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키워드로 보는 2014

‘세상’이 똑똑해지니 ‘소소한 일상’에 빠지다

지역내일 2014-01-07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는 끊임없이 ‘미래’를 궁금해 한다. 태생적으로 ‘다이내믹 DNA’가 발달한 한국인들은 변화의 진폭이 크기 때문에 늘 트렌드 변화에 촉을 세우고 민감하게 반응한다. 새해를 맞아 국내 트렌드 연구 전문가 그룹으로 손꼽히는 김난도 교수가 이끄는 서울대 트렌드분석센터와 김경훈 소장의 한국트렌드연구소가 발표한 ‘2014 트렌드’ 중 주목할 만한 키워드를 따로 정리했다.


몸이 답이다 (Answer is in your body)
힐링 광풍이 잠잠해 지면서 만지고 느끼고 움직이며 ‘몸의 재발견’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정적인 힐링 보다는 ‘제 발로 길 위를 뛰고 제 손으로 직접 만들고 온몸으로 춤 추고 와이셔츠 대신 작업복을 갈아입으면서’ 육체를 통해 본질적인 가치를 찾으려 애쓴다.
내 손으로 직접 먹거리를 기르는 사람이 늘면서 도시 농업이 주목 받고 집 안 가구, 소품을 만들기 위해 목공방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도 몸 ?육체 ?노동 ?땀의 가치에 눈돌리며 ‘몸으로 회귀’하려는 주목할 만한 현상들이다.
이런 트렌드는 블루 컬러의 노동과 화이트컬러의 전문성을 접목해 이윤을 만들어 내는 ‘브라운 칼라’라는 새로운 직업군을 탄생시키고 있다. 유학파 출신 전직 증권맨이 북촌에 선보인 아띠인력거, 목수 형과 사업가 동생이 결합해 만든 청년가구점 아이니드가 대표적인 사례다.


어른 아이 40대 (Kiddle 40s)
‘베이비부머 세대’ 50대, ‘88만원 세대’로 상징되는 20대, ‘살인경쟁세대’의 10대 사이에서 존재감이 없었던 40대 남성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신중년 40대는 피규어, 로봇, 키덜트 산업과 문화공연계의 큰손이며 백화점마다 남성패션관을 리뉴얼하며 구애에 나서고 있다.
이는 직장에서도 집에서도 선배 세대만큼 파워가 없다는 걸 아는 ‘철없는 마흔, 어른 아이 40대 남성들’이 욕망과 본능을 솔직하게 표출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의 성향은 과시적 소비가 아니라 개개인의 깨알 같은 의미, 재미를 추구하는 ‘몰입 소비’의 특징을 선보이고 있다. 그 이면에는 일을 통한 자기실현, 사회적 성공에는 한계가 있다는 걸 깨달은 40대 아저씨들이 거창한 꿈 대신 소소한 일상, 취미 속에서 즐거움을 찾고 자아를 발견하며 ‘작은 행복’에 눈돌리기 시작한 징후가 포착된다.


엔돌핀 디쉬(Endorphin dishs)
SNS를 통해 끊임없이 맛집을 찾아다니고 사진을 찍어 퍼 나르거나 요리 블로그를 검색해 새로운 음식에 도전해 보는 것이 작은 즐거움인 시대다. 먹방, 짜파구리, 세프 열풍 이면에는 현대인이 심리적 허기를 해소하고 자신의 일상을 표현하는 주요 수단으로 음식이 부상하고 있는 트렌드가 읽혀진다. 즉 일상의 스트레스, 갈등을 ‘음식’으로 해소하면서 먹는 것이 진통제 역할까지 하고 있다.
 때문에 모든 산업에는 요리가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고 마케팅 기법으로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가전회사는 해독주스 등 입소문난 레시피를 먼저 제공해 제품을 판매하고 ‘밥’을 매개로 새로운 만남이 만들어지는 소셜 다이닝이 다양하게 진화하는 중이다.


엔분의 1 잡(1/n job)
스펙을 쌓아 직업을 구하는 방식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스킬을 가지고 새로운 직업을 확장해 나가는 1/n 잡 시대가 열리고 있다. 개인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n이라고 볼 때, n은 재능, 경험, 시간, 노동력 등이 다양한 기회요소로 활용된다. 가령 해외에 사는 이민자, 유학생이 자신만의 독특한 테마 여행 상품을 소셜 네트워크 투어서비스인 마이리얼트립에 등록해 아마추어 여행가이드로 나서고 있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1/n 잡 시대에는 한 사람이 동시에 여러 직업을 갖을 수 있다.


넷샵(Net shop)
오프라인 매장이 전기 콘센트처럼 소비자와 언제 어디서 접속할 수 있는 상시 접속 채널로 바뀌면서 온오프가 결합된 통합 온라인매장으로 진화하고 있다. 즉 인터넷, 모바일로 무장한 똑똑한 쇼루밍족(매장에서는 구경만 하고 주문은 온라인을 활용하는 사람)이 늘면서 온라인의 장점을 매장에 적극적으로 도입하려는 시도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판을 펼쳐라(Organize your platform)
카카오톡이 무료 메시지 서비스를 내놓자 사람들은 ‘돈은 어디서 버냐?’며 걱정했다. 하지만 일단 판이 깔리고 사람들이 모이자 수익구조는 자연스럽게 발현됐다.
사람들이 판을 중심으로 모여들고 판 안에서 또 다른 판이 형성돼 나가는 가운데 판 2.0시대로 거듭나는 중이다. 가령 지역 내 맛집 탐방과 청춘남녀들의 만남을 결합한 ‘새마을 미팅 프로젝트’는 골목경제와 연애세포 활성화를 동시에 겨냥해 인기몰이중이며 정부가 추진하는 협동조합 정책, 소비자가 직접 자신의 광고를 만들 수 있도록 판을 깔아준 카드사의 캠페인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도움 자료 : <트렌드 코리아 2014>
            <2014한국트렌드연구소 7대 핫트렌드 키워드>
오미정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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