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 유수지 체육공원 운영에 대한 제언

지역내일 2014-01-13

대치동에서 중·고등학교 청소년기를 모두 보낸 나의 6년을 돌이켜보면 축구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점심시간에 축구를 하며 친구들과 친해졌고, 축구부 동아리 활동과 타 학교와의 대항전을 하며 협력과 단합의 의미를 몸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 가끔은 친구들과 학교별 대항전을 벌이며 강남 인근의 타 학교 학생들과 교류하기도 했다. 어른들은 중고생들이 운동을 많이 하면 공부에 방해될 것을 염려하기도 하지만 운동만큼 학업 스트레스를 풀기에 좋은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축구를 즐기다 보니 늘 축구할 장소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대부분의 중·고등학교 운동장은 잔디구장이 아니고 잔디구장이 있는 학교는 방과 후 프로그램 등으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없다. 그래서 나처럼 축구를 좋아하는 학생들이 자주 찾는 곳이 바로 ‘대치 유수지 체육공원’에 있는 축구장이다. 이곳은 유료 예약제로 이용할 수 있는 국제규격의 인조잔디구장인데, 누구나 사용할 수 있어 학교별 대항전을 할 때 자주 이용한다. 축구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가까이에 이런 축구장이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이지만, 자주 사용하다보니 불편을 느낄 때도 많아 개선해야할 점들을 생각해봤다.
 
# 유료운영 축구장, 무료개방도 병행했으면:  ‘대치 유수지 체육공원’에는 축구장, 농구장, 테니스장, 배드민턴장 등이 갖춰져 있고, 이중 축구장은 2시간 사용에 주간 10만 원, 야간 13만 원의 사용료를 내야한다. 그런데 평일에는 축구장 예약이 없어 비어있을 때가 많아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꼭 축구장 전체를 빌려 경기를 하는 경우가 아니더라도 몇몇 친구들이 잠깐씩 모여 미니게임이나 연습을 할 수도 있는데, 이런 경우 축구장을 전혀 사용할 수 없다. 잔디관리를 위해서 유료 예약자만 사용하도록 한다지만 이곳의 잔디구장은 상태가 아주 좋지 않다. 더구나 공공체육시설이고 천연잔디도 아닌 인조잔디인데 잔디가 상한다는 이유로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청소년들이 마음껏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은 너무나 부족하다. 학생 수에 비해 학교 운동장은 너무 협소하고, 맨땅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다보면 몇 번 뛰지 않아 축구화는 못쓰게 되고 만다. 그래서 방과 후나 방학 중에 학생들이 인근의 유수지에 모여 운동을 하곤 하는데 축구장은 사용하지 못하니 농구장으로 몰린다. 축구장에 잠깐씩 들어갔다가는 쫓겨나기 일쑤고 심지어는 관리요원이 트럭을 몰고 들어와 위협하기도 한다. 대치동 인근에 사는 청소년들 중에는 관리요원들이 모두 퇴근한 밤 10시 이후에 유수지 축구장을 이용하기도 한다. 나는 이제 대학에 입학하면 유수지 운동장을 이용할 필요는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운동을 하고 싶어도 장소가 적당치 않아 야간에 조명도 없이 몰래 축구장을 이용하는 후배 학생들을 떠올리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운동장 대여가 없는 시간에 텅 빈 구장을 놀리기보다 무료로 개방해 지역 주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시간제 무료개방이나 예약상황 안내판을 설치해 유료 사용자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에서 청소년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되길 바란다.


# 예약시스템 개선과 시설보완도 필요:  요즘은 무엇을 예약하던지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그런데 유수지공원의 축구장 예약방식은 상당히 고전적이다. 직접 관리소를 찾아가 예약을 하고 고지서를 받아서 입금하거나 현장에서 이용료를 지불하고 예약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예약가능 시간을 문의하기 위해 전화도 하고 고지서를 받기 위해 직접 유수지를 찾아가야하는 불편함이 있다. 홈페이지나 카페에 예약현황을 공개하고 인터넷 예약시스템을 갖춰 이용료도 온라인으로 입금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체육공원 담당자들의 업무도 줄어들 것이다.
운동장 상태 개선과 시설보완도 필요하다. 인조잔디구장인데도 잔디가 너무 짧아 흙먼지가 심하다. 특히 땅볼패스를 할 때는 흙먼지 날리는 것이 멀리서도 보일 정도다. 게다가 많이 미끄러워 뛰면서 넘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곳 잔디구장을 이용해본 경험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문제점일 것이다.
필드를 둘러싼 펜스가 없는 것도 아쉬운 점이다. 담장이 있는 학교 운동장과 달리 넓은 공원에 있는 축구장이기 때문에 슛을 한 공이 멀리까지 날아가면 공을 가지러 가는 불편함이 크다. 인근의 송파 유수지공원 축구장은 펜스가 설치되어 있어 이런 불편함이 없다. 또, 유수지에는 급수대가 있지만 날씨가 추워지면 동파를 우려해서인지 물이 나오지 않는다. 물론 운동하는 사람 스스로 마실 음료를 챙기는 것이 필수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야외 급수대 물 공급이 중지되는 동절기만이라도 관리소 건물 안쪽에 이용자들을 위한 급수대를 마련해주면 좋을 것 같다.


이런 문제점들은 비용도 들고 절차도 있어 빠른 시간 내에 고쳐지기는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차근차근 하나씩 개선해나간다면 대치 유수지 체육공원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다.


이현오휘문고등학교 3학년
이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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