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긴 연휴를 이용해 가족여행을 떠나는 새로운 풍속이 생겨나고는 있다지만, 아직 대부분의 가정에서 ‘명절’이란 온가족이 모이는 아주 특별한 날이다. 오랜만에 친지들이 모여 안부를 전하고 덕담을 주고받는 의미 있는 날임은 분명하지만 명절증후근이라는 말이 생겨날 만큼 주부에게는 힘든 시간이다. 가사노동으로 시작된 새해. 마음 맞는 이웃, 친구들과 함께 멋진 카페에서 차 마시며 명절지낸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새로운 기운이 솟지 않을까?
수다로 날려 보내는 명절증후근
바쁜 일상사에 명절이나 되서야 얼굴마주하고 서로 사는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는 날이 명절이고 보면 일 년에 몇 번 되지 않는 명절을 나 몰라라 하기는 어려울 터. 하지만 주부의 부담은 명절 한참 이전부터 시작된다. 집안 대청소부터 시작해서 음식 장만까지, 예전에 비해 많이 간소화 됐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머릿속이 온통 다가올 명절생각 뿐이다. 명절연휴기간은 그야말로 노동의 연속. 준비해둔 음식을 차리고 치우기를 몇 번 반복 하고나면 또다시 정리에 집안청소. 해도 해도 끝이 없다는 말이 공연한 말은 아니다. 시댁이 지방이어서 오랜 시간을 차로 이동해야 하는 경우도 부담되기는 마찬가지다. 그래도 고향으로 내려가는 집이 오히려 부럽다고 할 정도이고 보면 가사노동에 대한 부담이 어느 정도인지 미루어 짐작이 갈 정도.
그런데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명절증후근이 주부들에게만 나타나는 증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장거리 운전에 지친 남편도, ‘공부는?’ ‘시집은?’ 등 모인 친지들의 관심사가 듣기 싫은 아이들도 스트레스 받기는 마찬가지라는 점. 차례를 지내고 가족들과 카페에서 차 한 잔 하거나 설 연휴에 개봉하는 영화 한 편 보며 공유할 수 있는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명절연휴가 지나고 나면 카페에는 주부들로 북적인다. 음식 준비한 이야기며 시댁이야기 등 각자의 스트레스를 풀어놓느라 시끌벅적. 스파나 마사지가 몸의 피로를 풀어준다면 수다는 몸과 마음을 치료해주는 만병통치약 쯤 된다고나 할까?
다닥다닥 붙어있는 테이블과 왁자지껄 시끄러운 분위기라면 오히려 스트레스가 쌓일 수도 있는 일. ‘조금은 한적하고 조용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으면 좋을 텐데’하는 아쉬움이 남는 독자들을 위해 멀지 않으면서 가족과도 친구들과도 함께하기 좋은 카페를 소개해본다.
현대적 이미지의 ‘카페데코’
송파구 삼전동 현대아파트와 배명고등학교 사이, 뚝방길 아래에 위치한 카페데코는 깔끔하면서도 현대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곳. 넉넉한 공간이어서 쉬어가기에는 더없이 좋은 곳이다. 카페에 들어서면 높은 천정과 넓게 펼쳐진 실내가 눈을 시원하게 한다. 밖에서는 보이지 않는 조용한 자리부터 좌석이 없을 것 같은 곳에 불쑥불쑥 나타나는 공간분할에 감탄사가 절로난다. 통일되지 않은 의자와 세련된 그릇들, 멋스런 테이블 등 곳곳에서 정성스런 주인의 손길이 느껴진다. 특히 10여명이 앉을 수 있는 예약석의 고가 원목 테이블은 집에 들여놓기도 아까울 만큼 고급스러워 아지트로 삼기에 부족함이 없다. 별도의 룸으로 꾸며져 있어 5명 이상이면 예약이 가능하니 단체 모임이나 회의장소로 활용하기에도 좋다. 깊은 맛의 커피도 유명하지만 수제 요거트와 고흥에서 직접 구입해 담근 유자차는 깊은 맛에 찾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샐러드와 함께 나오는 샌드위치에 적당히 진하면서 풍미가 깊은 커피를 세트로 주문하면 브런치로도 손색이 없으니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스트레스 풀기에 좋은 공간.
언덕위에 커피 볶는 집 ‘라스트드롭’
올림픽대교 남단에서 하남방향으로 20여분 직진하다보면 카페가 있을 것 같지 않은 곳에 우뚝 솟은 라스트드롭. 입구를 돌아 낮은 언덕으로 올라서면 입보다 먼저 눈을 시원하게 해주는 넓은 잔디가 보인다. 서울에서 조금 벗어났을 뿐인데 시각적인 효과 때문일까 공기마저도 더없이 맑게 느껴지는 곳. 갤러리풍으로 지어진 카페 안으로 들어서면 언덕위에 커피 볶는 집이란 이름에 걸맞게 전문 로스터가 생두를 로스팅 해주는 커피 향에 취하게 된다. 군더더기 없이 심플한 실내 인테리어와 커다란 창밖으로 펼쳐진 잔디는 사계절 다른 모습을 보여주어 마음까지 편안하게 해준다. 무엇보다 여느 카페처럼 어두운 실내가 아니라 자연의 빛을 가득 담은 자연조명 때문에 인공적이지 않은 아늑함이 있다. 말 그대로 조용히, 여유 있게 힐링하기에 안성맞춤인 곳. 예가체프, 미칠래, 가요마운틴 등 듣기엔 생소하지만 맛이 일품인 커피를 다양하게 맛볼 수 있고 조각케익, 샐러드 등 간단한 브런치도 가능하다. 내 집처럼 주변을 살펴주시는 어르신의 모습이 간간히 눈에 띄어 고즈넉한 고향의 풍경처럼 훈훈한 느낌이 드는 카페다.
유럽풍 외관의 ‘코나빈스’
중세 르네상스시대의 건물을 옮겨놓은 듯 성스러워 보이기까지 하는 외관 때문에 지나면서도 한 번씩 눈길이 가는 곳. 내부로 들어가면 코나 커피의 원산지인 하와이 느낌이 물씬 나는 야자나무와 둥지모양의 흔들의자로 포인트를 준 인테리어가 묘하게 잘 어울린다. 1층에서 주문하고 2층으로 올라가면 다양한 모양의 테이블이 멋스럽게 놓여있다. 3층에는 여러 명이 앉을 수 있는 넓은 좌석이 있어 조용하게 이야기 나누기에 좋은 곳이다. 커피를 포함한 다양한 음료와 조각 케익, 샌드위치 등을 먹을 수 있고 와인과 칵테일까지 마실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쿠폰 30장을 모으면 야구선수 싸인 볼을, 100장을 모으면 싸인 배트를 준다하니 차곡차곡 모으는 재미도 쏠쏠할 듯.
이은경 리포터 hiallday7@naver.com
카페데코 송파구 삼전동 53-17 우노빌딩 1층 02-415-5422
라스트드롭 하남시 교산동 266-1 031-793-8338
코나카페 잠실동 176-6 02-422-7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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