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하고 즐거운 스키생활 위해 체계적 스키기술 습득 중요
스키장은 신호등 없는 하얀 교차로 안전띠는 매고 즐거움은 누려라!
한해 평균 1만3000여명 스키장에서 부상
대표적인 겨울스포츠인 스키와 보드의 매력은 설국에서 느끼는 ‘짜릿한 스피드’이다. 하지만 이런 겨울 스포츠에는 부상이라는 위험요소가 항상 도사리고 있다.
안산시 신길동에 사는 A씨는 지난해 스키의 위험을 뼈저리게 경험했다. 스키를 타던 아들(14)이 사고를 당하면서 얼굴에 심한 상처를 입은 것이다. 급히 구급차를 타고 춘천 인근의 병원에 도착한 A씨는 그곳에서 또 한 번 놀랐다. 스키를 타다가 다쳐서 실려 온 환자가 의외로 많았기 때문이다. 평소 아들이 운동을 잘하고, 중급코스에서 유연하게 내려오자 서슴지 않고 상급코스로 아들을 데리고 갔던 A씨. 아들은 다행히 흉터 없이 회복되었지만, 아직도 그 생각을 하면 자신의 무지함에 한 숨이 절로 나온다고 했다.
스키장 사고, 넘어지거나 충돌로 인한 부상 많아
소방방재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스키장에서 부상을 당한 인원은 한해 평균 약 1만 3000명이다. 유형별로 보면 혼자서 넘어지는 경우가 54.6%로 가장 많고, 충돌로 인한 부상이 35.3%로 다음을 차지했다. 나머지는 시설물이용으로 인한 부상이다.
또 원광대학교 김태균 교수(정형외과)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스키를 타다가 많이 다치는 부위는 무릎(약 35%)이고, 스노보드를 타다가 많이 다치는 부위는 팔과 손목(약 25%)이다. 다음은 어깨·머리·척추 순으로, 김 교수는 이 부위의 부상은 재발 위험이 크다고 경고한다.
문제는 이런 스키장 사고가 최근 더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스키장 안전과 관련된 문제로 한국소비자보호원에 접수된 신고 건수는 2011년 281건에서 2012년 491건으로 75%가 증가했다.
스키장 사고 예방하려면?
스키선수인 안지용(한양대학교 체육학과) 씨는 “안전한 스키생활을 위해서는 즐기는 스키문화에서 안전한 스키문화로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스키장을 찾는 사람들의 목적은 대부분 즐기기 위해서입니다. 그렇다보니 안전지도나 상급코스에 대한 경고 등이 자주 무시됩니다. 이런 부족한 안전의식이 스키장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즐기는 스키문화에서 안전한 스키문화로 인식 전환을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전문가들은 스키장에서의 사고를 줄이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전문가에게 체계적으로 스키 기술을 배우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안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어린이들의 경우는 인증된 강사에게 강습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강습 시간은 아이의 성격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적극적이고 운동을 좋아하는 경우 하루에 두 시간씩 두 번 정도, 평소 운동량이 적고 조심성이 많은 경우는 2시간 정도가 적당하다. 아이들에 따라서 강습시간에 차이가 나는 것은 집중력 때문이다.
안 선수는 “‘비싼 강습료까지 내면서 전문가에게 강습을 받아야 하나?’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다. 하지만 스키는 기술이 필요한 운동으로 초보자들은 반드시 강습을 받고 슬로프에 서야 한다. 만약 내 가족이 강습 없이 슬로프에 서려한다면 난 절대 세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잘 넘어지는 연습, 큰 부상 줄인다
스키장에서 초보자들은 늘 사고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하지만 기초적인 원칙들만 잘 지켜도 사고의 위험성은 크게 줄어들고, 만약 사고가 나더라도 큰 부상을 피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잘 넘어지는 연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이나 뒤로 넘어지는 큰 부상을 막으려면 넘어지는 쪽으로 체중을 싣고, 엉덩이부터 땅에 닿게 해야 한다. 또한 넘어질 때 폴은 놓는 것이 안전하다.
안 선수는 “잘 넘어지기 위해서는 평소 유연성과 근력, 민첩성을 길러두는 게 좋다. 그리고 스키를 타기 전 충분한 시간을 갖고 체조와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안전을 위해 헬멧, 스노우 고글 등을 반드시 착용해야 하지만, 이 안전장비의 보호효과를 너무 과신하는 것도 안전사고 예방에는 좋지 않다. 더불어 방향과 속도가 자유롭게 컨트롤 될 때부터 중급코스를 이용하고, 상급코스를 처음 올라갈 때는 전문가와 함께 가는 것이 좋다.
안 선수는 스키장을 ‘신호등이 없는 하얀 교차로’라고 표현한다. 그만큼 예고 없이 사고가 날 가능성이 높고, 보험처리 등도 교통사고가 났을 때와 비슷하게 처리가 된다는 설명이다.
안 선수의 설명을 들어보자. “일반인들이 스키를 탈 때의 속력은 시속 30km 정도 됩니다. 두 사람이 충돌사고를 일으킬 때는 각각의 속력이 더해져서 생각보다 더 큰 사고로 이어지죠. 그리고 스키장에서 사고가 났을 때는 교통사고가 났을 때와 비슷하게 처리가 됩니다. 교통사고처럼 가해자는 사고경위와 사고 날 때의 진행방향, 경력에 따라 손해배상을 해야 하는 것이죠. 보험처리까지도 교통사고와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도움말 _ 한양대학교 체육학과 안지용 선수
박향신 리포터 hyang3080@naver.com
안지용 선수는?
안지용은 ‘데몬스트레이터’이다. 보통 ‘데모’라고 줄여서 부르는데, 대한스키지도자연맹이 주최하는 기술선수권대회에 출전해 선발된 대표스키지도자에게 주는 호칭이다. 최근에는 스키기술과 올바른 스키문화를 전수하는 스키전도사로 활동하고 있다. 한양대학교 스키동아리 고스트(GHOST)의 전 팀장이며, 2012년 전국기술선수권대회에서 준결승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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