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모임 _ 서초유스센터 서초하모니카 동호회

“인생의 황혼기, 하모니카와 함께 해요!”

지역내일 2014-01-27
‘서초하모니카 동호회(회장 정옥진)’는 50대부터 70대까지 서초유스센터 하모니카교실 수강생들이 친목도모를 위해 만든 모임이다. 인생의 황혼기를 서정적인 멜로디로 채워나가고 있는 동호회 회원들을 만나봤다.
피옥희 리포터 piokhee@naver.com 

서초하모니카
 
삶의 즐거움 깨닫게 해준 하모니카
매주 월요일 오후 서초유스센터 8층에는 어김없이 하모니카 소리가 흘러나온다. 학창시절 한 번쯤 불어봤던 어설픈 실력이 아니라 간드러지는 트로트의 꺾임새부터 서정적인 멜로디의 클래식까지 수준급 실력의 연주가 계속해서 이어졌다. 하모니카만으로 이렇게 다양한 느낌의 곡을 연주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그저 놀라울 뿐이다.
서초유스센터 하모니카교실 이숙희 강사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제일 먼저 연주된 곡은 ‘베사메무쵸(Besame Mucho)’다. 멕시코의 어느 여가수가 리라꽃(라일락)에 얽힌 아픈 사랑이야기를 ‘베사메무쵸’란 제목의 노래에 담아 부르면서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이 곡은 가수 현인이 번안해 불러 국내에 잘 알려진 곡이다.
“베사메~ 베사메무쵸. 리라꽃 향기를 나에게 전해다오. 리라꽃 같은 귀여운 아가씨 베사메무쵸야~ 그대는 외로운 산타마리아~”
구성진 복고 멜로디에 절로 흥이 나 어깨를 들썩이며 연주하는 회원들의 모습이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서초하모니카 동호회의 베토벤이라 불리는 이건주 회원은 “개인 사업을 하고 있지만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사람들도 많이 사귀게 됐고, 삶의 즐거움이 생겨서 좋다. 30년간 기타를 취미로 삼고 있지만 몇 년 전부터 하모니카를 배우기 시작해 지금은 회원들과 무대에 오를 때 가장 행복하다”며 동호회 활동 소감을 밝혔다.
사고로 시력을 잃었지만 하모니카를 배우면서 삶의 행복을 찾았다는 시각장애우 강성령 회원도 이건주 회원의 말에 동감의 뜻을 내비쳤다. 
 
인생의 희로애락 연주하는 것 자체가 행복
잠시 휴식시간 후 이번에는 ‘전우가 남긴 한 마디’가 연주됐다. 좀 전의 연주곡과는 또 다른, 절도 있고 패기 넘치는 멜로디였다. 다음은 분위기 있는 ‘선라이즈 선셋’이 연주됐다. 마치 클래식 음악회에 온 듯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연주가 계속됐다.
“가만히 듣고 있으니 하모니카의 다양한 음색에 절로 빠져들게 되죠?”  
77세 최고령자인 김근숙 회원이 다가와 말문을 열었다. 2011년부터 하모니카를 배웠다는 김근숙 회원은 오는 1월 27일 강남시니어플라자 정기공연에서 ‘슈베르트 세레나데 솔로’를 맡아 출중한 실력을 뽐낼 예정이다. 고령의 나이를 무색하게 만드는 음악 열정으로 50대 젊은(?) 회원들 못지않게 활발하게 활동 중인 열혈회원이다.
“언제 어디서나 연주할 수 있다는 것이 하모니카의 매력”이라며 “하모니카로 인생의 희로애락을 연주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인생 최고의 행복”이라고 말하는 김근숙 회원. “역시 왕언니답다”며 맞장구를 치는 김영희 총무의 모습에서 서초하모니카 동호회가 오랜 역사를 이어올 수 있었던 비결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봄, 가을로 추억의 운동회 열어 친목도모 
서초하모니카 동호회는 매년 봄, 가을로 시골의 농장을 찾는다. 정옥진 회장이 소유한 경기도 인근 농장에서 하모니카 연습도 하고 추억의 운동회도 여는 등 친목을 도모하는 야유회를 갖고 있다. 
정옥진 회장은 “회원들 중 20% 이상은 자녀들을 출가시켰다. 젊어도 50대이고 60~70대까지 황혼의 나이에 이르다보니 외로움도 많이 탄다. 하지만 지금은 하모니카라는 공통의 주제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인생의 친구가 생겨서 정말 행복하다. 앞으로도 이 좋은 친구들과 함께 멋진 공연을 보여 드리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짤막한 이야기를 뒤로 한 채, 또 다시 회원들은 각자의 자리에 앉아 하모니카 합주를 시작했다. 연주 곡은 ‘봄날은 간다’였다.
“새파란 풀잎이 물에 떠서 흘러가더라. 오늘도 꽃 편지 내던지며 청노새 짤랑대는 역마차 길에 별이 뜨면 서로 웃고 별이 지면 서로 울던 실없는 그 기약에 봄날은 간다.”
하모니카를 연주하는 회원들의 표정을 유심히 관찰해보니 멜로디의 깊이에 따라 주름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것을 발견했다. 굴곡진 삶의 흔적이 얼굴 곳곳에 남아 있지만 하모니카 멜로디와 어우러져 마치 잔잔한 파도처럼 밀려왔다 또 다시 밀려가는 모습이었다. 야속한 세월에 밀려 청춘은 떠나갔지만 이들이 만들어갈 황혼의 봄날은 지금부터 시작이 아닐까. 그 봄날에 아낌없는 찬사와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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