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다양한 지식과 체험을 제공해 주는 곳으로 박물관만한 곳도 없다. 요즘은 박물관도 크기와 종류별로 워낙 다양해 어떤 곳을 찾아야 할지 고르기도 쉽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인기 박물관 보다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알고 보면 괜찮은 박물관을 찾는 것도 의미가 있을 터. 그런 면에서 판교에 위치한 두 박물관이 눈길을 끈다. 하나는 지구촌국가들의 다양한 문화와 특성들을 전시하고 체험해 볼 수 있도록 꾸민 ‘지구촌체험관’과 판교지역에서 발굴된 백제 시대 유물과 무덤 등을 실물 그대로 옮겨 전시해 놓은 판교박물관이 그들이다. 거기다 입장료도 무료고, 안양에서 가는 거리도 자동차로 25분 정도로 가깝다.
지구촌, 아시아 나라로의 여행~
지구촌체험관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에서 운영하는 체험 전시공간이다. 자리도 성남시 한국국제협력단(이하 코이카) 본부 안에 위치하고 있다. 개발도상국의 현실을 바로 알고 그들의 유서 깊은 문화를 직접 경험하면서 지구촌 이웃들이 우리와 다르지 않고, 함께 살아가야 하는 동반자임을 깨닫게 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이 공간은 국가별 전시와 글로벌 이슈, 식문화체험과 재미있는 교육 프로그램 등이 마련돼 있다.
코이카가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는 56개 국가 중 한 국가나 여러 국가를 선정해 일정 기간을 동안 그들의 역사와 문화, 예술, 자연 등을 보여주는 전시회를 열고, 그 국가가 처해있는 어려운 현실과 코이카의 지원 사업 등을 소개, 개발도상국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하는 좋은 역할도 하고 있다.
현재는 7차 전시로 작년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계획된 ‘아시아에 피운 우담바라-네팔,미얀마,스리랑카’전이 진행 중으로 이들 세 나라의 문화와 자연, 민족 등을 다양한 전시물과 함께 만날 수 있다. 특히 단순히 전시물만 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해설가가 각 나라에 대한 문화와 민족, 몰랐던 이야기들을 설명해 줘 아이들이 보다 쉽고 재미있게 이들 나라들을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또, 이들 나라의 식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6세부터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네팔 음식인 ‘쌀푸딩 키르’와 ‘마살라 티’ 만들기가 진행 중인데, 사전에 인터넷으로 예약한 사람에 한해 참여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먹어보기 체험도 즐길 수 있다. 네팔의 달 커리와 모모, 스리랑카의 새우 커리 등의 음식과 마살라티, 실론티, 라펫예 등 이들 나라의 차를 먹어볼 수 있다. 인터넷 예약을 통해 참여할 수 있으며 비용도 저렴하다.
전시관에서 만난 이진경(주부)씨는 “방학을 맞아 아이들과 함께 왔는데, 공간은 작아도 보고 배울 건 알차게 구성돼 있어 놀랐다”며 “서구 선진국의 문화에만 익숙한 아이들에게 개발도상국들의 문화를 접하게 해줌으로 지구촌이 얼마나 다양한지를 알려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박스> Tip. 자동차로 체험관까지 올라갈 수 없으니 코이카 본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연수센터 앞에 있는 정류장에서 셔틀을 타고 이동해야 한다.
백제시대 무덤이 눈앞에 펼쳐져
지구촌체험관을 나와 다시 안양으로 오는 길, 얼마 가지 않아 눈길을 끈 곳이 바로 판교박물관이었다. 판교 벤처벨리 진입부근에 위치한 아담한 크기의 이 박물관은 순전히 호기심에 들어가 봤다가 전시물의 내용에 놀란 곳이다.
판교박물관은 성남시가 판교택지개발을 하면서 발굴된 삼국시대 돌방무덤의 보존과 활용을 위해 조성한 공간이다. 이곳에는 1600년 전 한성백제기 석실분이 밀집한 지역답게 백제 돌방무덤 9기와 고구려 남하의 증거인 고구려 돌방무덤 2기가 전시 보존돼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대부분이 백제하면 부여나 공주 등을 떠올리지만, 실제 한성에 수도를 둔 한성백제시대는 부여 공주의 백제시대 보다 훨씬 더 오랜 시간 지속된 나라였다”며 “한성백제시대의 삶과 문화를 엿볼 수 있는 무덤과 유적들을 전시한 것은 그래서 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발굴된 무덤 그대로를 바로 눈앞에서 볼 기회는 흔치 않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판교개발당시 발굴된 무덤들이 그대로 복원돼 바로 눈앞에 펼쳐져 있다. 무덤 옆에는 발굴에 사용된 도구들도 널려있어 마치 고고학자가 되어 무덤발굴현장에 직접 나와 있는 느낌이다. 이를 바라보는 아이들의 눈빛도 어느 때보다 호기심으로 반짝인다.
박물관 안에는 자원봉사 하는 문화해설사들이 상주해 전시물에 대해 자세한 안내와 설명을 해주고 있어 이해도 쉽다. 또한 시뮬레이터를 통해 발굴을 체험해 볼 수 있고, 탁본 찍어보기와 무덤을 보며 직접 그림도 그려보는 등 아이들이 재미있게 참여해 볼 수 있는 다양한 체험도 마련돼 있다. 거기다 발굴 현장에서 나온 도기나 기와 등이 한곳에 놓여 있어 손으로 직접 만져보며 유물의 감촉을 느낄 수도 있다.
판교박물관 홈페이지를 통해 정기적으로 열리는 체험 프로그램도 신청해 참여해 볼 수 있다.
이재윤 리포터 kate25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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