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종합운동장 아이스링크장. 이른 아침, 영하의 날씨 속에 하얀 입김을 내뿜으며 넓은 빙판 위를 빠르게 움직이는 학생들이 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헬멧과 보호 장구를 갖춰 입고 빠른 속도로 스틱을 휘저으며 퍽(공)을 다루는 솜씨가 제법 일품이다. 빙상장에 한기를 깨는 기합소리와 함께 거침없이 질주하는 사람들은 근명중학교 아이스하키 팀이다.
국가대표 출신 김홍익 코치와 주 5회 맹훈련
근명중학교 아이스하키 팀이 처음 만들어진 것은 지난 2010년. 안양시에 소속되어 있는 안양한라 아이스하키 팀의 적극적인 권유로 시작되었다. 팀원은 2014년 1월 현재 총 12명으로 안양에 사는 아이들도 있지만 아이스하키를 전문적으로 배우고자 다른 지역에서 온 친구들도 여러명 있다. 훈련은 일주일에 5회로 1회 2시간 정도 운동한다. 결성된 지 몇 년 되지 않아 다른 팀 보다 강도 높은 훈련을 하고 있지만 학생들은 단 한 번도 불만을 얘기한 적이 없다.
전 국가대표 출신 김홍익(33) 코치는 “아이들이 누군가의 강요가 아닌 스스로 아이스하키를 좋아해서 시작했기 때문에 열의가 대단하다”며 “학생이기에 학업과 운동을 같이 하기 힘든데도 불구하고 이른 아침이든 늦은 밤이든 시간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팀원들은 모두 아이스하키가 그 어떤 스포츠보다 매력적이라 시작하게 되었다고 입을 모았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아버지, 형과 함께 취미로 아이스하키를 시작했다가 아이스하키의 매력에 빠져 본격적으로 하게 됐다는 조현수(3학년)군은 “어깨를 부딪쳐가며 격렬하게 몸싸움하는 게 재미있다”며 “스틱에 퍽이 감겨 골대로 미끄러져 들어갈 때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또 “스케이트를 신고 빙판 위를 빠른 속도로 달리다보면 스트레스가 사라진다”고 덧붙였다.
팀의 주장을 맡고 있는 지종환(2학년)군은 “처음에 스케이트를 탈 줄 모르는 상태에서 아이스하키를 시작해 힘들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밤낮으로 노력했다”며 “아이스하키 팀이 있는 중학교에 입학하기 위해서 평택에 있는 가족과 떨어져 안양으로 이사 온 만큼 열심히 운동해서 좋은 성과를 내고 싶다”고 말했다.
아이스하키는 손과 발을 직접 사용하는 일반 운동과 달리 스케이트를 타고 스틱을 사용해 골을 넣어야하기 때문에 동작이 어렵다. 그래서 몸뿐만이 아니라 두되 회전도 빨라야 하고 무엇보다 집중력을 많이 요하는 운동이다. 어려운 동작을 배우는 것이 힘든 만큼 성취감도 더 크기 때문에 아이스하키의 매력에 한번 빠지면 나올 수 없다고.
전국동계체육대회 아이스하키 중등부 4강 진출
김 코치는 지도하는데 있어 예의와 인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아이스하키는 몸싸움이 격렬한 운동이기에 오히려 선수들 간에 존중하고 예의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야 자신의 마음도 컨트롤하며 운동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코치의 애정 어린 지도하에 성장한 팀은 결성된 지 3년 만인 2013년에 전국대회 입상 및 경기도 대표로 참가한 전국동계체육대회 4강에 진출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김 코치는 “아이들이 운동을 하면서 성취감을 느끼고 기뻐하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며 “코치의 지시에만 수동적으로 의존하지 않고, 생각하는 플레이를 하는 선수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겨울동안 체력을 보충하고 열심히 훈련해서 올해에 있을 경기에서는 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는 게 그들의 희망이다.
윤지해 리포터 haeihaei@naver.com
▶ 인터뷰-아이스하키 지종환 주장
초등학교 3학년 때 가족과 함께 안양한라의 아이스하키경기를 보러 간적이 있어요. 그때 선수들이 스케이트를 타고 빙판 위를 달리면서 골 득점하는 모습이 멋있어 보여 4학년 때부터 아이스하키를 시작했지요. 체력소모가 많은 운동을 하면서 학교공부도 같이 한다는 것이 힘들지만 빙판 위를 누빌 때의 짜릿함은 나의 원동력이 됩니다. 운동하면서 가장 기쁜 순간은 경기에 나가서 골을 넣었을 때에요. 내가 좋아해서 시작한 운동인 만큼 열심히 연습해서 꼭 아이스하키 국가대표가 되고 싶어요. 그리고 더 나아가 NHL(북미아이스하키리그)에 가서 활동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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