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가크래프트 공예방 ‘슈가베네’에서 만난 백진영 씨
“취미로 시작한 공예가 이제는 제 삶이 되었어요”
세상에 딱 하나뿐인 슈가케이크 직접 만들어 보실래요
달달하고 아기자기한 ‘슈가크래프트 공예방’이 고잔동에 있다. ‘슈가베네’가 그곳이다.
슈가베네는 3년 전 주부 백진영(44) 씨가 자신만의 공간에서 슈가케이크를 만들고, 설탕공예에 관심 있는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서 마련한 공간이다.
평범함 주부에서 슈가크래프트가 되어 인생 2막 새로운 삶을 살아가기까지 달콤하고 맛있어진 그녀의 이야기다.
‘엄마’라는 이름 대신 얻게 된 직업 ‘슈가크래프트’
슈가크래프트는 설탕, 달걀, 젤라틴 등을 이용해 케이크나 쿠키, 각종 소품을 만드는 직업이다. 백 씨가 처음 이쪽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4년 전이다. 여성회관에서 오랫동안 제빵을 배워온 그녀는 케이크 위에 예술적 아름다움을 더해줄 무엇인가를 찾았다. 그러던 중 알게 된 것이 바로 슈가크래프트다. 하지만 당시 안산에서는 슈가아트 관련분야를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곳이 전무했다. 그래서 그녀는 용기를 냈다.
“그때 전철로 종로까지 가서 슈가크래프트를 배웠어요. 케이크 하나를 만들더라도 좀 더 잘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었거든요. 그리고 한편으로는 아이들이 어느 정도 자라니까 문득문득 우울해지기도 했어요. 그래서 뭐가 됐든 좋아하는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그래서 멀어도 힘든지 모르고 재미있게 배웠어요.”
서울을 마다하지 않고 다녔던 성실한 노력으로 그녀는 자격증을 취득했다. 슈가크래프트가 되자 그녀는 조금 더 욕심을 내서 공예방 ‘슈가베네’를 열었다.
그렇게 그녀는 ‘엄마’라는 타이틀 위에 ‘슈가크래프트 백진영’이라는 명함 하나를 더 얻었다.
이 일은 저에게 직업이 아니라 활력이죠
공예방은 그녀에게 일터이자 쉼터가 되고 삶이 되었다. 이곳에서 그녀는 특별한 케이크를 만들기 위해 구상을 하고 구상했던 케이크가 완성될 때마다 기뻤다. 그리고 수강생들과 만나 일상의 대화를 나눌 때마다 즐거웠다. 그래서 그녀는 슈가크래프트를 시작하면서부터 본인 삶이 훨씬 더 풍요로워졌다고 말한다.
“5년만 먼저 시작할 걸 하는 아쉬움도 있어요. 반죽을 하거나 작업을 할 때 힘이 부칠 때가 있거든요. 하지만 지금도 좋아요.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는 덕분에 40대를 잘 넘기고 있는 것 같거든요. 무엇보다도 손님들이 케이크가 예쁘고 맛있다고 말할 때는 정말 힘이 나죠. 제가 아들 여자 친구한테 케이크도 만들어 준 엄마랍니다.”
그런 그녀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는 남편. 공예방 자리를 알아보는 것에서부터 문을 열기까지 남편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었단다. 남편은 그녀가 이렇게 즐기면서 일할 수 있도록 외조해주는 일등 공신이 분명해 보였다.
아마츄어도 완성 가능한 나만의 슈가케이크
공예방안을 둘러보았다. 진열대 위에는 오밀조밀하게 완성된 설탕공예품들이 가득했다. 그때 공예품들 사이에서 작은 케이크하나를 보여주었다. 그녀는 “누구나 3시간 정도면 자신의 개성을 살린 슈가케이크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슈가크래프트 전 과정을 하지 않고도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그때그때 케이크나 공예품을 만들 수 있는 ‘oneday’강습이 진행되고 있었다. 1회 강습료는 재료비를 포함 6만원 정도이고, 어린이들은 1회 4인 기준하여 각자 2만원에서 3만원이다. 보다 전문적으로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취미반을 권한다. 취미반은 초급·중급·고급으로 진행되고 수강료는 한 달 기준 재료비 포함 20만원 안팎이다. 강습은 월·화·수·토요일에 진행된다.
그런데 완성하고 보면 하나의 작품이 되는 케이크라 먹기가 아깝다면? 먹지 않고 장식용으로 보관하면 된다. 제작과정에서 속 재료를 스티로폼으로 대체해서 만들면 가능한 일이다. 실제 주문하는 손님들 중 기념일 케이크를 보관용으로 주문하는 경우가 상당했다.
“슈가케이크는 일반 케이크용 빵보다 조금 더 단단한 파운드케이크 위에 설탕공예품 장식이 들어갑니다. 처음 파운드케이크를 만들 때부터 설탕이 올려 질 것을 계산해 당도를 조절하고 있습니다. 주문하는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케이크를 만들 때 좋은 재료, 좋은 모양을 저도 모르게 자꾸 따지게 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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