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밭 막국수’는 3대째 이어온 30년 전통의 춘천의 맛을 간직하고 있다. 춘천본점과 서초점에 이어 3년 전부터 성내동에서도 그 맛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추억을 불러오는 맛
마들렌을 한 입 베어 먹고 잊었던 추억을 떠올리던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주인공처럼 샘밭 막국수는 어릴 때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어릴 때 주일이면 가족들과 성당에 갔다 성당 바로 앞에 있는 춘천 막국수 집을 즐겨 들르곤 했었는데 그 때 먹던 맛이 고스란히 떠올랐다. 면이 뚝 뚝 쉽게 끊어지면서도 담백한 맛이 최고였던 2,30년 전의 그 맛이 그대로 재현되는 순간이었다. 어린 시절은 대부분 누구에게나 즐거운 기억으로 자리 잡게 마련이고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맛을 하나씩은 간직하고 있지 않나 싶다.
그 맛이 어머니가 즐겨 끓여주시던 된장찌개의 맛일 수도 있고 경양식 집에서 맛보던 돈까스의 맛일 수고 있고 추억이야 제각각이지만 그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맛을 지금도 가까이 할 수 있다면 이 또한 작은 행복이 아닐까 싶다.
‘샘밭 막국수’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커다랗게 붙어 있는 ‘3대가 이어온 춘천의 맛’이라고 커다랗게 써 있는 가족사진이 눈길을 끈다. 이래저래 이 곳은 찾는 이들에게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힘이 있는 것 같다.
깔끔하고 담백한 막국수
‘샘밭 막국수’에서는 손님이 주문하는 즉시 면을 뽑는다. 면발은 부드러우면서 비빔양념은 맵지 않고 고소해 함께 비비면 손이 멈추질 않는다. 양념장과 김가루, 깨만 들어가 있어 그 맛이 깔끔하고 담백했다. 면은 메밀껍질을 제거해 뽀얗게 감도는 색감이 곱기까지 하다. 향긋한 메밀향을 즐길 수 있다.
국수를 비빌 때 육수를 취향에 따라 곁들여 먹으면 그 맛이 배가 된다. 육수를 나온 그릇에 부으면 그대로 물막국수를 즐길 수 있다. 막국수가 놋그릇에 담겨 나오는 것도 흥미롭다. 놋그릇에서 막국수의 시원함이 다 먹을 때까지 그대로 보존된다.
자리에 앉자마자 갖다 주는 면수는 뜨끈한 것이 구수하고 순한 맛이 제대로다. 입안에 맵싸한 양념장 기운이 돌 때 한 모금 마시면 부드러우면서도 구수한 맛이 입안에 감돈다.
샘밭 정식은 편육과 보쌈 속, 녹두전, 맛배기 막국수가 함께 곁들어져 나온다. 맛배기 막국수라고 해도 적은 양이 아니니 양에 대한 걱정은 안 해도 되겠다. 보들보들한 편육에 보쌈 속과 배추 익힌 것을 싸서 한 입에 넣으니 그 맛이 환상이다. 삼합이라고 해야 하나? 새우젓에 편육을 찍어 먹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셋을 함께 먹으니 그 조화가 이루 말 할 수 없이 좋다. 바삭바삭하면서도 속이 꽉 찬 녹두전도 입맛을 살린다. 숙주와 돼지고기 간 것이 적당히 배합되어 있으면서도 겉은 바삭바삭한 것이 먹기에 좋다.
함께 간 아이들이 선택한 메뉴는 전복 메밀 칼국수이다. 따뜻한 국물에 전복이 한 마리 덩어리째 들어간 메밀 칼국수는 칼국수대로 시원하고 담백한 맛을 자랑한다.
언젠가 아이들이 자라면 함께 왔던 이곳을 내가 그랬듯 추억하게 될까? 그 때에도 4대,5대, 6대째 대를 이어 ''샘밭 막국수‘가 번창하기를 바라면서 문을 나섰다.
오현희 리포터 oioi337@naver.com
●위치: 둔촌사거리 한체대 길건너
(주소) 서울시 강동구 성내동 449-17
●주차: 가능
●메뉴: 막국수 8000원 샘밭정식 1만3000원 녹두전 1만원
●운영시간: 오전 11시~오후 9시30분
●문의:02-477-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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