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동 ‘쿠킹스튜디오 La’ 3인방의 행복한 도전!

“여기는 우리들의 놀이터, 인생의 2막이 올랐답니다”

지역내일 2014-01-12

  여성들은 결혼과 출산, 양육으로 경제 활동에서 쉽게 소외되기 마련이다. 오랫동안 가정살림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부어 온 여성들에게, 새로운 인생 설계는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두려움도 따라온다. 하지만 그 뒤에는 오랫동안 맛보지 못했던 달달한 행복도 기다린다. 대화동에 자리한 ‘라(La) 쿠킹스튜디오’의 세 안방마님들은 요즘 그 행복을 한껏 만끽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 라 쿠킹스튜디오의 대문이 열리면서 그녀들의 제2의 인생도 함께 시작됐다. 


함께했던 취미가 창업 아이템이 돼
  라 스튜디오는 민현숙(미네 샘), 양정윤(모리 샘), 유수정(제프 샘)씨가 힘을 모아 오픈한 쿠킹스튜디오다. 오랫동안 언니, 동생으로 지내왔다던 그녀들. 같은 고등학교에 다녔던 아이들 덕분에 시작된 인연이다. 게다가 요리와 인테리어 등의 공통된 취미가 있어 마음이 더욱 잘 맞았다고 한다. 좋아하는 것을 함께 즐기고, 이야기했던 시간들은 그녀들에게 작은 용기를 샘솟게 했다. 양정윤 씨는 “‘우리 한 번 더 신나게 살아볼까’라는 마음으로 쿠킹 스튜디오 오픈을 결심하게 됐어요. 셋이 함께 모여 요리도 하고, 공부하며 지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보자고 했죠. 우리들의 놀이터라고 할까요”라고 말했다. 그녀들의 맛있는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됐다.
 내실 있는 쿠킹 클래스를 위해 오픈 전 몇 달 동안은 하루를 꼬박 주방에서 보냈다는 그녀들. 요리나 살림 트렌드에 민감한 요새 주부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한 자료 조사와 연구, 실습은 기본이었다. 라 스튜디오만의 특별한 레시피도 만들어야 했다. 그녀들이 직접 사진작업까지 해 가며 완성했다는 매뉴얼 북은 정성과 노력이 가득하다.


각자의 손때 묻은 살림살이로 꾸며내
 라 스튜디오는 그녀들 각자의 손 때 묻은 살림살이와 가재도구, 소품들로 꾸며졌다. 우아한 곡선의 엔틱 장식장과 네스트 테이블, 다양한 모양과 색감의 그릇과 접시들은 모두 자신들이 모아오고 아껴두었던 살림살이들이다. 집에 걸어두었던 조명까지 공수해 왔다. 덕분에 오픈 투자비용은 최소화할 수 있었다. 팔 걷어붙여 공사를 도왔다는 남편들도 든든한 조력자였다. 가족들의 지원과 정성이 한데 모여 완성된 스튜디오이기에 그녀들에겐 더욱 애정이 가는 공간이다.
 
 장점은 3배가 되고, 단점은 1/3로 줄어
 그녀들은 셋이 함께 하기에 얻을 수 있는 즐거움과 기쁨이 너무 많단다. 모리 샘 양정윤 씨는 “세 명이 있어 혼자 일을 할 때보다 장점은 세 배가 되고 단점은 삼분의 일로 주는 것 같아요. 각자의 재주와 노하우를 최대한 살려 테이블을 완성할 수 있고, 수업 준비와 운영을 하며 체력 소모도 덜 되죠”라고 이야기한다. 한식조리, 양식조리, 플라워 데코 등 각자의 장기들이 한데 모여 완성된 테이블은 그만큼 풍성하고 다양하다. 가정이 있는 주부들이게 소소한 볼 일을 봐야 할 때도 서로에게 이해와 배려를 해줄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미네 샘 민현숙 씨는 “혼자였다면 일을 시작하지도 못했을 것 같아요. 창업은 산 넘어 산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고비가 많이 오겠죠. 하지만 함께 있기에 그 산을 넘어가는 데도 힘들지 않을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서로에게 큰 용기와 에너지를 주며 살고 있다는 그녀들. 이제 그녀들은 가족과 다름없다.  


 
여기는 우리들의 제2의 인생이 그려질 스케치북
 라 스튜디오는 그녀들에게 새로운 인생의 그림이 그려질 스케치북과 같은 공간이다. 특히 결혼 이후 오랜 시간 주부로만 지내왔다는 민혁숙 씨는 더욱 감회가 크다고. “나이도 적지 않고, 사회에 재취업을 하려면 어려움이 많겠죠. 매일 아침 일하러 올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는 것만으로 너무 감사하답니다”라며 웃으며 이야기한다. 가족들도 새로운 일에 도전한 엄마를 응원하고 자랑스러워한단다.
 그녀들은 ‘취미’가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감사한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전직 영어 교사였다는 양정윤 씨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점이 너무 행복하답니다. 요새 주부들은 요리 분야에 관심과 감각이 대단해요. 그 재주를 살려 한번 도전 해봐도 좋을 분야가 아닌가 해요”라고 말했다.
라 쿠킹스튜디오에서는 손님초대요리, 이탈리안 클래스, 크리스마스 같은 시즌별 특강 등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가족이나 특별한 이들만을 위한 원 테이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기념일이나 프로포즈 등 작은 이벤트를 위한 시간도 마련해준다. 이제 발걸음을 뗀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입소문을 타 서울이나 다른 지방에서 수강생들이 올 만큼 그녀들의 테이블은 인기가 있다. 그간 라 스튜디오를 거쳐 간 수강생만 50여명이 넘는다니, 꽤 괜찮은 성과다. 앞으로 자신들의 개성이 듬뿍 살아있는 케이터링 서비스도 활성화 시켜볼 계획이다. 
 사람들과 맛있는 이야기를 스튜디오 ‘La''에서 만들어가고 싶다는 민현숙, 양정윤, 유수정 씨. 그녀들이 앞으로 써 내려갈  달콤새콤한 이야기들이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라 스튜디오:  대화동 2133-7 / www.cookingla.co.kr / 010-3349-4683
남지연리포터
lamanu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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