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자본에 잠식된 영혼이 펼치는 금융 사기극

지역내일 2014-01-13

영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는 월스트리트에 입성해 억만장자가 된 후 쾌락을 쫓다가 FBI의 표적이 된 실존인물 조던 벨포트의 회고록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다큐영화 ‘인사이드 잡’(2010)이 조직적으로 벌어진 월가의 대금융사기극에 대한 본질을 파헤쳤다면, 이 영화는 그 속에서 벌어진 인간 탐욕의 극치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흠칫 놀랄 만큼 선정적인 장면이 많아 부담스러운 점을 제외하면 상영시간 세 시간이 훌쩍 지나갈 정도로 완벽한 영화였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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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를 발칵 뒤집어 놓은 거짓말 같은 실화
장래희망이 ‘부자’였던 조던 벨포트(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꿈을 이루기 위해 22세에 월스트리트에 입성한다. 명석한 두뇌와 유창한 언변에 수려한 외모까지 갖춘 그는 타고난 세일즈 감각으로 월스트리트의 주식브로커가 된다. 1987년 블랙 먼데이 사태로 직장을 잃은 조던은 롱아일랜드 변두리의 차고에 ‘스트래튼 오크몬트’사를 설립하고 페니 스톡(가격이 낮고 위험하며 규제가 느슨한 주식)을 팔며 성장해간다.
사업을 확장해 월스트리트에서 떠오르는 증권사 대표로 주목받은 조던은 공격적인 세일즈와 증권사기로 폭리를 취하며 주체할 수 없이 많은 돈을 벌어들인다. FBI의 표적이 되자 스위스 은행과 지인들을 이용해 돈세탁까지 하게 되고, 넘치는 돈은 호화로운 파티, 술과 마약, 그리고 창녀들에게 쏟아 부으며 탐욕과 방종을 일삼는다. 수사망이 좁혀져도 탐욕의 끈을 놓을 수 없는 그는 결국 추락의 길을 걷는다. 단숨에 엄청난 부를 손에 쥐고 이에 도취된 삶을 살다가 한 순간에 무너져 내린 한 인물의 대서사를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날카로운 풍자로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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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적인 연기와 풍자 유머의 극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이 영화에서 그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 월스트리트에 첫발을 디딘 어수룩한 젊은이에서부터 순발력 있고 재치 있는 주식브로커, 화려한 연설을 쏟아내는 강렬한 리더, 광기어린 타락한 영혼까지 조던의 다면적인 초상을 완벽하게 표현했다. 그동안 그가 보여줬던 연기의 절정들이 이 영화에 모두 담겨있는 것 같다. 그는 강렬한 연기로 되풀이되고 있는 미국 금융가의 황홀경과 광기, 몰락의 사이클로 관객들을 빨아들인다.
영화에서 빠뜨릴 수 없는 것은 미국의 성공신화인 월스트리트를 강렬하고 대범하게 꼬집는 풍자 유머다. 금융 범죄라는 무겁고 복잡한 소재와 마약과 창녀가 등장하는 선정적인 장면들이 예기치 않게 곳곳에서 터지는 광기어린 유머로 순화된다. 조던이 마약흡입으로 말더듬이 단계에서 뇌성마비 단계까지 제대로 망가져 페라리를 운전하는 장면에서는 폭소를 터뜨리지 않을 수 없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행복’의 사전적 의미는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껴 흐뭇한 상태’를 말한다. 그런데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는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 조던의 꿈은 ‘부자’였다. 여기서 부자는 분명 돈이 많은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그는 꿈을 이룬 셈이지만 만족과 기쁨은 충분하지 않았다. 이 영화에는 돈과 마약, 그리고 창녀가 쉴 새 없이 등장한다. 돈만으로 부족했던 만족과 기쁨을 그는 마약과 창녀에게서 끊임없이 갈구하고 계속해서 더 많은 탐욕과 쾌락을 추구한다. 누구보다도 탁월한 인간의 능력을 타고났음에도 돈의 노예가 되어 인간의 영혼을 잃고 늑대로 살아간다. 
인간에게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줄 만큼의 돈은 어느 정도일까. 누군가는 충분한 돈을 갖고 있는 것 같은데도 부족함을 느껴 더 큰 부자를 향해 치닫고, 누군가는 부족해 보이는 돈으로도 만족을 느끼며 살아간다. 분명한 것은 많든 적든 돈 때문에 인간다움을 상실할 정도는 아니어야 할 것 같다.


이선이 리포터 2hyeon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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