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시골 김경래의 전원스타일

“물은 물처럼 흘러야 한다”

지역내일 2014-02-06 (수정 2014-02-08 오후 3:58:43)


입춘이 지났다. 바람 끝엔 아직도 추위가 배어 있지만, 모르는 사이 개천이 풀려 물소리를 낸다. 봄이 아주 가까이까지 다가왔다는 증거다. 올해는 큰 추위가 없어 쉽게 겨울을 보냈다. 그래도 전원주택에서 겨울나기는 언제나 버겁다. 연료비도 걱정해야 하고 얼어터지는 곳이 없는가를 살펴야 불편하지 않게 겨울을 날 수 있다. 가장 탈이 많이 나는 것은 물이다. 잘 못 관리해 얼기라도 하면 불편을 겪는다. 기온이 떨어질 때는 비상이다. 겨울이든 여름이든 물은 늘 흘러 주어야 문제가 되지 않는다. 멈추거나 고이면 문제가 된다. 물길이 제대로 없으면 제방이 터지고 홍수가 난다. 겨울철 수돗물도 그렇다. 잠깐 집을 비운 사이 사용하지 않고 세워두면 바로 얼어버린다.
전원주택에서는 지하수를 많이 사용한다. 상수도가 들어오지 않는 마을이 많고, 마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사용하는 상수도가 있기도 하지만, 물의 양이 제한적이다 보니 나중에 오는 사람들이 참여하기는 힘들다. 물이 넉넉해도 텃세 같은 것이 있어 외부인들에게 잘 주지 않는다. 그래서 속 편하게 자가 펌프를 쓴다. 시골에서는 물도 직접 만들어 사용해야 한다.
예전 마을에는 공동 우물이 있었다. 우물가에 사람들이 모여들다보니 마을의 각종 정보도 모였고 소문들도 만들어지고 퍼져 나갔다. 죄를 짓고 도망치듯 고향을 떠나야 했던 사람들 중에는 "다시는 이곳 물을 안 먹고 살겠다"며 마을우물에 침을 뱉고 화풀이를 했다. 그렇게 떠난 사람도 객지를 떠돌다 결국 고향에 돌아와 그 물을 다시 먹고 살았다. 사람은 오락가락 변해도 물은 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겨울철 얼어서 사용하지 못하는 우물은 없었다. 두레박만 넣으면 길어 올릴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우물은 향수다.
물은 사용한 후 버리는 것도 잘 해야 한다. 아무 곳에나 쉽게 버릴 수는 없다. 그것을 잘 못 했을 때 또 문제가 되기 때문에 정화조와 하수관이 필요하다. 이것도 겨울철에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출구가 얼어 문제가 생긴다. 집 안에서 사용한 물은 계속 버리는데 바깥이 막혀 제대로 물이 빠져나가지 못하면 역류한다. 그래서 겨울철에는 하수관의 출구도 얼지 않도록 관리를 해야 한다.
물은 물처럼 흘러야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은 이래저래 진리다.

김경래 리포터(oksigol@oksig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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