사람들은 자신을 성찰하기 위해 공부했고, 현실에 공부하는 사람들은 남에게 보이기 위해 공부한다)
“남에게 보이기 위해 공부하는 위인지학은 언제나 효율성의 단일가치만을 추구하게 됩니다. 책이 인테리어가 되는 일이 그것일 것이고, 아이들의 성적이 자랑스러운 일이 그것일 것입니다. 그러나 자기를 위해 공부하는 일은 다른 패러다임을 알게 합니다.”
이윤호 선생의 열띤 강의에 엄마 아빠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아이들을 보다 올바르게 교육하고 또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 부모가 먼저 깨달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시간, 주옥같은 명언에 숙연해지는 학부모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우숨터는 지난해 3월, 5명의 학부모들이 모여 시작되었다. 지금은 30명의 회원이 모여 자기성찰적을 위해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안양지역 학부모들의 독서모임으로 확대되었고 계속 회원들의 숫자는 늘고 있다. 이 중 1/3이 넘는 12명이 지난해 같은 반에 자녀를 등교시킨 같은 반 학부모들이고 이 점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회원들은 입을 모은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엄마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많이 하고, 그로 인해 숨 한번 크게 쉬고 가라는 의미에서 이름도 우리들이 숨쉬는 터전으로 지었다. 1기∼4기는 안양에서 5기는 천안에서 만들어져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 한 기수 당 4∼7명이 한 팀이 되고 월1회 강연 형식으로 운영되어 아버지 모임까지 모두 5개의 모임이 운영 중이다. 
“같은 반 엄마들이 주축이 되어 만든 모임이라고 하면 흔히 담임선생님의 권유로 아니면 반장엄마의 리드로 시작되었나 생각할 수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아요. 우숨터는 몇 몇 엄마들의 출발로 시작되어 주위에 알려지고, 시차를 두고 차근차근 회원이 늘어난 그야말로 자발적 학부모들의 자기성찰적 독서모임이라는 면에서 그 의미가 큽니다.”


아이들 교육, 이젠 아빠도 발벗고 나서야
우숨터 회원들의 절반 이상이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이 대다수이다. 그러다 보니 자녀 교육에 어떤 관점으로 볼 것인지 고민하는 학부모들이 의외로 많고 그로 인해 고민 또한 많다. 아이가 태어나면 조건 없이“난 너를 사랑할거야” 라고 해 놓고 막상 아이가 학교에 입학하면 사랑이라는 미명 하에 본인의 욕심으로 아이들을 대하게 된다는 것. 6살과 초등1학년 두 자녀를 키우는 황순미 회원도 직장생활을 하다 아이가 학교에 입학하면서 직장을 그만둔 케이스다. 처음의 기대와 달리 아이가 학교에 입학하면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교육을 해야할지 몰라 힘들었다는 것.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엄마가 챙겨주고 따라다니는 것부터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믿고 기다려주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부모의 조급함이 아이를 더 힘들게 하고, 또 아이들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스스로 성숙해진다는 걸 이젠 깨닫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배경미 리포터 bae@naeil.com


김민영
인터뷰-우숨터 대표 김민영 씨
“우숨터는 부모들의 자기성찰을 위해 뜻을 같이한 책읽기 모임입니다. 책을 읽으며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자는 거죠. 아이들 교육에 엄마들만이 아닌 아빠들도 동참하자는 뜻에서 부부가 함께 참여해 모임을 이끌어갑니다.”
초등학생과 중학생 3명의 자녀를 둔 김민영 대표. 참교육학부모회 안양지회장이기도 한 그녀는 자녀를 키우면서 1년 동안 책 한 권 읽지 않는 부모들이 너무나 많은 안타까운 현실에 모임을 만들었다. 우연한 기회에 엘렌 케이의 ‘어린이의 세기’라는 책을 읽고 깊은 감명을 받게 되었다는 그녀는 자녀 교육에 대해선 누구보다도 할 말이 많다.
“자식 키우기에 내공이 없다는 사실은 누구나 느끼는 불안감이죠. 5년 전 책을 같이 읽고 고민을 토로할 사람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그런 저희들에게 책을 바르게 읽고 그 책을 통해 뜻을 헤아릴 수 있도록 지도해 줄 선생님을 모시고 싶었지만 그런 사람이 없다는 사실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답니다.”
사교육 시장의 최고 주요고객으로 분류되면서 아이들과 함께 경쟁에 내몰린 것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엄마들도 마찬가지라는 것. 하지만 이젠 뜻을 같이 하는 부모들과 함께 교육에 대해 고민할 수 있어서 마음이 설렌다는 그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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