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이나물은 생으로 먹으면 마늘향이 나지만 간장에 절여 장아찌로 먹으면 저장도 오래되고 무엇보다 알싸한 맛이 없어져 고기와 궁합이 잘 맞는다. 울릉도와 강원도 일부에서만 구할 수 있는 귀한 식재료에 음식 고유의 맛을 그대로 살린 담백한 맛의 보쌈은 건강한 겨울을 나기위한 온가족 건강식으로 충분하다.
다시 그리워지는 재료 본연의 맛
잦은 외식 탓일까? 현대인의 입맛은 보다 강한 맛과 화려한 색, 갖은 양념으로 버무려진 음식에 익숙해져 있다. 그러다 보니 가끔씩은 원 재료의 맛을 살린 담백한 맛이 그리워질 때가 있다.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음식중 하나가 보쌈. 그러나 보쌈을 집에서 만들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고기의 잡 내를 제거하기도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얼마를 삶아야 부드럽게 먹기 좋은 상태로 익는지 도대체 알 수 없기 때문. 잠실 ‘열두 광주리’는 이름만큼 이나 소박한 보쌈집이다.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점심시간이면 줄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로 사람들로 북적인다. 한 번에 밀어닥치는 손님에 써빙은 서툴고 느리지만 너무나 미안스러워하는 주인장의 표정에 기다리는 시간이 그리 지루하지만은 않다.
이 집의 대표메뉴는 명이마늘보쌈. 주문을 하고 실내를 살펴보니 일반 식당과 별다를 것이 없는 그냥 밥집이지만 화려하지 않은 실내에 오히려 정감이 간다. 밥도 한 번에 큰 솥에 짓지 않고 작은 솥에 여러 번 나누어 짓는 것이 맘에 든다. 갓 이어낸 밥과 함께 나온 명이나물과 보쌈은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알맞게 삶아낸 고기위에 듬뿍 올려 진 마늘 소스는 향도 자극적이지 않고 달달하여 식욕을 자극한다. 꽃처럼 펼쳐 담아낸 명이나물을 한 장을 깔고 마늘 듬뿍 들어간 고기 한 점, 고추 한 조각, 새우젓과 약간의 된장을 얹어 나물을 돌돌 말아 한입에 쏙. 입 안 가득 퍼지는 부드러운 육질과 함께 달콤 쌉싸름한 그 맛은 지금까지 먹어본 보쌈 중 최고라 할만하다. 입맛 까다로운 시어머니와 아들도 엄지손가락을 번쩍 들어 올리게 하는 맛이라고나 할까?
귀한 대접 받는 명이나물의 효능
보쌈은 대부분 상추, 깻잎 등 푸른 잎채소에 싸서 먹지만 건강한 먹거리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귀한 대접을 받고 있는 것이 바로 명이나물이다. 명이나물은 산마늘 또는 맹이라고도 불리는 울릉도 자생식물이다. 고종 때 울릉도로 이주해온 사람들이 추위에 굶어죽기 직전 차가운 눈을 뚫고 돋아난 산마늘 싹을 먹고 긴 겨울을 이길 수 있었다는 전설을 간직할 만큼 귀한 식물. 폭설과 된서리도 이겨내는 강인한 식물로 쌈으로 먹을 수 있을 만큼 키우려면 6년 가까이 키워야 한다니 여러 가지 몸에 좋은 효능은 둘째 치고라도 높은 값을 받을 만하다. 식사 중에 명이나물을 추가하면 3000원을 별도로 지불해야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명이나물은 보들보들한 잎사귀로 식이섬유질이 많아 장을 튼튼하게 하고 인체 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어 성인병 예방과 자양강장, 다이어트 등 건강식품으로도 효능을 갖고 있는 웰빙 음식이다. 특히 고기와 음식 궁합이 잘 맞아 삼겹살이나 오리 바비큐, 보쌈 등과 같이 먹을 경우 고기의 느끼함을 제거해 많이 먹어도 질리지 않게 해준다.
얼큰한 김치찌개와 함께하면 일품
열두 광주리의 대표메뉴는 명이마늘보쌈과 족발이지만 김치찌개 맛도 일품이다. 버섯과 면이 함께 들어있는 김치 전골도 좋지만 뚝배기에 보글보글 끓여내 온 찌개의 맛은 여느 김치찌개 전문점 맛에 뒤지지 않는다. 고기음식과 함께 먹으니 입안이 개운해 지면서 고기의 기름이 싹 씻겨 내려가는 느낌이다. 1인분에 8000원인 보쌈정식을 주문하면 명이마늘보쌈과 된장찌개가 함께 나와 4인이 식사를 하는 경우 정식 4인분이면 고기량도 부족하지 않게 먹을 수 있다.
이은경 리포터 hiallday7@naver.com
위치 잠실 하늘비전교회 뒤편, 송파구 도곡로 64길 25(잠실동 1층)
메뉴 보쌈정식 8000원, 명이마늘보쌈 (大) 3만9000원 (中) 2만9000원, 왕족발 3만1000원, 왕족발/보쌈 모듬세트 4만5000원, 김치전골(2인) 1만6000원, 고기추가 1만5000원, 명이나물추가 3000원
운영시간 오전 11시~오후 10시
문의 02-420-7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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